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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계층만" vs "국민 80%"…난방비 '선별 대 보편' 논쟁

입력 2023-01-27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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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날씨가 다시 더 추워졌습니다. 난방비 부담이 커질수록, 정치권의 난방비 공방 역시 거세지고 있는데요. 어제(26일) 대통령실이 급하게 내놓은 지원 방안을 놓고서도 여야의 생각이 다릅니다. 이 방안은, 한 마디로 취약계층에 대한 '선별적' 지원이죠. 민주당에서는 지원 범위를 훨씬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오래전 논쟁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데, 이른바 '선별 대 보편' 논쟁이 다시 불붙는 모습입니다. 관련 소식을 유한울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오늘 준비한 소식은요. < 선별 대 보편 > 입니다. 연휴 막바지 시작된 이번 강추위, 쉽사리 우리나라를 떠나지 않고 있습니다. 잠시 누그러지는 듯하더니 다시 추워졌습니다. 오늘 아침 서울의 최저기온은 영하 8.7도였고요. 내일은 영하 12도까지 떨어진다는 예보도 들어와 있습니다. 강원 지역은 영하 20도까지 내려간다고 합니다. 

[JTBC '상암동 클라스' : 어제 내린 눈이 녹을 새도 없이 날이 다시 추워졌습니다. 영하 10도 안팎의 한파 속에, 경기도 인천도 현재 약 8㎝가량의 눈이 그대로 남아있을 정도로 추위가 심하겠습니다. 당분간 쌓인 눈이 녹지 못하고 얼어붙어서 도로가 많이 미끄러우니까요, 빙판길 주의하셔야겠습니다.]

추위가 이어지면서 특히 취약계층이 비상입니다. 저 울 체커 눈에 계속 밟히는 사진이 한 장 있는데요. 바로 서울 동자동 쪽방촌의 모습입니다. 두터운 얼음이 계단을 뒤덮다 못해, 끝에는 고드름까지 달렸는데요. 이러한 계단을 내려가는 어르신의 모습이 위태로워 보이죠. 저희 취재진이 찾아간 또 다른 쪽방촌 상황도 마찬가지였습니다.

[JTBC '뉴스룸' (어제) : 건물 안에도 얼음이 꽁꽁 얼었고, 실내온도는 10도를 조금 넘는 수준이어서 방 안에서도 옷을 껴입고, 전기장판은 항상 틀고 있습니다.]

[김모 씨/쪽방촌 거주 (JTBC '뉴스룸' / 어제) : 추우면 열풍기 좀 틀고 (여러 명이) 한 번에 다 열풍기를 틀면 과부하가 되어서 그래서 열풍기도 있기는 있는데 열풍기를 못 틀고 있어요.]

화들짝 놀란 당국은 대책을 내놓았습니다. 그것도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직접 발표했습니다. 취약 계층에 지원하는 에너지 바우처 금액을 올겨울 한시적으로 늘리는 것이 가장 핵심입니다.

[최상목/대통령실 경제수석 (어제) : 에너지 바우처는 생계, 의료, 주거, 교육 급여, 기초생활수급 가구 중 노인 질환자 등 더위, 추위 민간 계층 117만6천 가구에 대해 올해 겨울 한시적으로 지원 금액을 15만2천원에서 30만4천원으로 두 배 인상하기로 하였습니다.]

또 사회적 배려 대상자 160만 가구에 대해 가스 요금 할인 폭도 한시적으로 확대하는데요. 한마디로 정리하면 '선별적' 지원입니다. 민주당, "안 하는 것보다는 나으니 잘하셨다고 말씀드린다"면서도 "그것만으로는 매우 부족하다"고 했습니다. '언발에 오줌누기식 땜질 정책'이라는 것입니다. 더 전폭적인 지원을 촉구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못 막는 그런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특단의 대책이 필요합니다. 우리 민주당이 제안 드렸던 7조2천억원의 에너지 물가 지원금 지급 논의를 최대한 서두르자는 말씀을 드립니다. 포괄적인 민생 회복을 위해서 30조원 규모의 민생 추경, 민생 프로젝트 협의도 다시 한번 제안 드립니다.]

민주당의 구상을 간략히 설명해드리면요. 소득 구간별로 지원 금액은 다르게 하되, 소득 상위 20%를 제외한 80% 전체에 에너지 지원금을 주자는 것입니다. "서민·중산층이 다 난방비 폭탄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일반 서민들도 혜택을 볼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논리인데요. 더 나아가 "정부가 전체 국민에게 지급하겠다고 하면 우리는 환영"이라는 입장도 내놓았습니다.

