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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센트] 명품 소비 자극한 '불평등'…MZ 69.5% "계층 이동 힘들 것"

입력 2023-01-29 19:36 수정 2023-01-29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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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 주 내내 이어진 살인적인 추위에도 백화점 앞에는 여전히 명품을 사기 위한 줄이 늘어져 있었는데요. 1인당 명품 소비액 전 세계 1위. 백화점 명품 매출액의 절반가량은 20·30세대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명품에 열광하는 이유. 통계로 말하는 뉴스 '퍼센트'에서 안지현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기자]

2, 30대에게 명품을 사는 이유를 물어봤습니다.

[명품 구매 대기자/28세 : (명품이) 다들 하나씩 있으니깐 보여지는 그런 것 때문에…]

[명품 구매 대기자/33세 : 여자 친구 선물 사주려고…]

이유는 제각각이지만, 2030세대 사이 '명품 열풍'은 분명해 보입니다.

입장 번호표를 받기 위해 개장 전부터 줄을 서는 이른바 '오픈런'은 물론,

[명품 구매 대기자/28세 : {몇 시에 오신 거예요?} (새벽) 1시 조금 안 돼서…]

개장 후에도, 명품 매장 앞에 길게 늘어진 줄 상당수가 이들 세대로 보입니다.

실제로 백화점 3사의 명품 매출액 가운데 '2030세대' 비중은 코로나 이전인 2019년부터 꾸준히 50% 육박했습니다.

이들 스스로 명품을 사는 계기로, 소셜미디어를 꼽습니다.

[김주원/24세 : 인스타나 유튜브 같은 데 비춰지는 그런 사람들이 입고 있는 것을 보고 저거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실제로 유튜브 등엔 이들 세대 사이에서 자신이 산 명품 사진을 올리거나, 명품 품평을 하는 게시물이 넘쳐납니다.

이같은 소셜미디어에, 타인에게 쉽게 영향을 받는 문화까지 겹쳐 명품이 '또래 문화'로 자리 잡았단 진단이 나옵니다.

[나진경/서강대 심리학과 교수 : 한국 문화적 특성이 공동체 안에서 합의된 규범이나 이런 것들에 훨씬 영향을 많이 받는 상호의존적 문화가 있다고 하거든요. 소속감을 느끼게 해주는 물품 같은 게 있는데 이번 세대에는 그게 명품…]

물론 젊은 층의 명품 소비 증가는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닙니다.

미국과 프랑스를 비롯한 5개국의 구매를 분석한 한 조사에서, MZ세대의 최근 1년간 명품 구매율은 모든 세대 가운데 가장 높았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의 명품 소비는 시장 규모로는 세계 7위. 1인당 소비액으론 전 세계 1위입니다.

이처럼 국내에서 명품 소비가 더 두드러지는 건 '불평등' 영향이란 흥미로운 분석도 있습니다.

[나진경/서강대 심리학과 교수 : 불평등에 노출이 되면 되게 의사결정을 근시안적으로 하게 됩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돈을 소비하는 게 아니라…]

그러니까,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또래 집단의 과시적 소비나 부를 경험하고, 이를 '불평등'하다고 여기면 미래보단 '현재'를 위한 소비를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불평등 지수를 살펴보니, 상위 20% 계층의 평균 소득은 하위 20%보다 약 6배 더 높고, 자산은 상위 20%가 국내 전체 자산의 44%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불평등에, 세계적으로 높은 수준의 소셜미디어 이용률과 시간이 겹쳐 명품 소비로 나타난 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2030 세대의 명품 소비'와 관련해 주목한 퍼센트는, 69.5%입니다.

서울연구원 조사에서 서울에 사는 2030 청년들 가운데 계층 이동할 가능성이 "낮다"고 답한 응답 비율입니다.

우리 사회가 불평등하고 이처럼 개선조차 어렵단 부정적 인식과 MZ세대들의 높은 SNS 이용률이 만나, 이들 세대들이 '오늘의 명품'을 사는 데만 열중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지금까지 '퍼센트'의 안지현이었습니다.

(영상디자인 : 최수진·조성혜 / 취재지원 : 김연지·최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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