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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부모급여 준다지만…'없는 게 많은' 소멸위기 마을

입력 2022-12-14 21:06 수정 2022-12-14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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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내년부터 아이를 낳는 부모에게 한해 840만원, 내후년부터는 12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인구가 줄어드는 걸 막기 위한 건데, 이런 현상은 지방으로 갈수록 더 심각합니다. 

일자리도, 교육시설도 모자라고 기본적인 문화 생활조차 누릴 수 없는 사라질 위기의 마을을 밀착카메라 이희령 기자가 찾아가봤습니다.

[기자]

경남 거창군 가북면, 우혜마을로 들어오자 작은 가게들이 나타납니다.

[곽정구/경남 거창군 가북면 주민 : {가북면 지역에 식당이 몇 곳 정도 있어요?} 세 곳 정도 있는데, 한 군데는 여기 있고.]

수요가 적다보니 음식을 시켜먹는 것도 어렵습니다.

배달앱엔 '주문할 수 있는 식당이 없다'고 뜹니다.

[경남 거창군 거창읍 치킨집 : 가북이요? {네.} 저희 가북까진 배달이 안 돼요.]

[경남 거창군 가조면 치킨집 : 전에 한 번 보니까 택시로 배달시키더라고.]

극장에서 문화생활은 즐길 수 있을까.

[경남 거창군 가북면 주민 : 젊은 사람이나 갈까. 우리는 안 가봤어.]

저희가 있는 곳은 파란 점으로 표시돼 있습니다.

제일 가까운 영화관은 거창군 거창읍에 있습니다.

지도로만 봐도 상당히 거리가 떨어져있는걸 알 수 있습니다.

버스를 타라고 나오는데, 하루에 배차가 4번 정도 됩니다.

하지만 실시간 정보가 제공되지 않아서 버스가 어디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버스정류장 안내판에도 정보가 전혀 없습니다.

버스가 언제 오는지 알 수가 없는 겁니다.

시간 맞춰 버스를 타고, 굽이굽이 40분 넘게 달려 시내에 내렸습니다.

제일 빨리 시작하는 영화를 예매했습니다. 끝나는 시간이 7시 48분인데요.

마지막 버스가 6시 30분에 떠나니 대중교통으로 돌아가려면 이 영화를 볼 수가 없습니다.

도시에서 누리는 생활이 당연하지 않은 이곳.

40년 전엔 4300명이 살았지만, 지금은 1400명으로 줄었습니다.

고령 인구 대비 젊은 여성 인구 비율이 낮으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되는데, 가북면 같은 소멸위험지역은 전국 읍면동 1800곳이 넘습니다.

[경남 거창군 가북면 주민 : 젊은 사람들한테 뭘 좀 잘해줘야 농사짓고 애들 키우고 하는데 정부의 뒷받침이 안 되잖아.]

[하종기/경남 거창군 가북면 주민 : 공장 같은 거, 이런 게 들어와야 하지.]

[신상협/대성고등학교 3학년 : 면사무소, 보건소 같은 거 있으니까 공무원들이 많이 오시거나 하시는데 그거 아니면 딱히 할 게 없거든요.]

일자리가 없는데다가 교육 여건도 좋지 않다보니 젊은 층들이 계속 마을을 떠났습니다.

중학교 분교도 2008년 문을 닫았습니다.

하나 남은 초등학교가 사라지는 것만은 막기 위해 지자체는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김성원/가북초등학교 교장 : (가북초등학교에 전입하면) 7년 동안 무상으로 거주를 하실 수가 있습니다. 군에서 일자리도 소개를 해주거든요.]

작은 결실도 있었습니다.

교육 프로그램이 좋은 학교로 조금씩 알려지면서 다른 지역에서도 찾아오고 있습니다.

[김성원/가북초등학교 교장 : 방과후학교 과정 프로그램을 일곱 개를 (무상으로) 운영하고 있는데,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도도 상당히 높습니다.]

다만 이 학생들도 졸업을 하면 중학교는 이웃마을로 다녀야 합니다.

일자리도, 교육여건도 지자체의 노력만으론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 건 여기 없다", "안 된다" 이 마을에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거스를 수 없을 것 같은 흐름을 바꿔보려고 애쓰는 모습도 만났습니다.

10년 뒤, 이 마을의 모습은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요. 달라질 수 있을까요. 밀착카메라 이희령입니다.

(VJ : 김대현 / 영상디자인 : 신재훈 / 영상그래픽 : 박경민 / 인턴기자 : 강석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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