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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L코리아', 풍자인가 조롱인가

입력 2023-01-25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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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L 코리아''SNL 코리아'
과유불급이다. 쿠팡플레이 예능 'SNL 코리아'가 선 넘는 풍자 혹은 조롱으로 질타를 받고 있다.

성역 없는 풍자 코미디로 사랑받고 있는 'SNL 코리아'가 최근 우리 사회의 혐오를 조장한다는 지적을 받는 중이다. MZ세대를 마치 비상식적인 집단처럼 담아내 '선을 넘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문제가 된 코너는 'MZ 오피스'다. 최근 'SNL 코리아'의 최고 인기 코너로 꼽히고 있는데, 직장 내에서 여러 가지 황당한 행동을 하는 직원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근무 중 이어폰을 끼고 일하며 상사의 지시는 잘 듣지 않고, 직장에서 개인적인 브이 로그를 촬영하고, 부사 '십분(十分)'과 시간 단위 '십 분(10분)'을 구분하지 못하는 신입 직원들이 등장한다. 앞서 주기자 캐릭터로 사회 초년생의 모습을 그려내며, 풍자와 조롱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줄타기했던 'SNL 코리아'. 이어진 'MZ 오피스'까지 반복적으로 사회 초년생을 웃음의 주인공으로 삼았다.

이를 두고 일부 시청자들은 '1절만 해야 했다', '이제 자리 잡기 시작한 나잇대의 사람들을 그렇게 조롱하고 싶나', '특정 세대를 욕 먹이고 싶은 건가', '처음엔 웃겼지만, 지금은 멸시와 혐오'라는 댓글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MZ세대 언어로 '뇌절(같은 말이나 행동을 반복, 상대를 질리게 하는 것)'이다. 사회 초년생을 상대로 한 'SNL 코리아'의 '뇌절'은 다양한 특성을 가진 젊은 세대를 MZ세대라는 이름 아래 하나로 묶어 스테레오타입을 만들어 낸다.

'SNL 코리아'의 '뇌절'은 사회 초년생을 주인공으로 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최근 영역을 확장했다. 한 대형 패션 온라인 플랫폼을 소재로, 'XXX 냄새 난다'는 대사가 등장했다. 해당 온라인 플랫폼은 10대에서 30대 남성들이 선호하는, 비교적 합리적인 가격대의 패션 아이템을 판매하는 곳이다. 'SNL 코리아'가 이를 낮잡아 언급하면서, 플랫폼의 주요 이용자층인 일부 1030 남성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풍자는 남의 결점을 다른 것에 빗대고 비웃으며 폭로하고 공격하는 행위다. 약자가 강자에게 행하는 것이 풍자다. 'SNL 코리아'는 과거 풍자 맛집이었다. 정치인에게도 성역 없는 질문을 던지고, 권력 집단을 웃음의 소재로 삼았다. 그러나 최근 'SNL 코리아'가 보여주고 있는 풍자의 화살은 약자 혹은 평범한 사람들에게 향해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사회 초년생 패러디로 화제를 모으자, 비슷한 내용만 쏟아내고 있다. 코미디 콘텐트에 대한 과도한 검열은 지양해야 하겠지만, 선을 지키려는 제작진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전했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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