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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할머니 업고 '찰칵'…부산 경찰, 역풍 맞았다

입력 2023-01-31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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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부산경찰 페이스북 캡처〉〈사진=부산경찰 페이스북 캡처〉
외투를 걸치지 않은 채 바깥으로 나왔다가 길을 잃은 할머니를 보호자에게 안전히 돌려보냈다는 글과 함께 사진을 공개한 부산 경찰이 비난을 받고 있습니다.

부산 경찰은 지난 26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 일요일 설 당일, 아흔이 다 된 연세의 할머니가 두꺼운 외투도 걸치지 않은 채 나오셨다가 길을 잃었다"며 "넘어지셨는지 타박상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출동 경찰관은 119구급대원에 요청해 응급조치를 한 뒤 이전 신고내역으로 거주지를 확인해 보호자에게 안전히 인계했다"며 "추운 날씨에 피를 흘리고 계셔서 큰일 날 뻔했지만 단순 타박상이라 응급조치를 한 뒤 따뜻한 집으로 신속히 모셔 건강상태에 큰 이상은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글과 함께 부산 경찰은 경찰관으로 보이는 인물이 할머니를 업고 걷는 모습이 담긴 사진 2장을 공개했습니다.

평소라면 해당 사연은 훈훈한 미담으로 여겨졌겠지만 네티즌의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오늘(31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올라온 글을 보면 해당 게시글을 본 네티즌들은 "최근 이슈를 모르고 있을 리도 없고 눈치가 없는 건지 일부러 저러는 건지 모르겠다" "눈치껏 내리는 게 낫지 않나"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네티즌들이 이같이 반응하는 건 지난달 14일 새벽 부산 A지구대에서 벌어진 사건 때문입니다.

MBN이 보도한 영상을 보면 당시 A지구대 경찰관들은 추위를 피해 찾아온 70대 할머니의 팔을 잡아 문밖으로 내쫓았습니다.

내쫓긴 할머니는 부산역에서 막차를 놓쳐 첫차를 기다리다 추위를 피하기 위해 지구대를 방문한 상황이었습니다.

또한 부산 경찰은 보도 뒤 "뉴스 보고 너무 화가 나서 전화했다"는 시민 항의 전화에 "아, 그럼 계속 화내세요"라고 답하는 등 무성의하게 대응했습니다.

다만 부산 경찰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건 지난 26일이고, 추위 속 할머니를 내쳤다는 사건이 보도된 건 하루 뒤인 지난 27일이라는 점을 미뤄 봤을 때 "미담으로 사건을 덮기 위해 올렸다"는 일부 네티즌들의 주장은 맞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한편 지난 28일 부산 동부경찰서는 경찰서장 명의로 사과문을 내고 "관내 지구대를 방문한 민원인을 퇴거시킨 일에 대해 민원인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국민 여러분께 큰 실망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서도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습니다.

현재 지구대 측은 할머니가 직원들과 말다툼을 하려고 해 문제 예방을 위해 퇴거 조치했다는 입장이며 경찰은 해당 사건에 대해 진상 조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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