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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공권력 희롱" 경고…더탐사 '비번 건 아이폰' 제출

입력 2022-11-30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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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장관의 자택을 찾아갔던 '더탐사'를 향해 경고의 메시지를 냈다고합니다. 공권력을 희롱하는 일을 어떻게 용인하겠느냐며 법을 지키지 않으면 어떤 고통이 따르는지 보여줘야 한다고했다고 합니다. 더탐사 측은 윤 대통령이 경찰에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는데요. 한 장관을 향해서는 본인의 행동을 되돌아보라며 비밀번호를 건, 아이폰을 경찰에 제출하기도 했습니다. 관련 논란을 정치 인사이드에서 짚어봤습니다.

[기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집 앞까지 찾아간 더탐사, 경찰이 한 장관과 그 가족에게 접근하지 말라, 긴급응급조치를 내렸습니다. 스토킹범죄 처벌법에 따른 건데요. 피해자가 접근을 완강히 거부했음에도 주거지를 침입해 불안감과 공포심을 유발했다는 겁니다. 더탐사 측은 즉각 반발했습니다. "한 장관은 정당한 취재에 떳떳하게 임하라"며 "어느 공직자도 경찰을 사설경호업체로 유용할 순 없다"고 날을 세웠습니다.

[더탐사 취재진 (유튜브 '시민언론 더탐사' / 어제) : 저희가 전례 없는 언론이라기보다는 이 정권이 전례 없는 정권이에요. 저희가 사실 과격한 것도 아니거든요? 가서 무슨 욕을 하면서 문을 두드린 것도 아니고. 방문을 해서 한동훈 장관 있으시면은 우리랑 인터뷰하자라고 요구를 한 건데. 이 정도는 사실 모두 다 하고…]

경찰의 응급조치 결정문도 소셜미디어에 공개했는데요. 일부 개인정보는 검게 가렸지만, 한 장관 아파트의 위치 정보와 호수는 그대로 노출이 됐습니다. 설마 일부러 지우다 만 건 아니겠죠? 하긴 앞서 방송을 통해 사실상 이미 공개가 되긴 했습니다.

[더탐사 취재진 (유튜브 '시민언론 더탐사' / 지난 27일) : 도곡동 타워팰리스 앞이고요. 한동훈 장관 집 앞에 있습니다. 더탐사에서 취재하러 나왔습니다. 한동훈 장관님?]

더탐사가 올린 결정문, 피의자에겐 결정문이 아니라, 통보서를 보냈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는데요. 통보서에는 주소 등 개인정보가 담겨 있지 않죠? 경찰 관계자는 형사소송법이 개정된 뒤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피의자에게도 관련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해명했는데요. 더탐사 측이 항고 등 이의제기를 할 수 있다고 판단해, 긴급응급조치를 결정한 사유가 자세히 적힌 결정서를 함께 보냈다는 겁니다.

"더탐사 기자들이 이미 주소를 알고 집 앞까지 찾아갔던 만큼, 결정서를 보내도 큰 문제가 없을 거라 판단했다"고 하는데요. 다만 "한 장관의 주소는 가리고 결정서를 보냈어야 했다"며 "주소가 제3자에게 공개될 거라고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글쎄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는 해명, 책임을 피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윤석열 대통령까지 지대한 관심을 표명한 사안이니 말입니다.

윤 대통령, 어제(29일) 국무회의에서 더탐사를 직접 겨냥한 발언을 했죠? "법무부 장관 집을 그런 식으로 찾아가 공권력을 희롱하는 일이 어떻게 용납이 되겠느냐"며 "법을 지키지 않으면 지킬 때보다 훨씬 고통이 따른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말입니다. 국민의힘도 더탐사를 향한 공세를 한층 강화하며, 용산과 주파수를 맞췄습니다.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더탐사라는 분들 그 전신인 그 매체에서 한때 저희에게도 보복 취재를 하겠다고 경고를 한 적이 있어요. {김재원 의원에게.} 근데 제가 그 얘기를 듣고는 굉장히 가슴이 서늘하더라고요. 보복 취재라는 게 취재 형식을 띤 보복을 의미하는 것 아니겠어요? 매체 내지는 언론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거죠, 그게.]

[박성중/국민의힘 의원 (어제) : 불과 몇 달 전 가세연이 조국의 딸 병원을 찾아가서 인터뷰를 시도한 것에 대해서 괴롭힘으로 규정해가지고 '방송중지'와 '수익정지' 조치를 한 것과 완전히 상반되고 있습니다. 지금 즉시 구글은 범죄 폭력 선동을 일삼는 더탐사를 퇴출하고, 수익창출 및 방송정지를 넘는 '계정폐쇄'의 엄단 조치를 할 것을 요구합니다.]

더탐사 측은 윤 대통령이 수사 가이드 라인을 제시한 거 아니냐? 강하게 반발했는데요.

