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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송금 의혹'에 이재명 "검찰 신작소설" vs 정진석 "다큐"

입력 2023-02-02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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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검찰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의 관계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죠. '변호사비 대납 의혹'에 수사력을 집중할 거라는 예상과는 달리, '방북 대북송금' 의혹이 혐의의 중심으로 떠올랐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검찰의 신작 소설'이라고 일축을 하자, 국민의힘은 '다큐'라고 날을 세웠는데요. 관련 내용을 정치 인사이드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달 31일) : 아마 검찰의 신작 소설이 나온 것 같은데 종전의 창작 실력으로 봐서 잘 안 팔릴 겁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신작 소설이 아니라 사실에 입각한 내셔널지오그래픽 다큐멘터리 시리즈입니다.]

이른바 '이재명 대북송금' 의혹,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자신의 방북을 위해, 쌍방울을 고리로 북한에 돈을 건넸다는 게 이야기의 뼈대인데요. 소설이냐? 다큐냐? 아직은 판단하기 애매한 상태입니다. 다만, 검찰발로 다양한 소재들이 속속 흘러나왔죠. 국민의힘 지도부의 입을 통해 볼륨을 한껏 키웠습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이재명 경기지사가 쌍방울 내의 입었다는 이유만으로 김성태 쌍방울 회장이 이재명의 방북을 위해 자기 돈 300만달러를 지불했습니까?]

지난 2019년, 쌍방울이 이 대표의 방북을 위해 300만 달러를 송금했다는 건데요. 앞서 민주당에선 당시 국제 정세를 생각해 봐라! 어불성설이다, 반박에 나섰었죠. 당시는 '하노이 노딜' 이후, 남북관계가 급속하게 얼어붙었던 시점이라는 겁니다.

[한민수/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지난달 31일) : 대한민국 정부, 미국 정부마저 북측과 대화를 진전할 수 없던 경색된 상황에서 경기도지사가 방북을 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민주당의 주장, 새로운 팩트가 나오며 무색해졌습니다. 말이 안 된다던 경기지사 방북, 당시 경기도에서 북한에 요청을 했다는 내부 문건이 확인된 겁니다. 문건 중엔 도지사를 대표로 하는 경기도 대표단의 초청을 정중히 요청한다는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 있었는데요. 문건을 보낸 시기, 2019년 5월부터 11월까지입니다.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이 이 대표의 방북 대가로 300만 달러를 보냈다는 시점, 바로 2019년 11월이었습니다.

북측에 건넸다고 주장한 이 300만 달러, 소재의 생동감을 더할 '디테일'도 추가가 됐습니다. 김성태 전 회장이 접촉한 북한 측 인사, 영화 '공작'에서 배우 이성민 씨가 맡았던 실존 인물 '리호남'이었다고 하죠.

돈을 건넨 장소와 방법도 알려졌습니다. 아주 구체적으로 말입니다.

[JTBC '뉴스룸' (어제) : 김 전 회장 측근은 '카레 분말 봉투에 달러와 유로 현찰을 담아 밀봉해 중국 선양에서 북측에 줬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성태 전 회장은 300만 달러를 북측에 전달하기에 앞서, 대북 사업비 명목으로 500만 달러도 줬다고 하죠.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이재명이 쌍방울 팬티를 입었다는 이유만으로 김성태가 경기도의 대북지원 사업비 500만달러를 대신 떠안았습니까?]

이 역시 구체적인 뒷이야기가 전해졌습니다. 이 대표의 최측근, 김용 당시 경기도 대변인에게 김 전 회장이 돈 전달 사실을 알리자 "고맙다"는 취지로 답을 했다는 겁니다. 다만 김용 씨 측은 "들어본 적 없는 이야기다" 부인을 했다고 합니다.

경기도의 방북 요청, 김용 씨의 사의, 결국 쌍방울의 대북 송금과 이 대표 사이의 연결고리인데요. 검찰은 이 대표와 김성태 전 회장의 직접적인 관계도 들여다보고 있죠. 앞서 김 전 회장을 모른다던 이 대표, 실제로 다른 이야기들이 하나둘 나오고 있습니다.

[전주혜/국민의힘 의원 (YTN '더뉴스' / 어제) : 술자리에서 한 번 누가 전화 바꿔줘가지고 전혀 기억 안 난다고 하는데 오늘 또 나오는 얘기는 두 번 통화를 했다는 거예요, 한 번 더. 2019년 1월에 통화를 했고 12월에 통화를 했고. 2019년 1월에는 이것은 이화영 지사가 당시 중국에서 북한 관계자 만나서 그 자리에서 통화했다…]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이 서로 대리 조문을 했다는 사실도 확인이 됐습니다. 쌍방울이 대북송금을 통해 바랬던 이익도 있었겠죠. 대북사업과 이를 호재로 한 주가부양 그리고 경기도 내 태양광 사업을 노렸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다만, 검찰발로 흘러나온 '다큐' 소재들, 김 전 회장의 일방적인 주장이 대부분이죠. 더욱이 '정황 증거'일 뿐 이 대표가 직접 연루됐다는 물증은 없습니다. 민주당이 검찰발 '소설'이다, 날을 세우는 이유입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자 보십시오, 검찰이 증거를 못 내놓잖아요. 아무것도 없잖아요, 지금 현재. 거듭 말씀드리지만 이화영하고 북한 사람하고 얘기한 것을 이재명이 시켰대요? 이재명이 줬대요? 증거가 나와야지.]

검찰이 명확한 증거는 찾지 못한 채, 피의 사실만 흘리고 있다고 날을 세웠는데요.

