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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센트] 코로나19가 MZ세대에 남긴 '콜포비아'…전화 통화 선호 18%뿐

입력 2022-12-11 18:52 수정 2022-12-11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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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통계로 말하는 뉴스, 퍼센트 시간입니다. 전화 통화를 두려워하거나, 기피하는 현상, '콜 포비아'. 코로나로 인해 첫 대학생활, 첫 사회생활도 비대면으로 시작한 젊은 세대사이에서 흔히 나타난다고 하는데요 응답자 약 30%가 '콜포비아를 경험했다'는 조사도 있었습니다.

퍼센트의 안지현 기자입니다.

[기자]

실험에 참여한 대학생 3명에게 한 가지 주제에 대해 메일을 작성해달라고 요쳥했습니다.

[코로나를 보낸 소회를 각자 메일로 적어서 보내주시겠어요?]

약 10분간 메일을 작성한 후, 한 명씩 별도 장소로 이동해 갑자기 전화를 걸었습니다.

3명의 학생 가운데 2명은 전화 통화가 불편했다고 했습니다.

[김태우/23세 : 생각보다 말하는 게 쉽지 않았고 계속 더듬어서 좀 많이 힘들었던 것 같아요.]

[최인선/23세 : 메일로 써본 것임에도 불구하고 전화로 다시 말하려고 하니깐 당황하고 좀 많이 생각해보게 된 것 같아요.]

실험에서뿐 아니라 평소에도 전화 통화를 꺼리는 건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최인선/23세 : 상대방이 언제 무슨 얘기를 할지 미리 준비가 안 된 상태고, 제가 그때 바로 대답을 어떻게 해야 할지 당황할 수 있기 때문에…]

[김태우/23세 : 교수님 전화였는데 안 받았어요. 중요한 전화를 거절할 수 있었고, 필요한 상황에도 제가 먼저 걸지 않는 상황도 몇 번 있었기 때문에 (좀 불편했던 적도 많았어요.)]

실제로 1980년에서 2005년 출생자들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약 30%가 전화 통화할 때 불안감' 이른바 '콜 포비아'를 느낀다고 답하기도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건 세대 특성에 더해 지난 3년간 지속된 코로나19가 결정적이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최진영/서울대 심리학과 교수·한국심리학회장 : 사회적 경험을 해야 하는 시기에 코로나가 왔단 말이죠. 전화도 안 하고 톡만 하게 되면 (사회적 교류) 기능이 좀 더 약화되고, 약화되다 보면 사람을 기피할 수 있고 전화도 기피할 수 있고 조금 우려스러운 점들이 있죠.]

사회 생활을 시작한 이들도 크게 다르진 않았습니다.

[최예림/27세 : 입사하기 전부터도 전화 자체가 두려웠어요. 배달을 시킬 때도 지금은 전화가 아니어도 할 수 있는 매체들이 너무 다양해져서…]

게다가 코로나19 이후 '청년 우울증'이 가장 많이 늘어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진단도 나옵니다.

무엇보다 사회적 교류 활발해지는 시기에 교류가 아닌 '무력감'을 학습하게 됐다는 겁니다.

실험 참가자 가운데 유일하게 '전화 통화'가 불편하지 않았다고 답한 학생도 지난 대학 생활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이나혜/25세 : 1학년 때는 외부 활동이나 동아리, 소학회 등 다양한 활동을 좀 많이 했었어요. 코로나가 터지면서 순식간에 물거품이 돼버린 기분… 그러면서 집에서만 수업을 듣고 친구들도 볼 수도 없고… 제가 좀 무기력해지더라고요.]

'콜포비아'로 불리는 전화 기피 현상과 관련해 저희가 주목한 퍼센트는 바로 18%입니다.

MZ세대로 불리는 응답자 가운데 대화 방식으로 '전화 통화를 선호한다'고 답한 비율입니다.

대신 60% 넘는 응답자는 전화 대신 문자나 카톡과 같은 앱 대화를 더 선호한다고 한 건데요.

흥미로운 건 이처럼 전화보단 문자가 편하고 '콜포비아'까지 느낀다고 답한 응답자 가운데 85%가 나만의 대응 방법이 있다고 답한 부분이었는데요.

그런데 그 방법 중에 가장 많은 건 '모르는 번호는 잘 받지 않는다' 였습니다.

그러니깐, 무시하는 것 외에 별 방법이 없단 뜻이겠죠.

'콜포비아'.

질병은 아니지만 요즘 젊은 세대의 무력감이나 우울증과 무관하지 않다면 우리 사회가 지금 바로 고민해야 할 문제 아닐까요.

(영상디자인 : 최수진·곽세미·조성혜 / 취재지원 : 김연지·최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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