그리하여 다시 불붙은 '선별적 지원' 대 '보편적 지원' 논쟁입니다. 코로나를 겪은 지난 3년, 재난지원금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불거졌던 바로 그 논란이기도 합니다. 특히 이재명 대표, 대선 후보 시절 '전 국민 재난지원금' 이슈를 직접 이끌어가기도 했는데요. 당내 경선을 지나 본선에서는 이 문제를 두고,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맞붙기도 했습니다.

[이재명/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2021년 11월 3일) : (민주당이) 전 국민들의 삶을 보살피고 또 경제도 활성화할 수 있는 재난지원금의 추가 지급 문제도 적극적으로 추진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 (2021년 11월 8일) : 전 국민에게 주는 것이 아니고 피해를 입은 분들한테 거기에 맞춤형으로 해드린단 얘기죠.]

'보편 복지' '기본소득' 같은 본인의 트레이드 마크를 부각하는 차원이라는 분석, 당시에 나왔지만요. 본인에게 분리한 '대장동' 이슈를 덮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는데요. 이번에도 상황이 묘하게 비슷합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가 꺼내든 '추경 30조' 카드까지 더해서 이번에도 '사법 리스크'에서 눈길을 돌리기 위한 것 아닌가, 이렇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난방비 폭등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당대표 사법리스크와 관련해서 국민 시선을 돌려보려는 의도가 있지 않은가, 그렇게 생각이 듭니다. 올해 본예산 규모는 아시다시피 무려 638조에 이르고 이제 막 집행을 시작했습니다. 추경은 본예산을 집행해보고 긴급하거나 예상하지 못한 사정이 생겼을 때 하는 것입니다.]

그래도 일단 여야 입에 모두 크게 오르내리고 있으니까, 이번에도 이슈 선점에는 성공한 것 같은데요. 어떠한 성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입니다. 이 대표, 대선 당시에는 정부가 난색을 표하면서 결국 한 발 물러났습니다. 그래도 생산적인 논의가 이뤄진다면야 소득은 없지 않다고 평가할 수 있을 텐데요. 이번 경우에는 난방비 지원 논의 자체가 너무 늦게 시작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그리고 지원금을 주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겠죠. 지원금 사각지대는 없는지, 지원금으로 해결 안 되는 부분은 없는지 세심히 살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은희/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 (YTN '이재윤의 뉴스 정면승부' / 어제) : 어려운 계층을 위한 여러 가지 좋은 제도가 있는데 그걸 잘 몰라서 활용을 못 하시는 분들도 있기 때문에, 각 지자체에서는 특히 이러한 추운 계절에 에너지 바우처나 가스요금 할인 이런 것들을 잘 쓰시지 않는 가정은 왜 안 그런가, 좀 적극적으로 찾아가는 그런 행정을 하셔야 된다, 이렇게 생각이 들고요. 따뜻한 공용 공간을 마련을 해서 거기서 지낼 수 있게 각 지자체에서 조금 적극적으로 배려를 하시면 어떨까, 이런 생각입니다.]

두 번째 픽은 < '윤심' 다지기? > 입니다. 정치인에게는 식사도 정치입니다. 그래서 여의도에서 지켜보면요. 정치인들, 점심과 저녁 약속 다 있는 것은 당연하고, 한 끼에 두세 자리를 들르는 모습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는데요. '정치인' 윤 대통령, 어제 점심·저녁 둘 다 국민의힘 의원들과 함께했습니다. 오찬에서 지도부에게 밝힌 이 내용이 특히 화제였죠.

[양금희/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어제) : 3월 8일 전당대회 때 대통령께서 참석해 주시면 좋겠다라고 하는 요청을 드렸습니다. 그렇게 요청드렸을 때 대통령께서 하셨던 말씀은 우리 당원들이, 많은 당원들이 모이고 또 거기 전당대회라고 하는 좋은 축제니까 가서 꼭 참석하시겠다라는, 인사를 하시겠다라고 하는 약속을 해주셨고요.]

어제도 잠시 짚어드렸지만, 이 자체로 주는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한 마디로, '윤심' 결집입니다. 이번에 국민의힘이 전당대회 규칙을 손봤기 때문에, 전대 당일 현장에서 진행되는 대의원 투표는 없죠. 이 때문에 실제 참석할 경우 '엠바고' 사안인 윤 대통령의 전대 참석, 엠바고까지 직접 깨면서 미리 널리 알리는 것이라는 해석도 있습니다.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국민의힘 전당대회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다고 미리부터 홍보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아바타를 뽑으라는 것입니까? 이준석도 가고, 유승민도 가고, 나경원은 잘리고, 이제 다음 타자는 안철수인 것 같은데 안철수 불쌍해서 어떡합니까, 곧 아웃될 텐데.]