[고민정/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KBS '주진우 라이브' / 어제) : 검찰이 피의사실을 공표할 수 없다는 건 법에 근거되어 있기 때문에 이분들이 이름을 내지 않고 계속 언론사에다가 기사를 흘리고 있는데, 검찰에서 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실제로 그 증인들이 혹은 피의자들이 어떤 대답을 했는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습니다.]

당초 검찰이 쌍방울 수사에 칼을 갈았던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어디로 사라졌느냐, 따져 묻기도 했습니다.

[안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원래 변호사비 대납이었잖아요. 이게 내용을 보니까 별게 없는 거예요, 사실이 아닌 거예요. 그렇다고 그래가지고 '이거 아닙니다'라고 검찰이 할 수가 없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걸 물타기 하는 차원에서 엉뚱하게 지금 다시 대북 송금 문제로 이슈화하고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민주당은 검찰의 야당 탄압이라며 이번 주말 대규모 장외 투쟁을 준비 중이죠. 각 당협에 공문까지 돌려, 총동원령을 내렸다고 합니다. 친명계에선 이번 기회에 야성을 되찾아야 한다,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안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오로지 민주당만 지금 때려잡는 격 아니겠습니까. 저희들 공산당입니까? '때려잡자, 민주당' 이 저의는 민주당을 비리정당 이미지로 몰고 가려는 것이거든요. 거기에 이제 핵심적으로 이재명 대표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우리는 야당다운 선명한 야당의 깃발을 높이 들어야 된다…]

반면, 비명계에선 최고위에서 일방적으로 집회를 통보했다고 불만을 표시했는데요. 의총에서 다뤄졌다면 격론이 오갈 사항이라며 자칫 '이재명 방탄'으로 비칠 수 있다,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그러니까 국민들 보시기에는 결국은 맞불을 놓고 방탄하기 위한 거 아니냐, 민주당 전체가 똘똘 뭉쳐서 또 방탄을 하는 거 아니냐. 그리고 '검찰청 나 혼자 가겠다. 절대 나오지 마'라고 하면서 또 토요일날은 각 지역별로 인원 할당하고 체크하고 이런 건 모순 아니냐…]

이번 장외투쟁, 일회성 집회로 끝낼지, 아니면 계속 이어갈지도 당내 의견이 갈렸는데요. 같은 친명계 내에서도 강·온파의 생각이 달랐습니다.

[박범계/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정기적으로 계속된다, 이렇게 단정할 수는 없지만 한 번 나가면 그것이 쉽게 '오늘이 끝이야' 이렇게 되겠습니까. 관성이라는 게 있고 또 탄압을 금세 멈출 리가 없잖아요. 제가 보기에는 총선까지 가는 거라고 생각을 하거든요.]

[정성호/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이재윤의 뉴스 정면승부' / 어제) : 현재까지는 전혀 그런 계획은 없습니다. 소위 말하면 장외투쟁이라고 한 번 시작을 하게 되면 또 계속하게 되는데, 그런 식의 장외투쟁은 국민들의 마음을 얻기 어려우니까…]

장외투쟁, 쉽게 결정 내릴 사항은 아니죠. 민주당의 장외투쟁사를 살펴보면, 그 이유를 엿볼 수 있습니다.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모두 7차례 거리로 나섰는데요.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투쟁 때를 빼고는 별다른 성과 없이 '빈손'으로 회군했습니다. 국민의힘도 사정은 비슷한데요. 자유한국당 시절, 아스팔트에 진을 쳤다가 혹독한 대가를 치렀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제) : 광화문에 사람 많이 모으고요. 정권과 강력한 각을 세우는 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제일 잘했습니다, 전광훈 목사 손잡고요. 국회에서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쌍을 이루어서 온갖 법안을 다 저지하면서 이른바 여전사로 거듭났잖아요, 그렇게 해서 결과는 총선은 폭망이었죠.]

당시 민주당에선 장외투쟁하지 마라, 충고를 아끼지 않았지만 황교안 전 대표는 이를 무시했습니다.

[이해찬/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2019년 4월 24일) : 저희도 많이 해본 일이라 알지만 오래 못 갑니다. 자제하시고 국회에 돌아와서 국회에서의 여러 가지 입법 활동과 추경을 잘 여야 간에 합의해서 처리하는 데 전념하시기를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결국 삭발과 단식투쟁까지 벌였지만, 결과는 '말짱 황'으로 끝이 났습니다. 민주당의 장외투쟁 이유, 결국은 '이재명 지키기'라는 지적을 피할 순 없을 듯한데요. 역대 민주당이 장외에 나섰던 사안들과 비교해 보면, 명분이 약하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더욱이 검찰이 수사 중인 사항이죠. 여론전을 펼칠 사안이냐? 물음표도 붙었는데요. 이미 '조국 사태' 때 경험해보기도 했습니다.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조국 집회를 거치면서. 이쪽 100만명 모이면 저쪽은 105만명이 모이는 그런 사회로 바뀌었어요, 대한민국이. 그래서 숫자 가지고 힘을 과시해서 의견을 관철시키는 시대는 이제 달라졌습니다.]

이 대표 관련 수사, 소설이냐? 다큐냐? 결국 이 대표 스스로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오늘(2일)의 정치 인사이드, 정성호 의원의 말로 마무리합니다.

[정성호/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이재윤의 뉴스 정면승부' / 어제) : 형사 문제는 기본 원칙에 자기책임의 원칙이라는 게 있습니다. 어쨌든 그 형사책임이 민주당의 책임으로 돌아가는 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이재명 당대표가 그에 관련해서는 좀 의연하고 당당하게, 또 내가 책임지고 하겠다고 하는 자세를 갖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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