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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을 바라보는 따듯한 시선…김물길의 '그림 여행'|상클 라이프

입력 2022-11-25 09:17 수정 2022-11-25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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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상암동클라스'를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상암동클라스 / 진행 : 이가혁·김하은


[앵커]

상클라이프 시간입니다. 금요일 아침에 상클 가족 여러분의 일상에 휴식을 선물해 드립니다. 영상만으로도 기분 좋은 힐링지 추천해 드리겠습니다. 오늘(25일)도 저희의 길잡이가 되어 주실 분 영상으로 먼저 만나보겠습니다. 일상과 풍경에 상상을 더한 그림으로 따뜻한 위로 전하는 김물길 여행작가 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김물길/여행작가·화가 : 안녕하세요. 여행을 사랑하는 아티스트 김물길입니다. 반갑습니다.]

[앵커]

지금 아티스트라고도 말씀하셨어요. 여행작가이시기도 하지만 그림을 전문적으로 그리는 화가이시기도 하잖아요. 보통 여행을 가면 좋아하는 사진 찍거나 동영상 찍거나 하는데 어떻게 여행지에서 그림을 그리게 됐어요?

[김물길/여행작가·화가 : 앞에 보이는 풍경이나 대상을 정말 내 상상력을 마음껏 집어넣어서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 또 그림이잖아요. 여행이라는 게 기본적으로 자유로움이다 보니까 여행에서 얻은 그런 낯선 감정 그리고 영감들을 그림으로 표현을 해야겠다 해서 여행을 하면서 그림을 그리게 됐습니다.]

[앵커]

오늘의 여행 정말 기대되는데 여행지가 어디일까요?

[김물길/여행작가·화가 : 저희 첫 번째 여행지는 경상남도 남해입니다.]

[앵커]

남해 어떻게 담아오셨는지 궁금한데 한번 보시죠.

[김물길/여행작가·화가 : 제가 찍은 사진이랑 그림들로 소개를 할 건데요. 남해 가천 다랭이마을입니다.]

[앵커]

다랭이마을.

[김물길/여행작가·화가 : 배 한 척이 없어요, 바다를 끼고 있지만. 그 이유가 마을이 절벽을 끼고 있는 탓인데요. 방파제는 고사하고 선착장 하나도 만들 수가 없다 보니까 마을 주민들이 척박한 땅을 개간해서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남해인의 억척스러움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그런 논밭의 풍경입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멋진 풍경을 저희는 사실 그저 감탄하면서 보기 바쁜데 작가님의 시선은 좀 특별할 것 같아요.

[김물길/여행작가·화가 : 제가 남해 다랭이마을에 갔을 때 정상 위로 올라갔었어요. 그런데 그 모습이 너무나도 양옆에 펼쳐져 있는 다랭이논의 계단 모양이 움푹한 질그릇 같다는 느낌이 보이더라고요. 생각을…그래서 이게 그릇이다라고 생각을 하니까 그 맞은편에 보이는 바다가 한 잔에 담겨져 있는 뭔가 한잔의 술, 차 같다는 생각을 했고 제 머리 위에 살랑살랑 바람에 휘날리는 나뭇가지를 안주 삼아서 마신다면 이 다랭이 한잔은 과연 어떤 맛일까라는 상상을 하면서 그림을 그렸었거든요.]

[앵커]

지금 이게 다랭이 한잔이라는 제목의 직접 그리신 그림인 거죠?

[김물길/여행작가·화가 : 제가 직접 현장에 가서 그린 그림이고요. 여러분도 여행 가실 때 이 다랭이마을이 어떠한 맛으로 느껴질까 상상하면서 보신다면 아마 여행이 훨씬 더 풍성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왼쪽이 직접 찍으신 사진과 그림, 이렇게 보니까 또 색다르고 그림을 그릴 수 있다는 게 너무 부러워요. 다랭이 한잔이 또 이름이잖아요. 뭔가 이 다랭이의 모든 풍경을 제가 다 담아가는 느낌이 또 들기도 하네요. 들쭉날쭉한 모양도 제목처럼 투박하고 정겨운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김물길/여행작가·화가 : 저도 또 이런 한잔 모양 말고도 논밭의 능선을 보니까 오래된 나이든 나무의 나이테 또는 우리네 할머니들의 주름살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런 다랭이마을의 사람들의 지난 시간과 노력이 정말 녹아 있는 주름살 같아 보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것도 그러면 작품으로 그리셨을까요?

