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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태 "대선 위해 대북송금" vs 이재명 "검찰의 신작 소설"

입력 2023-01-3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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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 이재명 대표, 쌍방울 그룹 김성태 전 회장과는 모르는 사이라고 했었죠. 김 전 회장이 두 사람이 통화를 한 적이 있고, 대선을 앞두고 이 대표의 방북을 준비하면서 북한에 수백만 달러를 전달했다고 검찰에 진술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불법 대북송금 혐의가 이 대표와 연결돼 있다는 취지인데요. 이 대표는 검찰의 소설이라고 일축했습니다. 관련 내용을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유튜브 '이재명' / 지난 13일) : 나도 몰라요. 도대체 저는 김성태라는 분 얼굴도 본 적이 없거든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KBS '뉴스 9' / 지난 18일) : 전화통화는 누군가가 술 먹다가 바꿔줬다는 얘기가 있는데, 그분이 전화한 게 아니고 술 드시다가 저한테 전화를 바꿔줬다는 얘긴데 저는 그게 기억이 안 납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쌍방울 그룹 김성태 전 회장, 처음엔 만난 적도 없다, 전화번호도 모른다고 했었죠. 그런데, 어느 날 이 대표가 "누군가 술 먹다가 전화를 바꿔줬단 얘기가 있다"고 슬쩍 말을 바꿨습니다. 두 사람이 통화한 정황, 저희 JTBC 뉴스룸이 보도했습니다. 두 사람의 연결고리, 이화영 당시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전화를 바꿔줬다고, 김 전 회장이 검찰에 진술했다고 합니다.

[JTBC '뉴스룸' (어제) : 이화영 당시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이 자리에 갔다 온 뒤에 경기도에 제출한 출장보고서에 첨부한 사진인데요. 그런데 기업인은 보시는 것처럼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 한 명뿐입니다. 북한 인사도 앉아 있는데요. 이 출장은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가 최종 결재하면서 진행이 됐습니다.]

통화가 이뤄진 날, 바로 이 장면인데요. 2019년 1월 17일, 중국에서 대북 사업 관련 대화를 나누는 한국 기업 간담회 자리였다고 합니다. 이 자리에 북한 인사, 송명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실장도 있었는데요. 중국에 가서 북한 사람을 만나는 자리, 술자리 통화지만 기억이 안 나긴 어려워 보이는데요. 이 대표는 통화에서 김 전 회장에게 "고맙다"고 했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했단 보도도 나왔습니다. 김 전 회장이 북한에 전달했다고 한 건 총 800만 달러, 우리 돈 98억 5천만원입니다. 간담회가 있었던 2019년 1월에 200만 달러, 4월에 300만 달러를 건넸고, 11~12월에 300만 달러를 더 보냈다고 하는데요. 김 전 회장은 대북송금혐의에 대해선 인정하면서, 기업인으로서 대북 사업을 위해, 회삿돈이 아닌 개인 돈을 송금했다고 말했었죠.

[김성태/전 쌍방울 회장 (화면출처 : KBS '뉴스9' / 지난 15일) : 단둥, 선양에 한국 기업들이 많이 나가 있었습니다. 문재인 정권 때는 남북관계 좋았지 않습니까? 저는 이렇게까지 안 좋아질 거라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그런데, 이 중 500만 달러는 대북사업 '스마트팜'을 위한 거였지만, 11~12월에 보낸 300만 달러는 이 대표의 대선과 방북을 염두에 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전 회장은 같은 해 7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북한 대남공작기관인 국가보위성 소속 공작원 리호남을 만났다고 하는데요. "이재명 지사가 대선을 위해 방북을 원하니 협조해달라"는 취지로 말했고, 리호남은 "방북하려면 벤츠와 헬리콥터가 필요하다"며 500만 달러를 달라고 했다는 겁니다. 김 전 회장은 "300만 달러"를 제시해 합의를 봤다는 건데요. 국민의힘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제2의 대북 불법송금 사건"이라고 공세를 폈습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음성대역) : 사채업, 조폭형 기업 운영으로 부를 쌓은 김성태에게 100억원을 훌쩍 뛰어넘을 대가를 지불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었을까. 적과 통모해서 대한민국을 위태롭게 한 이재명-쌍방울의 대북 불법 송금사건의 전모를 끝까지 파헤쳐야 한다.]

