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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360] "메시 2천명" 꿈꾸던 시진핑…현실은 '편집 중계' 역풍

입력 2022-12-09 20:44 수정 2022-12-09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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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월드컵 열기가 뜨거웠던 기간에도 월드컵만큼이나 많이 들려온 해외 소식이 바로 중국의 반 시진핑 시위입니다. 최근 세 번째 연임에 성공하면서 '시황제'라 불릴 정도로 권력을 쥔 시진핑 주석이 가혹한 코로나 통제 때문에 국민적인 저항에 직면했기 때문인데요. 마침 축구광으로 알려진 시 주석이 이런 처지에 놓이게 되기까지는 축구, 그러니까 월드컵의 영향도 있습니다. 인물로 한 주를 정리하는 '인물 360', 오늘(9일)은 바로 시 주석입니다.

백민경 기자가 나와있습니다. 먼저 설명을 좀 해주실까요? 

[기자]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는 중국이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분야가 있습니다.

바로 축구 성적입니다.

인구가 14억, 팬이 2억명이나 되는데 성적은 영 좋지 않습니다.

인구 400만명인 크로아티아가 8강에 가는 축구 강국인데, 중국은 번번이 본선 문턱을 넘지 못하는 수준이죠.

[앵커]

정작 이 옆에 있는 시진핑 주석은 '축구광'으로 잘 알려져 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이렇게 직접 축구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하고요.

또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리오넬 메시라고 합니다.

아르헨티나를 방문했을 땐 메시 유니폼을 받고 좋아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시 주석은 2015년 '축구굴기'라고 부를 정도로 막대한 투자를 시작합니다.

전국에 축구학교 2만 곳을 세우고 '2000명의 리오넬 메시 만들기'를 키우겠다며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시 주석에게 잘 보이려고 '축구공 체조'까지 등장할 정도였죠.

[앵커]

한 명도 힘든 메시를 2천 명을 만든다고요? 단순히 축구를 좋아해서 이렇게까지 하는 겁니까?

[기자]

실제로 축구에 투자해서 돈도 많이 벌었습니다.

지금 보시는 이 기업로고들 모두 이번 월드컵 후원사들입니다.

이 중에 여기 전부가 중국회사입니다. 미국보다 많습니다.

카타르 월드컵에선, 호루라기부터 메인 경기장까지 모두 중국이 만들었는데요.

당장 루사일 주경기장, 중국이 지었는데,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으시죠?

2008년의 베이징 올림픽 경기장과 거의 똑같습니다.

[앵커]

결국에는 자기들이 지은 경기장에서 다른 나라 선수들이 뛰는 모습만 지켜본 셈이네요.

[기자]

일단 여기서 중국의 월드컵 성적표를 한번 보면요.

40년간 딱 한 번 빼고 모두 예선 탈락했습니다.

본선 진출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는데 그때도 32개국 중에 31위였습니다.

14억 인구 중에 잘 뛰는 사람만 11명 뽑아도 이보다 낫겠다는 얘기를 축구팬들이 할 정도였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단지 축구를 못 하는 걸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골이 들어가면 관중들이 울고 웃는 모습.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모조리 편집해버렸습니다.

중국에서는 강력한 코로나 봉쇄 정책을 펴고 있는데 중국인들이 보면 불만이 커질 거라는 생각에서입니다.

이걸 편집하느라 축구 중계가 무려 52초간 지연되는 일까지 있었습니다.

결국 이런 검열이 백지시위에 기름을 붓는 역할을 해버립니다.

[앵커]

그러니까 지금 나오는 게 백지시위의 모습이죠. 항의의 뜻을 밝히는 게 시위의 목적인데 종이를 보면 오히려 아무 말도 안 쓰여 있거나 엉뚱한 내용이 쓰여 있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중국 사회에서는 공개적으로 반정부 시위를 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죠.

아무 말도 쓸 수가 없어서 이렇게 A4 용지를 들고 얼굴을 가린 건데요.

사실은 이런 뜻이 담겨 있습니다.

[앵커]

'시진핑 퇴진' 그런데 이런 얘기를 하면 중국에서는 잡혀가지 않습니까?

[기자]

직접 얘기할 수는 없겠죠.

그래서 웬 수학방정식이 등장하는데요.

프리드먼 방정식입니다.

복잡한데 내용은 사실 중요하지 않고 만든 사람 이름이 프리드먼입니다.

프리드먼, 영어로 풀려난 사람과 발음이 비슷하죠.

코로나 봉쇄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 겁니다.

엉뚱하게 바나나, 새우, 이끼도 등장합니다.

중국어로 바나나 껍질을 읽으면 시진핑과 발음이 비슷해집니다.

새우 이끼를 연결하면 하야하라, 퇴진하라라는 뜻의 중국어가 됩니다.

먼저 바나나 껍질, 새우 이끼를 들어보시죠.

이번에는 시진핑 하야를 들어보시죠.

[앵커]

그러니까 대놓고 말을 못 하니까 이렇게 하는 거겠죠?

[기자]

누구도 대놓고 말은 못 할 겁니다.

하지만 정말 강력한 발언이 이번 시위에서 나온 겁니다.

결국 위기감을 느낀 중국 정부는 부랴부랴 제로 코로나 정책을 위드 코로나 정책으로 수정합니다.

시진핑 정권을 상징해 왔던 제로 코로나 정책이 크게 후퇴하면서 체면을 구긴 셈이죠.

하지만 장기 집권 발판을 마련한 시 주석이 이를 만회하기 위한 다른 강력한 통제를 내놓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 일은 없으면 좋겠네요. 백민경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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