[김물길/여행작가·화가 : 맞아요. 제가 두 번째로 다시 들른 곳인데요. 좀 쌀쌀할 때 갔었는데 논밭에 나와 있는 잔디들이 녹차 케이크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달콤한 디저트로 표현을 해 봤습니다.]

[앵커]

하나 집어 먹고 싶은. 잘 그리셨네. 저는 쑥케이크 같기도 해요. 다랭이마을의 저녁풍경도 궁금해요.

[김물길/여행작가·화가 : 물론 준비를 했습니다. 제가 다랭이마을에서 식당에서 밥을 먹고 나왔는데 딱 하늘에 너무 예쁜 달이 떠 있는 거예요. 그래서 그걸 그림으로 그려봤는데요. 제가 이 풍경을 봤는데 보시는 것처럼 하늘이 너무 아름답고 해서 저 달은 뭔가 위에서 내려다보는 사람의 눈 같았고 다랭이마을의 풍경과 사람들을 조용히 살피고 지켜주고 있는 사람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래서 사진 위에 선으로 작업을 해 보기도 했습니다.]

[앵커]

뭔가 어루만져주는 느낌. 그렇다면 또 다른 추천을 해 주실 만한 장소 또 있을까요?

[김물길/여행작가·화가 : 또 추천해 드린 곳은 근처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양떼목장인데요. 푸른 초원도 있고요. 숲도 있고요. 굉장히 맑은 계곡물도 흐르는 곳이에요. 그래서 가시면 양떼몰이하고 있는 풍경도 보실 수가 있고 목장에서 직접 음식도 아이들에게 먹이도 줄 수 있고 양들이 너무 귀엽고 강아지처럼 막 사람을 쫓아다니거든요. 그 친구들 만지면서 사진도 찍고 굉장히 재미있고 사랑스러운 추억을 만들기에 적합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여기서도 당연히 그림을 남기셨겠죠?

[김물길/여행작가·화가 : 맞아요. 제가 사실 딱 갔을 때 솔직한 마음으로 양들이 굉장히 하얄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더라고요.]

[앵커]

살짝 노래요.

[김물길/여행작가·화가 : 내가 씻겨서 목욕시켜주면 얼마나 희고 예쁠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럼 내가 목욕을 시켜줄 수 없으니까 하늘에 소나기가 내려와서 이 양들을 씻기고 또 반짝 하고 해가 떴을 때 양이 뽀송뽀송해지면 맑은 날 하늘에 뜬 구름 같다는 생각이 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양들을 하늘 위로 떠다니는 구름처럼 표현을 해 봤습니다.]

[앵커]

우리 작가님의 상상력이 참 돋보이는데 다음으로 소개해 주실 여행지도 또 있죠.

[김물길/여행작가·화가 : 맞아요. 두 번째로 갈 곳은 경남 통영입니다.]

[앵커]

한국의 나폴리 통영.

[김물길/여행작가·화가 : 그중에서도 우리나라 8경 중에 하나인 한려수도국립공원을 적극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사진 보여드릴게요.]

[앵커]

이게 보니까 케이블카네요.

[김물길/여행작가·화가 : 맞아요. 한산도에서 전라남도 여수에 이르는 남해안의 연안수도인 한려수도인에 그 아름다운 장관을 보기 위해서는 케이블카에 몸을 실어야 하는데요. 케이블카에서 좀 내려서 조금 더 올라가면 미륵산 정상에 올라설 수가 있어요. 산 정상에 올라온 것도 좋았지만 저한테는 더 의미 있는 건 한려수도의 그 모습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는 거에 저한테는 더 의미가 있었습니다.]

[앵커]

지금 저게 정상 부근에서 찍으신 사진 같은데 이 풍경 또 어떤 작품으로 탄생했을까요?

