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취재진은 그래서 구청 예산이 어떻게 대통령 관저 진입로 보수에 쓰였는지 추적해봤습니다. 관련 공문을 입수하고 구청 관계자도 만나봤는데요. 대통령실 경호처가 "이전을 갑자기 하게 돼 예산이 부족하다"며 구청에 요청한 걸로 확인됐습니다.
계속해서 김안수 기자입니다.
[기자]
용산구는 8월과 10월 대통령 관저 인근 도로를 두 차례 정비했는데, 모두 사전에 국방부의 협조 요청을 받았습니다.
용산구도 관련 내용을 검토하고, 내부 문건을 만들었습니다
대통령 입주를 한 달여 앞둔 지난 10월엔 국방부의 공문 발송 하루만에 용산구청과 대통령실 경호처의 실무 회의가 열렸습니다.
그런데 당시 구청 측은 용산구 예산이 쓰이는 것이 의아했다고 합니다.
[용산구청 관계자 : '경호처 예산으로 하셔야 되는 거 아니냐' 그랬더니 (경호처가) 이전을 갑자기 이렇게 하면서 그런 예산적인 부분이 좀 부족하다…]
회의에서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나흘 뒤 1억 2000만원 규모의 도로 정비계획이 잡혔습니다.
[이상민/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시민도 이용할 수 없고, 용산구 소유의 땅도 아니면 용산구 돈으로 집행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해지는 거죠.]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경호처에 문의하자, 국방부에 문의하라며 즉답을 피했고,
국방부는 "인근 주민들은 사전에 협조를 구하면 이용이 가능한 지역이라 용산구 예산을 쓸 수 있다"고 답변해 왔습니다.
하지만 용산구청 공무원은 올해 공사가 이례적이었던 거라며, 앞으론 중앙부처에서 알아서 해야 할 거라고 했습니다.
[용산구청 관계자 : 내년부터는 저희가 해드리는 그런 거는 없을 거예요. 경호처에서 알아서 예산은 다 확보를 하실 거니까…]
(영상디자인 : 곽세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