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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치울 때마다 시신 나와"…비상사태 선포된 미국 버펄로시

입력 2022-12-28 20:51 수정 2022-12-28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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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성탄절 연휴에 미국을 강타한 눈폭풍으로 사망자가 최소 60명을 넘었습니다. 뉴욕주 버펄로시에서는 눈을 치울 때마다 시신이 나온다고 하는데요. 비상사태가 선포된 버펄로시에 저희 김필규 특파원이 나가있습니다.

김필규 특파원 뒤로 지금 엄청나게 쌓인 눈이 보이네요?

[기자]

크리스마스 연휴 동안 1.2m가 넘는 눈이 쏟아진 이 곳 버펄로에는 제설작업이 진행되면서 지금 보시는 것처럼 곳곳에 눈 산성이 쌓이고 있습니다.

특히 이 지역에만 서른 명 넘는 희생자가 발생하면서 이번 겨울 폭풍으로 인한 미국 전체 사망자는 총 64명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다.

[앵커]

제설작업이 진행이 될수록 안타까운 사연이 계속 늘고 있다고요?

[기자]

지난 23일에 차로 귀가하다가 폭설에 고립된 한 간호조무사가 911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구조대가 오지 못해서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직접 찍은 눈보라 영상, 또 가족과 주고받은 문자 등이 나중에 공개돼면서 안타까움을 더했는데요.

이 때문에 경찰과 소방관들이 이처럼 눈에 완전히 갇혔거나 또 버려진 차량에 혹시 아직 희생자가 있는지 계속 살펴보고 있는 상태입니다.

[앵커]

그렇게 눈 때문에 지역 자체가 고립이 되면서, 약탈 강도 사건도 벌어지고 있다는 건 무슨 얘기입니까?

[기자]

제가 지금 있는 곳보다 안쪽으로 조금 더 들어간 시내에는요, 폭설로 상점들이 일제히 문을 닫은데다, 또 신고를 해도 경찰이 출동하지 못하다 보니 약탈이 일어나고 또 총격도 벌어지는 무법상태가 한동안 이어졌습니다.

밤새 제설작업이 꾸준히 진행이 되면서 지금은 어느정도 잠잠해진 모습입니다.

반면 스노우모빌을 타고 다니면서 이웃에게 생필품을 전하거나, 또 고립된 이들을 직접 찾아나서는 시민들의 선행도 있따르고 있는데요.

얼마 전 한국 관광객들을 구해줘 미국 사회에서 큰 화제가 되었던 미국인 부부를 저희 JTBC가 처음으로 직접 만나봤습니다.

이 소식은 리포트로 준비했습니다.

10명의 한국 관광객들이 캠파냐 부부의 집 문을 두드린 것은 지난 23일입니다.

나이아가라 폭포로 가던 중 차가 눈에 빠지면서 삽을 빌리러 온 건데, 캠파냐 부부는 이들을 집으로 들어오게 했습니다.

[앨릭스 캠파냐/미국 뉴욕주 : 날이 좋으면 나이아가라폭포까지 40분이면 도착하죠. 하지만 눈폭풍 속에선 다른 행성에 가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2박3일을 머물며 크리스마스를 보낸 이들은 잇따르는 사망자가 소식을 보며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마침 캠파냐 부부의 냉장고엔 김치와 고추장 등 한국 음식 재료가 가득했습니다.

최근 이들 부부는 한국 음식 관련 동영상에 푹 빠져 있었습니다.

[앤드리아 캠파냐/미국 뉴욕주 : 대단한 우연이죠. (한국 음식에) 관심 갖고 있는데 한국 사람들이 나타나 함께 지내게 된 게 운명 같았죠. 놀라웠어요.]

이들의 선행은 뉴욕타임스를 비롯 NBC, CNN 등에 소개됐습니다.

하지만 자신들을 '선한 사마리아인'이라고 부르는 게 부담스럽다고 했습니다.

[캠파냐 부부/미국 뉴욕주 : 우리는 그 사람들을 돕기 위해 필요한 장소에 있었을 뿐입니다. 누구도 그 상황에선 그렇게 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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