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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송금, 이재명 알았을까…한동훈 "대선 이겼으면 수사 뭉갰나"

입력 2023-02-01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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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쌍방울 그룹 김성태 전 회장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방북 자금으로 불법 대북송금을 했다고 진술했죠. 이 대표가 '검찰의 신작소설'이라고 일축했지만, 논란은 커지고 있습니다. 한동훈 장관은 검찰을 비판한 이 대표를 직격했는데,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에 대해서 조사하라고 맞받았습니다. 관련 소식을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아마 검찰의 신작 소설이 나온 것 같은데 종전의 창작 실력으로 봐서 잘 안 팔릴 겁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 쌍방울 그룹 김성태 전 회장의 불법 대북송금에 연루돼 있단 의혹을 단칼에 반박했죠. '검찰의 신작 소설'이라고 한 겁니다. 그럼에도, 진술 태도를 바꾼 김 전 회장과 이 대표의 관계에 대한 보도가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두 사람의 통화, 한 번이 아니었다고 저희 JTBC 뉴스룸이 보도했습니다. 이번에 전화를 바꿔 준 사람은 '변호사비 대납 의혹'의 당사자인 이태형 변호사였다는 겁니다. 이 변호사, 쌍방울 그룹 사외이사를 지냈고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재판을 담당한 변호사이기도 했습니다.

[JTBC '뉴스룸' (어제) : 검찰은 이런 이태형 변호사가 비비안 인수 축하 술자리에서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었고, 김 전 회장을 바꿔줬다는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이 변호사는 "통화를 연결해줄 만한 위치가 아니었다"고 의혹을 부인했는데요.

검찰은 김 전 회장의 모친상엔 이 대표의 측근인 당시 경기지사 비서실장이, 이 대표의 모친상엔 김 전 회장의 측근 쌍방울 그룹 방용철 부회장이 참석한 정황도 포착했다고 합니다. 역시 두 사람이 알고 있었던 정황인데요. 본인의 회사도 지켜야 하고 '배임' 혐의도 부인해야 하는 김 전 회장, 앞서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했는데, 수사에 협조하는 취지의 진술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김성태/전 쌍방울 회장 (지난달 17일) :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게요. {배임이나 횡령도 아예 지금 부인하고 계신 거예요?} 네, 검찰 조사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조폭이라는 분, 폭력배들의 특징은요, 참을성이 별로 없어요. 배가 고프면 남 음식이라도 뺏어 먹고 돈이 없으면 아무 사람 거나 돈도 뺏고 화나면 아무나 때리고. 조사를 받으면 오래 못 버티고 술술술 부는 게 또 조폭이에요.]

핵심은 김 전 회장이 북한에 보낸 100억원에 가까운 돈, 왜 보냈냐는 겁니다. 특히 이중 2019년 11~12월에 보낸 300만 달러, 지금 환율로 우리돈 약 37억은 대선을 앞두고 이 대표의 방북을 위한 거였다는 게 김 전 회장의 진술이죠. 민주당에선 이 시기는 남북관계가 경색됐을 때라 신빙성이 떨어지는 주장이라고 했는데요. 그런데, 2019년 11월,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 명의로 북한에 보낸 공문에는 "도지사를 대표로 하는 경기도 대표단의 초청을 정중히 요청한다"는 대목이 있습니다. 실제 이 지사의 방북을 추진했던 정황인데, 2018년, 한창 남북관계에 훈풍이 불었을 때부터, 구체적인 논의가 있었습니다.

[이화영/당시 경기도 평화부지사 (2018년 11월 16일) : 이재명 도지사의 방북 초청 관련해서는 여러 차례 북측에서 초청 의사를 밝혔습니다. 이재명 도지사가 육로로 평양을 방문하고 싶다고 그랬더니 리종혁 원장께서 '그렇게 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겠느냐, 다른 경로로 좀 더 일찍 오는 게 좋지 않겠느냐' 적극적으로 방북 초청 의사를 밝혔고…]

김 전 회장이 방북 비용으로 300만 달러를 보낸 건, 같은 해 7월 필리핀에서 당시 북한 국가안전보위부 소속 리호남 공작원을 만나서 협의한 결과였다고, 검찰이 진술을 확보한 상태인데요. 이 리호남은 영화 '공작'에서 이성민 배우가 연기했던 실제 모델, 바로 그 유명 북한 공작원입니다.