[김물길/여행작가·화가 : 제가 여행을 하거나 그림을 그릴 때 앞에 있는 풍경이 살아 있다면, 사람이라는 상상을 많이 해요. 딱 갔는데 그 모습이 장관이었고 한려수도에 있는 섬들이 마치 바다에 몸을 반쯤 담그고 누워 있다라는 상상을 하게 돼서 의인화해서 여인의 모습으로 표현을 해 보았습니다.]

[앵커]

곤히 잠자는 모습 같기도 하고요.

[김물길/여행작가·화가 : 맞아요.]

[앵커]

이건 작가님의 뒷모습일까요?

[김물길/여행작가·화가 : 이곳은 제가 또 두 번째 통영 한려수도를 보러 갔을 때 그린 그림인데 사실 처음이니까 그냥 멀리서 보이는 너무 장관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두 번째 가니까 금세 정이 들었는지 약간 심적인 거리감이 굉장히 좁혀져 있어서 이번에는 그냥 두고 보는 것이 아니라 나도 저기서 저들과 탑류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제가 저기 안에 같이 반신욕을 하고 있는 저의 뒷모습을 그림으로 표현해 보기도 했습니다.]

[앵커]

약간 셀카의 다른 방식 아닐까요? 완전 몰아일체가 되셨네요. 통영 하면 또 크고 작은 섬들이 많잖아요.

[김물길/여행작가·화가 : 맞아요. 통영에는 비진도, 욕지도, 한산도, 소매물도, 매물도 굉장히 섬이 많은데 제가 선택한 섬은 그중에서 소매물도였습니다.]

[앵커]

이 소매물도가 차가 못 들어가서 사람들이 다 두 발로만 닿을 수 있는 섬이라고 하더라고요.

[김물길/여행작가·화가 : 맞아요. 통영항에서 남동쪽으로 26km 해상에 위치한 자연의 섬인데요. 항구를 뒤로 하고 제가 열심히 걷기 시작했어요.]

[앵커]

바닷길이 열리는 모습인가요?

[김물길/여행작가·화가 : 맞아요. 등대섬이랑 소매물도가 서로 마주보고 있는데 썰물 때는 모세의 바닷길처럼 길이 열리거든요. 썰물 시간에 제가 맞추기 위해서 제가 엄청 열심히 걸어갔었어요. 그런데 너무 바람이 불어서 몸이 휘청일 정도로 진짜 세더라고요.]

[앵커]

이건 모래시계 모양 같은데요.

[김물길/여행작가·화가 : 바닷길이 열렸을 때 두 섬이 연결이 돼요. 그런데 그 모습을 보니까 일반적인 우리가 생각하는 모래시계도록 아니라 바다와 또 사람 그리고 공기가 흐르는 자연이 만들어놓은 가장 아름다운 자연의 모래시계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누워 있는 모래시계 그림을 그리게 됐습니다.]

[앵커]

그렇구나. 저 그림을 어떻게 저렇게 그리시는 건가요? 지금 여행 얘기하면서도 사진 보고 그걸 상상력을 더한 그림을 보고 하는 이 재미가 있네요.

[김물길/여행작가·화가 : 맞아요. 제가 이 그림을 그리면서도 어떤 생각을 많이 했었냐면 시간을 담고 있잖아요. 그런데 제가 점점 시간이 들수록 하루, 일주일, 한 달이라는 시간이 너무나도 짧게 느껴지고 시간이 빨리 간다는 생각이 들었었는데 나이가 들수록 어른이 될수록 시간 빨리 간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가 혹시 어릴 때는 새로운 추억들이 다 기억에 남고 신선하니까 시간이 천천히 가는 것 같은데 어른이 되면 모든 것들이 무뎌지고 빨리빨리 지나가고 기억하지 못해서 시간이 빨리 가는 게 아닐까. 나도 마주치는 모든 순간을 소중하게 생각을 해야지 그런 생각을 만들어줬던 풍경이자 그림이기도 했습니다.]

[앵커]

이 모래시계만큼 지금도 시간이 빨리 가서 다 못다 한 이야기는 유튜브로 이어지는 상클 2교시에서 이어지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김물길 작가님 감사합니다.

[김물길/여행작가·화가 :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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