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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센트] 육아휴직 늘었지만…25.3%가 '경단녀'

입력 2023-01-22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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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엔 통계로 말하는 뉴스, 퍼센트 시간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여성 가운데 일을 그만두고 경력이 단절된 여성, 이른바 '경단녀'의 비율은 25.3%. 정부는 육아휴직 기간을 최대 1년 6개월까지 늘리는 방안을 포함해서 각종 지원책을 발표하고 있는데요. 이런 정책들이 실질적으로 '경단녀'를 줄이고 나아가 출산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지 안지현 기자가 짚어봤습니다.

[기자]

한 가정의 주 양육자는 대체로 소득, 좀 더 구체적으론 '기회비용'에 따라 결정됩니다.

취재진이 만난 세 아이를 키우고 있는 '교사 부부'는 그 기회비용이 비슷해 둘 다 나란히 육아휴직을 썼습니다.

교사라 휴직 부담도 비교적 적다 보니, 두 사람이 번갈아 가며 총 6년간 휴직을 한 겁니다.

[박여울/교사 (세 자녀 어머니) : 제가 유급 육아휴직을 하고 그다음 (해)에 육아휴직을 하면 무급이 돼 버리기 때문에 저희 남편이 투입된 거죠. 경제적 계산을 하고 이 계획을 짰던 거였어요. 경제적인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대부분은 육아휴직 기회비용이 남성이 크단 이유 등으로 여성이 주 양육자가 됩니다.

취재진이 접한 또 다른 부부도 그랬습니다.

두 사람 모두 같은 업종에서 근무했지만 육아로 '퇴사'까지 해야 했던 건 아내였습니다.

[하영민/경단녀 : (어린이집에서) '어머니, OO(자녀)만 아침 일찍 와서 제일 늦게 가요' '너무 슬퍼 보여요' 이런 얘기를 자꾸 계속해요. 또 애도 계속 아프고 죄책감이 컸어요. 남편이 직급도 더 높다 보니깐 제가 그만두는 게 맞다고 그때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재취업이 가능할 거라 생각했지만, 구직 활동은 벌써 2년째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영민/경단녀 : 금방 다시 일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했었어요. 알아보는데 (회사에서) 남자를 더 우선하고 애가 없거나 나이가 어린 식으로 (제가) 조금 밀리는 게 느껴졌어요. 20대 때 생각했던 30대 모습은 아닌 것 같아요, 지금 제 모습이.]

이번 퍼센트에서 주목한 수치도 바로 25.3%.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아이(18세 미만)를 키우는 여성 가운데, 경력이 단절된 여성, 이른바 '경단녀' 비율입니다.

네 명 가운데 한 명꼴이죠.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점차 늘어 24.1%까지 올라왔지만, 여전히 70% 넘는 나머지는 여성 몫으로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경단녀'는 여성의 세대별 고용률 통계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납니다.

20대까지 남성보다 더 높았던 여성 고용률은 30대 중반 들어 57.5%까지 뚝 떨어지고, 이때 남성과의 격차는 30%P 넘게 납니다.

이후 소폭 상승하지만 20%P 가까운 격차를 더 좁히진 못합니다.

이 격차는 결국 남녀 간 임금 차별을 불러오고 가정 내에선 '기회비용'을 따져 여성이 주 양육자가 되는 모습으로 돌아갑니다.

이 때문에 남성 육아휴직 시 소득대체율을 높여 참여를 유도해야지, 무작정 18개월까지 휴직 기간을 늘리는 건 오히려 여성 경력단절을 유도한단 분석이 나옵니다.

[최영/중앙대 사회복지학 교수 : 제일 중요한 건 휴직을 했을 때 적정한 소득이 보장돼야 휴직이 가능한 형태가 돼야 하는데, 길면 길수록 여성 같은 경우에 경력 단절이나 노동의 참여를 저해하는 요소가 많다는 연구도 되게 많아요.]

또, 이마저도 육아휴직 자체를 쓰기 힘든 비정규직은 휴직 급여 지급을 받지 못하는 것도 한계로 지적됩니다.

이처럼 휴직 기간엔 경제 지원을 통해 최대한 남성의 참여를 유도하고,

이어 초등학교까지 이어지는 '돌봄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믿고 맡길 수 있는 기관 마련이 시급한 문제라고 말합니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여성의 경력단절'이란 희생으로 만들어진 지금의 합계 출산율조차 지키기 힘들지도 모릅니다.

(영상디자인 : 최석헌 황수비 이정회 / 영상그래픽 : 박경민 / 취재지원 : 김연지 최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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