[영화 '공작' : 공화국에서는 어떤 물건을 사고자 하십니까? (일단 북측에서 원하는 게 무엇인지 들어보고 천천히 제 페이스로 끌고 오겠습니다.) 좋은 제안만 주신다면 박 선생께 독점적 활로를 열어드리는 쪽으로 검토해 보겠소.]

김 전 회장 관련 수사의 스토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데, 민주당에선 일단 상황을 지켜보고 있는 분위깁니다. 국민의힘은 김 전 회장이 연루된 변호사비 대납 의혹보다 '불법 대북송금' 혐의가 더 심각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제3자 뇌물죄라는 겁니다.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지사의 업무수행을 위해서 필요한 돈을 대신 써줬으니까 이것이야말로 뇌물죄죠. 과연 쌍방울에서 왜 이재명을 위해서 이런 돈을, 300만불이나 되는 돈을 대신 내주고 이재명이라는 정치인의 정치적 활동을 도와주고 북한까지 방문하게 편의를 제공했느냐.]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나섰습니다. 불법 대북송금 혐의와 관련됐단 건 '검찰의 신작 소설'이라는 이 대표의 평가를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증거와 팩트로 대응하라고 했습니다.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그런 애매한 말 할 게 아니라, 다른 국민들과 똑같이 증거와 팩트로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형사사법에서 결국 남는 것은 그것뿐입니다.]

앞서 이 대표가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재차 출석하겠다고 한 상황도 조목조목 비판했습니다. '대선 패자로서 오라니 또 가겠다'고 했던 그 말에 대해섭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달 30일) : 결국 제가 부족해서 대선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그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모욕적이고 부당하지만 패자로서 오라고 하니 또 가겠습니다.]

[한동훈/법무부 장관 (어제) : 이 대표 말씀대로라면 만약 자기가 대선에서 이겼으면 권력을 동원해서 사건을 못 하게 뭉갰을 거다, 이런 말처럼 들리거든요. 표를 더 받는다고 있는 죄가 없어지면 그건 민주주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대선에서 이겼으면 수사를 뭉갰을 거냐"는 한 장관의 말에 민주당 지도부가 또다시 들썩였는데요.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에서 이긴 후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논문 표절·허위 이력에 대한 수사를 실제로 뭉개고 있지 않냐고 한 겁니다.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한동훈 장관이 멍청한 발언, '명언'이 아닌 '멍언'을 했습니다. 땡큐, 한동훈. 한동훈 베리 스투피드(very stupid). 윤석열, 대선 이겼으니 아내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뭉개고 있습니까? 윤석열 정권, 뭉개뭉개 '뭉개구름' 정권입니까?]

[서영교/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한동훈 법무부 장관, 당선돼서 뭉개고 있는 겁니까? 김건희 여사가 당시에 주가조작하면서 이야기합니다. '사라고 하던가요?', '예', '그러면 어제처럼 사세요' 이거 무슨 얘기입니까? 주가조작의 정보를 받았다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민주당은 오늘(1일) 김건희 여사 특검법 TF도 출범했는데, 김 여사 관련 소식은 잠시 후 '줌 인'에서 더 자세히 얘기해보고요. '사법리스크'에 직면한 이 대표, 당 안팎으로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습니다. 일단 당내에선 '다지기' 전략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어제 '비명계' 의원모임 '민주당의 길' 토론회에 참석해 직접 축사를 했습니다. 당내 다양한 목소리를 듣는 게 본인의 역할이라고 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당이라고 하는 게 물이라는 뜻인 것처럼 다양한 의견, 다양성이라고 하는 게 본질이라고 생각됩니다. 민주적인 정당이라고 한다면 당 구성원들의 정말 자유로운 의견 개진, 또 진지한 토론, 그리고 의견 수렴을 통해서 더 효율적이고 당내의 다양한 목소리들을 듣는 것이 저의 역할이기도 하죠. 나중에 기회가 되면 여러분들의 토론의 결과물도 저도 좀 전해서 참고할 수 있게 해주시면 고맙겠고요.]

