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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에서 쓰러진 여성 동료…그런데 119 신고를 안 했다?|도시락 있슈

입력 2023-01-19 09:17 수정 2023-01-19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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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9일)도 '도시락 있슈' 이도성 기자, '월드클라스' 이용주 캐스터 나왔습니다. 먼저 도시락 보이, 오늘(19일) 첫 번째 도시락 들어볼까요?

[기자]

< 성추문에 몸싸움까지 > 입니다.

이런 일이 일어난 곳, 다름 아닌 합천의 해인사입니다. 절이에요.

팔만대장경을 모신 곳이기도 하죠. 일단 영상으로 먼저 보시죠.

[승려 : 멱살 잡은 거야? 멱살 잡은 거야, 당신?]

[승려 : 비키세요! 스님들이 들어가는데 길을 막고 이래?]

들어가니, 못 들어가니 하면서 밀치고 싸웠습니다. 넘어지는 사람도 있었고요. 진흙탕 싸움이 따로 없었습니다.

어제는 골프장 모습 보여드렸는데, 오늘은 사찰이네요.

해인사의 차기 주지를 뽑기 위한 임시 회의가 열린 날이었습니다. 사흘 전이었는데요.

이 과정에서 1명이 다쳐 병원에 실려 가기도 했습니다.

[앵커]

해인사면 신라 시대 지어졌잖아요. 1420년 전이네요. 우리나라 3대 사찰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인데, 도대체 왜 이러는 거예요?

[기자]

주지였던 현응 스님이 성추문으로 지난주 사직서를 냈는데요.

후임 추천을 두고 갈등이 시작됐습니다.

현응 스님을 임명했던 원로들이 또다시 차기 주지를 추천하려 했던 거죠.

여기에 항의하려고 회의장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충돌이 벌어졌던 겁니다. 현장 한번 볼까요?

[해인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 해인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와 해인사 집행부가 합의되지 않은 주지 추천은 절대 반대한다, 반대한다!]

최근 비구니, 그러니까 여성 승려를 부적절한 장소에서 만났다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사복에 안경을 쓰고서는 가발을 쓴 여성 승려와 숙박업소를 출입했다는 주장인데요.

지난 2018년 조계종 교육원장 시절에도 유흥업소출입과 성추행 의혹에 휩싸이기도 했습니다.

현응 스님은 의혹을 부인하다가 결국 사직서를 냈습니다.

임기를 8개월 남겨둔 상태였습니다.

[앵커]

근데 이렇게 사직서를 내면 끝나는 건가요?

[기자]

뭔가 조치가 이뤄져야겠죠.

해인사는 지난 16일 현응에 대해 '산문출송'을 단행했습니다.

산문이 절, 출송이 쫓아낸다는 뜻인데, 불교계 전통의 최강징계라고 합니다.

다만 정식 징계는 아니라고 하고요.

조계종이 조사를 위해 사직서를 보류 중입니다.

조계종은 "조사를 통해 계율을 어기는 사항이 확인되면 엄중하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오랜 파벌 싸움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지만 잘못된 것들은 제대로 조사해서 바로 잡았으면 좋겠네요. 다음 도시락 보여주시죠.

[기자]

돌보미의 두 얼굴 > 입니다.

어제 JTBC 뉴스룸에서 이상엽 기자가 단독 보도한 내용인데요.

아이를 돌보는 일을 하는 60대가 14개월 아이에게 상습적으로 폭언을 한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됐습니다.

집에 설치한 CCTV에 학대 모습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영상 먼저 볼까요?

아이를 거칠게 침대에 눕히고, 두 팔을 잡아당겨 일으키기도 합니다.

억지도 밥을 먹이거나 꼬집고 욕설까지 했습니다. 한 번 들어보시죠.

[A씨/민간 아이돌보미 : 아오, XXX 참…왜. 뭐. 너 맞는다. 맞아. 내비둬, 이 X아. X같은 X. XX아. 못 나오지? 너, 너희 엄마 아버지 왔을 때 이르면 죽어. 알아?]

[앵커]

화가 납니다. 아이들을 키우는 아빠 입장에서 이런 소식은 진짜 듣고 싶지 않은 뉴스네요.

[기자]

한 맞벌이 부모에게 일어난 일인데요.

반년 넘게 공공돌보미를 구하지 못하다 결국 민간 아이돌보미를 구했습니다.

이 60대 여성 A씨는 자신을 경력 7년이라고 소개했는데요.

최근 두 달 동안 아이를 돌봤는데 이달 초부터 아이가 이상행동을 보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CCTV를 확인했더니 앞에서 본 장면들이 담겨 있던 겁니다.

[캐스터]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다고 표현하잖아요. 금쪽같은 내 아이를 맡겼는데,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저 사람은 대체 뭐라고 하던가요?

[기자]

취재진이 직접 만났는데요. 처음엔 자신의 폭언을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녹음 내용을 들려주니까 말을 바꿨습니다. 한 번 들어보시죠.

[A씨/민간 아이돌보미 : 두들겨 패거나 뭐 이런 것 없어요. 아주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민간돌보미는 관리·감독의 사각지대에 있다고 하는데요.

학대 문제를 일으켜도 자격증을 그대로 유지하는 데다 범죄 전력도 따로 관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경찰은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조사하고 있습니다. 피해 아동 부모 이야기 들어보시죠.

[피해 아동 부모 : 정말 많이 울었던 것 같아요. 아이한테 너무 미안하고. 마음에 남은 상처는 더 오래간다고. 아이가 기억을 영원히 잊었으면 좋겠어요.]

[앵커]

무엇보다 아이의 상처가 빨리 치유됐으면 좋겠네요. 다음 도시락은 뭔가요?

[기자]

< 7시간의 미스터리 > 입니다.

뇌출혈 증세로 쓰러진 동료 여직원을 7시간 넘게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국토연구원 전 부원장이 항소심에서 징역 8년을 선고받았습니다.

1심에서 무죄였는데요. 항소심에서 뒤집혀 법정 구속됐습니다.

[앵커]

근데 왜 7시간이나 방치했던 건가요? 진짜 미스터리네요?

[기자]

두 사람이 함께 있던 사실을 숨기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내연관계였던 걸로 드러났기 때문인데요.

자신의 아파트에서 여성이 의식을 잃자 3시간 뒤에야 밖으로 데리고 나왔습니다.

그리고 또 4시간 넘게 차량에 태운 채로 방치했고요.

뒤늦게 병원 응급실로 향했지만 이미 숨진 상태였습니다.

[캐스터]

내연관계인 걸 숨기기 위해서요? 아니 사람 목숨이 왔다 갔다 하는데 그런 거 생각할 정신이 있었다나요?

[기자]

조사 결과 처음 쓰러졌을 당시만 해도 자가 호흡이 가능해 곧바로 119 신고를 했더라면 살 수도 있었을 거라고 합니다.

인근 119안전센터가 고작 1.4km 거리였거든요.

여성이 쓰러진 걸 사무실에서 우연히 발견한 것처럼 위장하려 했던 것으로도 드러났습니다.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사진을 찍기도 했다고 하고요.

[앵커]

너무하네요. 그런데 1심에서는 무죄가 나왔어요?

[기자]

의식을 잃은 여성에 대해 구호 조처를 제대로 하지 않은 건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사망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거나 고의로 죽이려 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거였는데요.

항소심 재판부 판단은 달랐습니다.

기도를 확보하고 응급실로 옮겼다면 피해자가 숨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큰데도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는 겁니다.

내연관계가 발각될 것이 두려워 은폐하려고 했다고도 봤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징역 8년을 선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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