[더탐사 취재진 (유튜브 '시민언론 더탐사' / 어제) : 신고한지 하루 만에 대통령이 나서서 국무회의에서 범죄로 단정 짓고 이 부분들에 대해서 강력한 처벌을 얘기하는 것은, 지금 이제 이 신고 접수를 받아서 사건의 실체를 파악해야 되는 경찰에게 강력한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겁니다. 이 자체가 대통령, 국정 최고통수권자로서의 대통령이 경찰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는 겁니다. 이것 자체가 제가 보기엔 거꾸로 법을 위반하는 태도예요.]

경찰 수사에 지능적인 항의의 뜻도 전달했습니다. 휴대폰을 임의제출했다고 하는데요. 아이폰에 비밀번호를 걸어 넘겼다고 합니다. 한번 당해보라는 의미겠죠? 

[장윤미/변호사 (채널A '뉴스A 라이브') : 사실 도돌이표로 돌아오는 거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검찰에 있을 때 본인의 휴대전화 임의제출, 압수수색의 대상물로 포함되었지만, 협조하지 않았습니다, 비밀번호 같은 것…]

방송인 김어준 씨도 더탐사를 지원사격하고 나섰습니다. 더탐사가 집에 들어간 건 아니지 않느냐며 권력자라면 이 정도 취재는 용인해야 한다는 겁니다.

[김어준/방송인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지난 28일) : 언론의 이런 취재 방식, 집 앞으로 찾아가는 거, 비판받을 때 있습니다. 상대가 어떤 힘없는 개인이라고 하면 비판받을 여지 있죠. 그런데 그 대상이 한동훈 장관 정도 되는 권력자라면 이건 취재의 일환으로 용인되어야 된다고 봅니다. 주거침입. 들어간 건 아니잖아요?]

글쎄요. 이른바 '조국 사태' 때와는 뉘앙스가 조금 바뀐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향한 과도한 취재 행태를 비판하며 이런 인터뷰도 진행을 했었습니다.

[A씨/조국 전 장관과 같은 아파트 거주 (2019년 11월 22일) : 정치적인 것 다 떠나서 저건 취재도 뭣도 아니다. 그냥 사생활 침해고 스토킹이지 뭐냐, 그런 거예요.]

[김어준/방송인 (2019년 11월 22일) : 좀 살자, 이런 말씀이십니다.]

더탐사 관련 논란, 민주당에선 혹여나 불똥이 튈까, 말을 아끼고 있는데요. 당내 일부에선 확실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더탐사가 제기했던 '청담동 술자리' 의혹. 경찰이 사실이 아닌 걸로 결론을 냈죠. 국민의힘에선 연일 김의겸 의원을 고리로 날선 공세를 펼치고 있는데요.

[손수조/전 대통령 직속 청년위원회 위원 (CPBC '오창익의 뉴스공감' / 어제) : 정치는 결국은 말로 하는 건데 '김의겸이 김의겸했다'라는 말 들어보셨습니까? 뭐냐 하면 아니면 말고 식으로 계속 던지는 거예요, 이분. 벌써 몇 번째입니다.]

확실하게 잘라내지 않으면, 민주당도 함께 끌려 들어간다는 겁니다.

[최재성/전 청와대 정무수석 (YTN '이재윤의 뉴스 정면승부' / 어제) : 김의겸 의원의 청담동 첼리스트 사건, 김의겸 의원이 얘기했는데 그 뒤 이어서 민주당 지도부에서 그거를 또 틀었어요. 그래서 민주당 문제로 번져버린 거죠.]

이미 불똥은 민주당 지도부로 튀기 시작했습니다. 한 보수성향 시민단체가 '청담동 술자리' 의혹과 관련해 민주당 의원 8명을 허위사실 유포 등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고 하는데요.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대거 포함이 됐습니다.

한동훈 장관을 잡으려던 더탐사와 김의겸 의원, 의도와 달리 한 장관의 정치적 몸값은 오히려 더 뛰었는데요. 국민의힘에선 차기 전당대회 출마설까지 흘러나오고 있죠. 가능성은 크지 않아보이지만 말입니다.

[박성중/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윤심을 한동훈 장관에게 실어주지 않겠느냐. 그래서 완전 새 판을 짜지 않겠느냐, 뭐 이런 설인 것 같더라고요.} 그런 가정은 얼마든지 할 수는 있죠. {현실적이지 않습니까, 그 가정은?} 뭐 불가능하다고 볼 수는 없죠. 그러나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아직은 좀 이르지 않겠느냐, 이런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지금 차기 당대표로도 거론될 수도 있다는 말이 나오는데 이 부분은 설득력 있다고 보십니까?} 본인이 그런 선택을 할 가능성은 저는 없다고 봅니다. 그리고 지금 그렇게 될 경우에는 대통령께도 굉장한 부담이 될 텐데요, 결과에 따라서.]

더탐사와 김의겸 의원, 이쯤 되면, 누구를 위해 종을 울렸는지 한번쯤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요? 오늘의 정치 인사이드, 이렇게 정리합니다.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정치 깡패다' 이렇게 또 발언을 하지 않았습니까?} 정치를 잘하신다니까요. 정치적 용어로는 굉장히 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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