검찰은 김 전 회장의 불법 대북 송금과 이 대표와의 연결 고리를 좇고 있는데요. 이 대표는 오늘(31일) "검찰의 신작 소설"이라며 코웃음을 쳤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그래요? 아마 검찰의 신작 소설이 나온 것 같은데 종전의 창작 실력으로 봐서 잘 안 팔릴 겁니다.]

검사출신 민주당 조응천 의원도, 김 전 회장의 진술에는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했습니다. 2019년, 남북관계 훈풍이 급속 냉각된 '하노이 노딜'이 있었죠. 대북관계가 악화돼 방북이 가능하지도 않았고, 대통령도 아닌 경기 지사가 퍼레이드를 할 것도 아닌데, 방북 비용으로 벤츠나 헬리콥터를 제시할 필요가 없다는 겁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경기지사가 가는데 퍼레이드를 한다? 일단 그림이 좀 저는 상상이 안 되고. 하노이 노딜 이후 한 열 달쯤 지났을 때거든요. 서로 간에 트럼프하고 김정은하고 별로 안 좋았고 우리도 전전긍긍하고 있었을 그럴 때입니다. 과연 헬리콥터 띄우고 퍼레이드 할 그런 상황이 됐겠냐…]

이 대표와 김 전 회장이 통화했다고 하더라도, 김 전회장의 불법송금과 이 대표의 대북사업을 직접 연결짓긴 어려울 거라고 말했는데요.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경협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아마 김성태 회장에게 직접 통화를 하게 함으로써 '당신 이렇게 노력하시는 것 우리 이 지사도 알아요'라고 면을 세워주려고, 선해하자면 그런 건데 그게 큰 의미가 있을까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전혀 모르는 사이"라는 취지로 말했던 이 대표 말에 대한 신뢰도는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습니다. 변호사비 대납의혹을 비롯해 대부분 의혹을 부인했던 김 전 회장의 진술이 어떻게 바뀔지도 관심인데, 국민의힘의 공격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화면출처 : 유튜브 '이재명' / 지난 13일) : {혹시 내의를 사신 적이 있으신가요?} 내의… 제가 전에 한번 그랬죠. 제가 인연이라면 내의 사 입은 거…]

[장동혁/국민의힘 원내대변인 (지난 18일) : 김성태 전 회장과는 '내의를 사 입은 인연'이 아니라 '내의까지 바꿔 입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엔 이 대표의 대장동 의혹 관련 대응 좀 더 짚어보겠습니다. 이 대표, 대선 패배의 대가로서 "오라고 하니 또 가겠다"는 말로, 검찰의 2차 출석요구에 응하겠단 뜻을 밝혔죠. 이번에는 정말로 혼자 가겠다면서, 의원들과 지지자들을 향해 '나오지 말아달라'고 간곡히 부탁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정말로 간곡히 부탁드리는데, 아무리 마음 아프시더라도 절대로 오지 마십시오. 우리 지지자 여러분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엄동설한, 유난히 추운 그날 새벽부터, 아니 전날부터 밤새우고. 제가 조사가 끝나면 그 늦은 시간까지 그렇게 고통받는 것, 보기 너무 안타깝습니다. 저하고 변호사하고 갈 테니까 그 추운 날 너무 고통받지 마시길 바랍니다.]

