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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재욱 "'환혼' 도전 자체가 내겐 큰 성취감"

입력 2023-01-1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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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욱이재욱
배우 이재욱(24)이 해냈다.


이재욱의 얼굴엔 환한 미소가 가득했다. 끝났다는 안도감과 도전 자체가 준 성취감 때문이다. tvN 주말극 '환혼'에 이어 '환혼: 빛과 그림자'까지 총 30부작, 1년에 걸친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촬영 기간 자체도 길었지만 준비 기간까지 포함하면 1년 반을 훌쩍 넘긴다. 이렇게 장기간 한 작품만을 파고들며 치열하게 연기했던 건 처음. 데뷔 5년 차 배우에게 주인공의 무게가 견디기 어려웠을 법도 하지만 파트너 정소민·고윤정과 차진 호흡을 자랑하며 시즌1 최고 시청률 9.3%, 시즌2 최고 시청률 9.7%(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대호국에 가면 진짜 장욱이 있을 것만 같은 느낌으로 시청자를 홀렸다. 그 정도로 이재욱은 장욱화가 됐고 이질감 없이 작품의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자들을 안내했다.

-종영 소감은.

"이렇게 긴 작품은 처음 해봐서 잘 마무리가 돼 행복하다. 팬분들께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

-시즌1과 시즌2 촬영을 하면서 연기적으로 어떤 점에 집중했나.

"일단 파트1 같은 경우 장욱과 내가 닮은 모습이 많았다. 이재욱으로서 장욱에게 다가가 나의 색을 많이 드러냈다. 파트2에선 완전히 다른 모습을 위해 말을 아끼고 말투고 좀 더 세게 했다. 파트1과 파트2 촬영을 하면서 (여 주인공이 바뀌었는데) 큰 문제는 없었다. 파트2 설정 자체가 어차피 내가 낙수인지 아닌지 몰라야 하는 부분이라서 어려운 부분은 없었다. 파트1과 파트2 모두 대본리딩 후 촬영을 진행해서 크게 힘든 부분은 없었다."

-대호국이란 곳 자체가 신선했다.

"모든 게 처음 보는 설정이었다. 처음 보는 환경이었는데 세트장에 가로등도 있어 로맨틱한 공간이 있는 사극 현장이었다. 말투도 딱딱하지 않아 불편함이 없었다. 촬영하며 재밌었고 이렇게 연기해 볼 수 있는 날이 언제 또 있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새로운 경험이었다. 대호국이란 설정 자체가 대본을 보면서 이해하기 어렵고 초반에 외우기도 어려웠는데 시청자분들께 잘 설명을 드린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여타 사극의 의상과도 좀 달랐다.

"처음엔 기존에 봐왔던 한복이 아니라서 당황하기도 했지만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의상은 맞지만 차별화된 부분이 있다고 생각했다. 조선시대나 고려시대 의상과는 좀 다르게 보였을 수 있을지언정 예쁘고 아름답다고 느꼈다. 술사마다 옷이 다른 것도 매력적이고 집안마다 다른 것도 매력적이다. 각기 다르지만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미를 가지고 있지 않나 생각했다."

-어떤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나.

"일단 3회 엔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촬영하면서 매를 100대 이상 맞았는데 현장에서도 보호대 위에 맞았는데도 진짜 많이 맞았다. 마지막에 일어나는데 웃음이 터져 나오더라. 그 장면은 장욱의 색을 잘 보여주는 신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내 안에서 '이 사람들에게 인정받으려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지?'란 생각이 들며 무언가가 끌어 오르기도 했다."

-애드리브는 많았나.

"홍 작가님들이 좋아했다. 무덕과의 티키타카는 거의 다 애드리브였다. (정) 소민 선배가 워낙 잘 받쳐주는 분이라 몇몇의 애드리브는 장욱의 캐릭터를 잔망스럽게 잘 만들어줬다."

-파트너 정소민, 고윤정은 어떤 매력의 소유자였나.

"소민 선배는 워낙 작품을 많이 한 선배라 새로운 환경이 와도 노련하게 해냈다. (고) 윤정 누나 같은 경우 웃음을 잃지 않는 긍정적인 사람이었다. 두 사람과 촬영하며 배울 게 많았다."

-근데 '환혼'을 보면 볼수록 묘하게 두 사람이 하나처럼 느껴지더라.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비슷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연기할 때도 캐릭터 이름이 다른 것이지 영혼은 같다고 생각했다. 하나의 인물로 생각하며 촬영했다."

-'환혼'이 해외에서도 좋은 평을 얻었다.

