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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0명 일하는 현장에 온풍기 9대…칼바람 속 노동자들

입력 2023-01-27 20:15 수정 2023-01-27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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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런 가운데 날씨는 다시 추워졌습니다. 내일(28일) 영하 10도를 밑돈다고 하는데요, 칼바람 맞으면서 1500명 넘게 일하는 건설 현장에는 온풍기가 아홉 대 뿐입니다.

이해선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새벽 5시 출근길, 아직 해가 뜨지 않았습니다.

공사장에 6시까지는 도착해야 합니다.

현장 앞 공터는 바람 소리가 가득하고 비포장 바닥은 어제 내린 눈이 그대로 얼어붙었습니다.

작업화를 신고도 엉금엉금 기어야 하고,

[제가 잡아드릴까요? {넘어져요.}]

미끄러지고 넘어집니다.

시작부터 고달픈 길.

종일 일해야 하는 현장은 더 춥습니다.

[A씨/현장 노동자 : 화장실도 다 얼었었다고요. 얼어서 화장실 물이 안 내려가요. 굉장히 춥다고. 유리창도 안 껴 있고 그러면 배관이 다 얼거든요.]

안으로 들어서자 바닥은 빙판입니다.

바람 막을 곳 없는 고층은 지상보다 체감 기온이 훨씬 낮습니다.

온몸을 싸맸지만 칼바람은 옷 사이사이를 뚫고 들어옵니다.

[A씨/현장 노동자 : 열풍기나 이런 거를 떼줘야 그래도 어느 정도 버티는데. 물론 난방비가 들어가니까.]

그나마 쉴 곳은 천막형 휴게실.

작은 의자에 노동자들 30여 명이 다닥다닥 앉았습니다.

영하 18도 날씨지만 온풍기는 단 한 개입니다.

이 온기로는 휴게실을 데우지 못합니다.

노동자 1500여 명이 일하는 현장 전체에 휴게소 온풍기는 9개뿐입니다.

그나마 이 휴게실조차 온전히 이용하기 어렵습니다.

현행법상 사업장 규모와 상관없이 휴게실은 1.8평짜리 하나만 있어도 법을 어기는게 아니기 때문입니다.

[B씨/현장 노동자 : 1000명이 갔는데 앉아 있을 공간이 100명도 안 되는 장소가 제공이 된다 하면 나머지 900명은 어디서 쉬나요?]

시공사 측은 "현장 규모가 커서 모두 관리하기는 힘들다"며 "문제는 빨리 해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가뜩이나 버티기 힘든 노동 환경, 오르는 난방비에 노동자들의 겨울은 더 춥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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