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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AI 검사하려다…'천연기념물' 죽인 어설픈 공무원들

입력 2022-12-05 21:03 수정 2022-12-06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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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국에 한 곳 뿐인 백조공원이 조류 인플루엔자 때문에 문을 닫을 위기입니다. 53억 원을 들인 이 공원에는 다른 새들도 함께 살고 있었는데요. 담당 공무원들이 조류 인플루엔자 검사를 하려다가, 천연기념물인 원앙을 실수로 죽인 사실이 JTBC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밀착카메라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작은 연못을 활주로 삼아 도움닫기를 합니다.

비행기처럼 날아오르다 수상스키를 타듯 미끄러져 내려앉습니다.

천연기념물이자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종인 고니입니다.

경북 안동의 백조공원엔 원래 고니 수십 마리가 살고 있었습니다.

3년 전 낙동강변 모습입니다. 고니가 보입니다.

지금은 한 마리도 없습니다. 고니를 더 안전한 백조공원으로 옮긴 겁니다.

그런데 백조공원에도 고니가 없습니다.

지금은 안으로 들어갈 수 없게 막아놨는데 조류 인플루엔자 때문입니다.

연못은 텅 비었고, 실내 사육장에 고니 2마리만 보입니다.

최근 13마리 중 11마리가 전염성 높은 조류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걸로 확인돼 모두 살처분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백조공원엔 고니만 있던 게 아닙니다.

공무원들이 공원 안 새장에 무언가 넣고, 여러 번 짐을 나릅니다.

고니와 함께 있던 원앙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겁니다.

원앙은 국내에서 나고 자란 천연기념물이자 보호종입니다.

[경북 안동시청 환경관리과 관계자 : 원앙 11마리인데 검체를 떠서 오늘 보낼 거예요. {상태가 어때요?} (원앙은) 내성이 강해서 (조류 인플루엔자가) 잘 안 나타난대요. 치사율도 낮고.]

[경북 안동시 시설관리공단 관계자 : {특이 사항은 없었어요?} 특이 사항 없었습니다. {지금 다 어디에 있어요?} (시료) 채취하고 격리시켜서, 따로 지금 밥을 주고 있죠.]

하지만 취재 결과 사실이 아니었습니다.

원앙 중 일부가 사라진 겁니다.

백조공원의 또 다른 천연기념물인 원앙은 어디로 갔을까.

안전한 곳에서 보호하고 있는지 더 알아보겠습니다.

[경북 안동시청 환경관리과 관계자 : (원앙을) 잡아서 격리 중이고. (조류 인플루엔자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죠. {백조공원 안에 잘 있어요?} 11마리요? {네.} 아니요. 3마리는 폐사했고.]

공무원들이 원앙도 조류 인플루엔자에 걸렸는지 검사하려다, 11마리 중 3마리를 실수로 죽인 겁니다.

[백조공원 시설관리자 : (죽은 원앙들은) 냉동처리 중에 있습니다. {원앙 11마리가 지금 안에 있다고 들었는데요?} …]

원앙 전문가와 동행하지 않고 급하게 처리하려다 벌어진 일입니다.

천연기념물을 죽이면 3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습니다.

[경북 안동시청 환경관리과 관계자 : 포획할 때 그물에 걸려서…(원앙이) 물속에 잠수를 한단 말이에요. 검체를 떠야 하는데 세어보니 없어서, 우리가 물속이 안 보이잖아요.]

안동시는 2011년 '백조의 도시' 특허를 받았습니다.

2014년 백조공원을 만들고 백조마을 팻말도 붙였습니다.

운영비로 국민 세금 53억원을 썼습니다.

[박희천/조류생태환경연구소장 : (1999년)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안동을 방문했어요. 그걸 우리가 하나의 이야기로 가져가자고. 영국 템스강에 혹고니가 살고 있어요. 유럽에서 (고니를) 가져오기로 하고.]

환경부와 문화재청은 백조공원을 더 운영할 수 있을지 검토중입니다.

또 원앙이 죽게 된 과정도 조사해 책임을 물을 방침입니다.

고니의 흰 날갯짓은 불과 8년 만에 멈춰버렸습니다.

천연기념물은 '기념'하는 게 아니라 '보호'하는 겁니다.

백조공원이 과연 누구를 위한 곳이었는지 생각해봐야 할 겁니다.

(VJ : 김대현 / 영상디자인 조영익 / 인턴기자 : 고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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