"SNS 팔로워 수가 '환혼' 파트1 시작할 때 330만 정도였는데 510만을 넘겼다. 감회가 새롭다. 얼마 전 한국관광청에 홍보대사로 말레이시아에 다녀왔는데 공항 앞에서 환대하는 팬들이 있었다. 정말 많은 분이 '환혼'을 보고 있구나 생각하게 된 순간이었다. 14일부터 국내를 시작으로 아시아 팬미팅을 한다. 몸치라서 춤은 다 뺐고 노래나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트들을 짜고 있다. 기대해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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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 멤버들이라 정말 친해졌겠다.

"(황)민현이 형이 '환혼' 멤버들과 엠티를 다녀온 적 있다고 했었는데 엠티라고 표현할 만한 그런 여행을 다녀왔다. 계곡에 가서 수박 넣어뒀다가 먹고 밤에 고기 구워 먹고 불멍 하면서 이문세 선배님 노래 듣고 돌아왔다. 그냥 그렇게 누구한테 일상이 되는 게 행복이 되더라."

-액션 연기, CG 연기도 많았다.

"적응은 된 것 같다. 어느 정도 CG에 대한 레퍼런스가 나오기 시작하고 자세히 설명을 듣다 보니 익숙함은 생겼지만 아직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다. 눈으로 보지 못한 장면도 몇 개 있다."

-가장 연기할 때 편안하게 느낀 장르적인 지점이 있나.

"이번에 칼 액션에 대한 매력을 많이 느꼈다. 아무래도 촬영 직전부터 무술팀과 호흡을 많이 맞췄는데 다음에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성취감을 많이 느껴서 액션을 꼽고 싶다."

-신승호와 브로맨스도 인기였다.

"승호 형도 약간 애드리브 욕심이 있는데 한 번 시작하면 끝이 없어서 감독님이 컷을 늦게 하곤 했다. 대사는 이미 끝났는데 애드리브로 신이 길어졌다. 승호 형 자체가 현장에서 대사를 즉각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배우라서 더욱 잘 맞았던 것 같다."

-기억에 남는 명대사를 꼽는다면.

"3부 엔딩을 꼽겠다. '무덕아 칼 챙겨라 가자'란 대사로 장욱의 모든 행태가 설명됐다고 생각한다."

-주인공으로서 극 전체에 대한 책임감도 컸겠다.

"확실히 긴 호흡의 작품을 하니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더라. 촬영을 시작하기 직전엔 마음가짐이 항상 불안하다. 공부하고 구상했던 캐릭터가 과연 현장에 가도 잘 맞을까 고민한다. 장욱이다, 주연이다 그걸 떠나서 작품 들어갈 때 항상 캐릭터를 잘 구현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한다. 운이 좋게 간극이 심한 캐릭터를 계속 보여줄 수 있었다."

-연기적으로 어려울 때 어떻게 풀어가나.

"감독님께 의지를 많이 하는 편이다. 신도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을 때 감독님한테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하나부터 열까지 다 물어보는 스타일이다. 그리고 그때마다 도움을 청하는 친구들이 있다. 로운 선배, 안효섭 선배다.(웃음) 좋아하는 친구들이다. 대본 읽다가 생각이 많아지거나 캐릭터가 이해가 잘 되지 않을 때 서슴없이 물어보는 편이다."

-고윤정과의 벽치기 키스신이 화제였다.

"일단 찍으면서 머리가 하얗게 됐다. 메이킹을 보니까 내 귀가 빨개지고 그랬더라.(웃음) 키스신을 찍을 때 항상 생각이 많아진다. '입 맞추는 두 사람'이란 텍스트 외에 제대로 설명된 게 없어서 하나부터 열까지 만들어가야 한다. 근데 박준화 감독님이 키스신을 잘 그려나가는 분이라고 생각했다. 벽치기까지 생각했더라. 감독님이 날 밀쳐가며 리허설을 하고 그랬다."

-댓글을 잘 챙겨보는 편인가.

"팬들 반응이나 댓글들을 확인하는 편이다. '환혼' 하는 날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환혼' 검색 후 시청률을 확인하고, 다음엔 내 이름을 검색한다. 방송하기 3일 전부터 SNS를 확인하곤 한다."

-시청자들의 반응 중 기억에 남는 반응이 있다면.

"''환혼' 시즌3를 해줘'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다. 감사한 말이지만 생각만 해도 너무 힘들 것 같다. (웃음) 너무나 감사한 표현인 것 같다. '환혼' 하면서 군대에 다녀오는 기간 동안 촬영했구나, 이렇게 긴 여정은 처음이었다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럼에도 시즌3를 하게 됐을 때 다른 배우가 한다면 너무 속이 쓰릴 것 같다. 너무 애정이 갔던 캐릭터라서 시즌3 제안을 받는다면 회사랑 정말 심도 있게 얘기해 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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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캐릭터가 장욱으로 바뀌었다.