이 대표, 대장동 관련 지난 28일 출석 때는 33쪽의 진술서로 답변을 대신했죠. 그런데 여기에 정진상 전 실장에 대한 언급은 빠져있었습니다. 정 전 실장은 유동규 전 본부장과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등 대장동 일당과 이 대표 간의 연결고리죠. 의혹의 핵심인 천화동인 1호 지분 428억 약속이 이 대표에게 보고된 건 정 전 실장을 통해서라는 게 유 전 본부장과 남욱 변호사 등의 주장인데요. 검찰은 이 대표의 2차 소환 때, 정 전 실장과 김용 전 부원장 등 이 대표의 측근과 관련된 질문에 집중한단 방침입니다. 이 대표는 2차 소환 때도 앞선 출석 때와 마찬가지로 서면 진술서로 입장을 갈음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검찰과 이 대표의 신경전, 팽팽히 이어지는 겁니다. 이 대표는 유동규 전 본부장의 진술만으로 혐의가 성립할 수 있느냐는 입장이죠.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그렇게 말한 사실도 없지만 그렇게 했다는 증거가 어디 있습니까? 증거가 어떤 게 있습니까, 그렇게 말을 했다고 하는 증거가? 유동규 씨가 저한테 말했다고 합니까, 아니잖아요. 유동규 씨가 진술이 어떻게 증거가 되죠.]

정진상 전 실장의 '뇌물수수' 혐의 재판은 오늘부터 시작입니다. 오늘 첫 공판준비기일에 출석한 정 전 실장 측은 혐의를 "전부 부인한다"고 했습니다. 검찰이 의도를 가지고 수사를 진행했고, 특정인, 즉 유동규 전 본부장의 진술에만 의존하고 있다고 주장했는데요. 특히 검찰 공소장 33쪽 중 '모두 사실'만 15쪽에 달한다는 사실을 지적했습니다. 정 전 실장과 이 대표의 관계를 부각해, 법관에게 선입견을 주려는 의도가 명백하다면서, '공소장 일본주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했습니다. 반면 함께 출석한 유동규 전 본부장은, 검찰의 주장을 "전부 다 사실로 인정할 생각"이라고 했는데요. 정 전 실장의 주장과는 정 반대죠. 천화동인 1호의 지분 절반을 이 대표가 약속받고 대장동 개발을 승인한 건 사실이라고 주장했는데요. 정영학 녹취록에 이 대표의 이름이 나오지 않는 이유, 이렇게 설명하면서, 대장동 개발이 일사천리로 진행된 게 그 증거라고 했습니다.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 이재명 지사 그 당시에는 이름은 사실상 뭐라고 그럴까요, 불문율이라고 할까요. 금기의 사안이었기 때문에 그렇게 됐고 어떻게 일사천리로 다 진행될 수 있었겠습니까 그 방대한 일들이, 말씀을 드리고. 그리고 '모른다' 했다고 그러면 왜 의혹이나 이런 제기가 없었을까요.]

이 대표가 검찰에 제출한 진술서, 그리고 어제 기자간담회에서 했던 이런 발언들을 모두 반박한 건데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지분을 무슨 받기로 약속을 했으면 2016년에 제가 뭐하려고 사업자들한테 1120억이나 추가 부담 시킵니까? 제가 제 이익을 제가 뺏었다 그 말입니까, 상식적으로?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잖아요.]

유 전 본부장은 자수하는 마음으로 임하고 있고, 누구를 욕하거나 탓하거나 원망하지도 않는다면서, 앞으로도 본인이 알고 있는 걸 모두 말하겠다고 했는데요. '대장동 의혹' 관련 진실게임이 정말로 본격화했습니다.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 모든 걸 다 지금 부인하고 계시고 그다음에 좀 있으면 다시 들통이 나고 그럼 또 다른 말 하시고 이런 것들이 반복되고 있는데, 저는 숨겨왔던 때를 갖다가 다 이번에 벗겨낼 생각입니다. 이왕 목욕하기로 마음을 먹었는데 찝찝하게 남겨놓고 싶지 않습니다.]

한동안 국회상황실에서 이재명 대표의 성남 FC 의혹, 대장동 의혹 주로 전해드렸었는데, 오늘은 쌍방울 김성태 전 회장의 불법 대북송금 혐의에 대한 내용까지 전해드리게 됐습니다. 그야말로 이 대표를 향한 전 방위적인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데요. 관련 소식, 앞으로도 다정회에서 확인해주세요.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김성태 "대선 위해 대북송금" vs 이재명 "검찰의 신작 소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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