현직 대통령의 전당대회 참석,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저는 당장 2014년이 떠올랐는데요. 당시 국민의힘 전신인 새누리당 대표 자리를 놓고 '비박' 좌장 김무성 의원, '친박' 좌장 서청원 의원이 격돌했던 때입니다. 거센 공방으로 당권 경쟁 내내 분위기, 말 그대로 험악했는데요. 서로 자신의 당선을 확신하면서도 속으로는 불안해하고 있던 이때,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전당대회장에 나타났습니다. 저도 이렇게 '귀염뽀짝'한 모습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었는데요. 이번에 당 대표에 도전한 윤상현 의원이 직접 에스코트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죠. 이때도 논란은 불거졌고, 결과도 좋지 못했습니다. '비박' 김무성 의원이 대표 자리를 오른 것입니다. 실망스러운 결과지를 받아든 대통령은 결국 이러한 메시지만 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김무성/당시 새누리당 신임 대표 (2014년 7월 14일) :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저의 온몸을 바치겠습니다, 여러분. 그렇게 해서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해야 합니다.]

[박근혜/당시 대통령 (2014년 7월 14일) : 치열한 경선 과정에서 주고받은 서운한 감정은 모두 잊고 새로운 지도부를 중심으로 하나가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이번에 윤 대통령은 현장에서 어떠한 결과를 받아들지도 궁금해지는데요. 윤 대통령, 어제 저녁은 국민의힘 초선 의원 몇 명과 함께 했다고 하죠. 여기에는 비윤계 의원들 이름이 보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하나 된 당정' '원팀'을 강조했다는 게 대통령실에서 나온 설명인데요. '원팀', 결국 '윤심'으로의 대동단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윤 대통령의 '식사 정치'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합니다.

오늘의 세 번째 픽, < 학교에서 언제? > 입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 조정, 이제 사흘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박향/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 : 다음 주 월요일인 1월 30일부터는 대중교통, 그리고 감염취약시설 등을 제외한 실내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권고로 조정됩니다. 다만, 확진자와 접촉을 했거나 또 호흡기 증상이 있는 경우는 환기가 어려운 3밀, 예를 들면 밀집·밀접·밀폐 환경이 되겠습니다. 거기에 계시는 등에 있어서 감염위험이 증가하는 경우에는 마스크를 착용해 주실 것을 권고 드리겠습니다.]

다음 주에만 전국 1700개 넘는 초·중·고등학교들이 개학을 하는데요. 그렇다면 학교에서는 과연 언제 마스크를 써야 하는지 헷갈릴 수 있죠. 교육부가 오늘 세부 지침을 내놓았습니다. 기본적으로 질병청의 지침에 따릅니다. 다만, 학교·학원 통학버스, 그리고 수학여행이나 체험활동 가는 버스에서는 마스크를 꼭 써야 합니다. 학생들 간에 1미터 간격 유지가 어려운 수업이나 행사 등에서는 착용을 적극 권고합니다.

다음 픽은 < 월급 빼고 다 > 입니다. 1픽에서 다룬 난방비만으로도 부담이 크실 텐데, 정말 월급 빼고 다 오르는 것 같습니다. 꼬깔콘과 빼빼로, 월드콘 등 많은 사람이 즐기는 과자와 아이스크림 가격이 다음 달부터 오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생수, 편의점에서 파는 일부 소화제 가격도 인상을 앞두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지만, 업체들은 "원자재값과 인건비가 올랐는데도 지난해 못 올렸던 것을 이제서야 올린다"고 설명합니다.

마지막 픽은 < 보복 공습 > 입니다. 어제 미국과 독일이 우크라이나에 탱크를 지원하기로 했다는 소식, 다섯번째 픽으로 전해드렸죠. 그 탱크들, "다 불타버릴 것이다" 경고했던 러시아가 실제 하루 만에 공습에 나섰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역에 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퍼부어서 11명이 숨졌습니다. 이들을 포함해 사상자가 22명 나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할리나/우크라이나 주민 : 너무 비극적인 일입니다. 아무것도 남지 않았어요. 무슨 말이 더 필요합니까? 이건 재앙입니다.]

오늘의 뉴스픽은 여기까지입니다. 들어가서 원픽 뽑겠습니다. 뉴스픽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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