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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추행 피해자에 "자신을 돌아보라…운명 받아들여라"

입력 2022-12-29 20:43 수정 2022-12-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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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런 일을 겪으면 정말 어떨까 싶은데요. 성추행 피해자가 심리상담을 받으러 갔는데 상담사의 말이 황당합니다. 왜 본인만 유별나게 그런 피해를 겪는지 자신을 돌아보라 했고, 또 운명이라는 얘기까지 했습니다. 상담인지, 또 다른 가해인지 모르겠습니다.

이가람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여름 성추행을 당한 20대 여성 A씨는 최근 검찰청사 안에 있는 '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서 심리상담을 받았습니다.

범죄 피해자를 돕기 위해 법무부가 국고보조금을 주고 운영을 맡긴 곳입니다.

과거에도 비슷한 피해를 입었던 터라 상담사에게 불안감을 호소하자 스스로를 돌아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상담사 : 이상하게 자기는 (다른 여자들에 비해) 그런 일을 몇 번 겪었단 말이에요. 그래서 나라면 나를 한번 볼 것 같아요. 왜 나는 유별나게 더 겪는 것이지?]

운명 얘기도 합니다.

[상담사 : 운명적으로 내가 그렇게 타고났다면 어떻게 받아들이고 살아갈 것인가. 그게 더 중요하다.]

2차 가해라고 판단한 A씨는 결국 두 번 만에 상담을 중단했습니다.

[A씨 : 이런 문제를 계속해서 겪어야 할 운명의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다시는 저한테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해당 상담사는 취재진에게 "피해자에게 무조건 위로와 지지가 필요한 건 아니"라며 "부정적인 생각을 바꾸라는 취지였다"고 해명했습니다.

센터 측은 상담사의 실수였다면서도 피해자의 성향 탓을 하는 취지의 말도 했습니다.

[범죄피해자지원센터 관계자 : 다 실수가 있기 마련이고 완벽하지는 않잖아요. 피해자들 중에 성향에 따라서는 조금 관대하게 넘어가는 경우도 있고.]

다만, 해당 상담사에겐 앞으로 상담을 맡기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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