"박준화 감독님과 다 같이 만난 자리에서 수고했다고 하는데 눈물이 나더라. 정말 사랑하고 좋아했던 작품이란 걸 다시금 느꼈다. 촬영 기간은 1년, 그전 준비 과정까지 포함하면 1년 6개월 정도가 된다. 이 세계관을 잘 이해해야 하는 부분이 가장 커서 감독님, 작가님과 만나 많은 얘기를 들었다. 첫 촬영 전부터 대사들은 이미 어느 정도 숙지가 될 정도였다. 작품 들어가기 3, 4개월 전엔 환경적인 부분들을 귀담아들으려고 노력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느낀 성취감은.

"일단 한 번도 못 봤던 작품이다. '환혼'이란 작품이 장르적으로 그간 못 봤던 작품이고 그런 작품에 도전했다는 것만으로도 성취감이 생겼다. 긴 호흡의 작품을 잘 마무리했다는 성취감도 있는 것 같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할 수 있었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어떤 배우로 성장하고 싶나.

"일단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좀 다른 면모들을 보여주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 못해봤기 때문에 하고 싶어서 도전하는 모습들이 있다."

-실제 나이보다 어른스러운 캐릭터를 소화하고 있다.

"일단 어른스럽게 낳아 준 부모님께 감사하다.(웃음) 물론 20대인 내가 서른이 넘은 연기를 하다 보면 가끔 막힐 때가 있다. 나이에 대한 무게를 가늠할 수 없기도 하고 아직 경험해보지 못한 나이라는 압박감 때문에 더욱 잘 표현하고 싶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잘 섞여왔던 것 같다. 나에 대한 생각의 고충을 하면서 캐릭터가 완성되는 건 사실이지만 어렵게만 생각하지는 않는다."

-그래도 내면의 동심은 지키며 살고 있나.

"확실히 나와 비교했을 때 좀 어른이라고 생각 들게끔 하는 선배들이 있다. 나보다 나이가 어려도 정말 성숙하다고 느껴지는 친구들이 있다. 그들의 이야기를 귀담아듣기도 하고 서로 소통하며 나 이재욱이란 사람도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마음은 동심인 것 같다. 훗날 나이가 들어서 동안이 아니라 지금 당장 동안이고 싶기도 하다.(웃음)"

-연기 외 '소확행'은 무엇인가.

"요즘 클레이로 오브제를 만들고 있다. 10개 만들어야 하나가 나올까 말까 하다. 어디 보여주기 민망한 수준인데, 만들고 나면 그렇게 행복하다. 재능은 없지만 이렇게 재밌더라. 제대로 배워볼까 진지하게 고민 중이다."

-배우로서의 삶에 대한 만족도는.

"말레이시아에 갔을 때 환대를 해주니 무언가 좀 내가 상상한 연예인의 삶이었던 것 같다. 그런 것들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것 같아서 좀 묘했다. 직업적으로 만족도가 높다기엔 자존감이 깎이는 일이 생기는 것 같다. 나보다다 출중한 분들이 많고. 그래서 더 노력하고 성찰하고 열심히 하게 되는 직업인 것 같다."

-본인 스스로 달라진 점이 있나.

"달라진 게 많이 있지는 않은 것 같다. 어딜 다닐 때 조심스러워진 것은 사실이다. 마스크, 모자를 쓰고 다니는 게 습관화가 된 것 같다. 외적인 부분을 최대한 가리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좀 바뀐 것 같다. 심리 상태나 성격은 변한 게 많이 없는 것 같다."

-인생의 좌우명은.

"좋아하는 말 중에 하나는 '하늘 위에 하늘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라는 말이다. 1년 전, 2년 전 '환혼' 끝나기 전의 모습도 상상하지 못했는데 5년 뒤 내 모습이 어떨 것 같냐는 질문엔 뭐라고 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5년 뒤에 성실하게 말하겠다."

-입대 계획은.

"입대를 생각하면서 플랜을 짜고 있지는 않다. 체력적으로나 손이 닿는 곳까지는 작품을 해보고 싶다. 일이 바빠지는데 여기에서 오는 행복감을 일단 좀 더 느끼고 싶다. 일을 열심히 할 계획이고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꼭 다녀올 생각이다."

-일에 굉장히 열정적이다. 그 열정은 어디에서 나오나.

"그냥 후회하고 싶지 않은 내 안의 욕심이 있다. 아직 너무 젊고 체력도 많은데 내가 귀찮고 힘들다고 해서 쉬고 싶다고 놓치면 후회가 남을 것 같다. 그 후회가 더 힘들 것 같아서 계속 부딪치고 싶다."

-앞으로 남은 20대를 어떻게 채워가고 싶나.

"앞으로 많이 남았지만 소처럼 열심히 일할 생각이다.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많이 노력하겠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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