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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저앉은 이란 선수 위로…정치 앙숙 넘어선 '스포츠의 힘'

입력 2022-11-30 20:27 수정 2022-11-30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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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은 정치적 앙숙인 이란을 꺾으며, 가까스로 16강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결과도 결과지만, 경기를 마치고 보여준 두 나라 선수들의 모습은 축구의 힘이 대단하다는 걸 다시 일깨워줬습니다.

정재우 기자입니다.

[기자]

< 미국 1:0 이란|2022 카타르 월드컵 B조 3차전 >

이란 대표팀이 국가를 부르는 이 모습은 이번 월드컵의 낯선 장면으로 남게 됐습니다.

첫 경기 땐 어깨동무하며 침묵했고 2차전에선 입만 벙긋했지만, 미국과의 3차전은 사뭇 달랐습니다.

반정부 시위에 힘을 싣기 위해 국가 제창을 거부한 뒤, 이란 정부는 선수의 가족들을 고문하겠다고 위협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결국 정치적 앙숙인 미국 앞에선 이란 정부의 뜻대로 됐습니다.

관중석은 달랐습니다.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끌려간 '마흐사 아미니'의 이름을 꺼내들었고, 여성·삶·자유라고 쓰인 옷을 입었습니다.

피파는 이들을 제지하거나, 끌고 갔습니다.

경기의 균형은 풀리식의 골로 깨졌습니다.

골키퍼와 부딪혀 한참을 쓰러져 있을 정도로 몸을 던져서 찼습니다.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갈 수 있었던 이란 선수들은 이 한 골로 눈물을 훔쳤습니다.

벼랑 끝에서 살아난 미국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쓰러진 이란 선수들을 일으켜 세웠습니다.

정치적 앙숙의 대결이어서 더 주목을 받았던 경기는 정치가 이뤄내지 못한 화합과 감동으로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화면출처 : CNN)
(영상디자인 : 신하림 /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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