그런데 이 대표의 면전에서 불편함을 표현한 말도 나왔습니다. '비명계' 홍영표 의원 "민주당에서 많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싸늘하다"고 한 겁니다. 본인이 4선을 했는데, 지금처럼 당이 단결될 때가 없었다며, 비전을 새롭게 하려면 혼란도 받아들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홍영표/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당이 엄청난 갈등과 대립, 혼란 속에 있었는데 참 이게 다 좋은 건지 나쁜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우리 당의 정체성과 비전 이것을 새롭게 만드는 데 있어서는 정말 백가쟁명 어떤 혼란과 이런 것도 저희가 받아들여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비공개로 진행된 토론에서는, 총선을 1년 여 앞둔 민주당 내 위기감이 표출됐다고 합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민심이반을 민주당이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고 있다', 전방위적인 검찰 수사에 기인한 면이 크지만, 결과적으로 민주당에 대한 '비호감도'가 높아진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합니다.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한 4년 동안의 민주당 호감도가 상대적으로 국민의힘에 비해서 2배 정도 높았대요. 근데 지금은 호감도가 비슷해졌다, 비호감도가 엄청나게 늘어난. 내년 총선을 기준으로 본다면 지금 상황은 절대 낙관하면 안 되는 상황이다.]

다만 이 대표는 이런 비공개 발제와 토론에 직접 참여하진 않았는데요. 이 대표는 '단일대오'를 강조하는 뼈있는 말을 하고 자리를 떴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이분들이 저한테 보고를 하실 일은 아니죠. 제가 이제 잘 찾아봐야 되겠죠. {대표님 일각에서는 '비명계에 손 내민다' 이런 해석들도 나오던데…} 비명계 아니라던데요?]

당 밖을 향한 이 대표의 전략은, 정부여당에 대한, 대여 공세 수위를 높이는 겁니다. 이번 토요일 서울에서 대규모 도심집회를 연다는 방침이죠.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검찰 독재 규탄 대회'인데, 마지막엔 이 대표가 직접 마이크를 잡을 계획이라고 합니다. 공격대상으로 삼은 건, 윤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김건희 여사와 이상민 행안부 장관입니다.

[고민정/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김건희 주가조작 문제에 대해서는 당원들과 시민들에게 정확한 설명도 필요하지 않냐… 이태원 참사가 2월 5일이 100일이 되는 날이어서 2월 4일에는 녹사평역에서부터 행진이 있습니다. 그래서 거기에 대한 우리 국민들과 당원들의 마음을 모아낼 필요도 있고.]

국민의힘은 "개인비리 수사를 막으려 장외투쟁을 하는 건 처음 본다"며 깎아내렸는데요. 민주당 내에서도 장외투쟁에 신중해야 한단 의견이 나왔습니다. '아스팔트 우파'의 장외 투쟁이 선거에는 악영향을 미쳤던 과거를 예로 들었습니다.

[박용진/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광화문에 사람 많이 모으고요. 정권과 강력한 각을 세우는 건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제일 잘했습니다, 전광훈 목사 손잡고요. 국회에서는 나경원 원내대표가 쌍을 이루어서 온갖 법안을 다 저지하면서 이른바 여전사로 거듭났잖아요, 그렇게 해서 결과는 총선은 폭망이었죠.]

김성태 전 회장의 대북송금 혐의, 이재명 대표와의 연결 고리에 대한 진술이 연일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진실은 뭘까요. 관련 소식 다정회에서 전해드립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대북송금, 이재명 알았을까…한동훈 "대선 이겼으면 수사 뭉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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