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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어스테핑·빈곤 포르노' 트윈데믹 빠진 대통령실

입력 2022-11-23 18:26 수정 2022-11-23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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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통령실이 도어스테핑 중단과 김건희 여사의 캄보디아 봉사활동 사진을 두고 공방전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야당이 두 사안을 둘러싼 논란을 키우며 공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인데요.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홍보수석실의 대응을 문제 삼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박준우 마커가 관련 내용 정리했습니다.

[기자]

트윈데믹, 두 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것을 뜻합니다. 코로나19와 독감이 함께 기승을 부리고 있는 지금이 딱 트윈데믹 상황인데요. 애석하게 다정회에도 트윈데믹이 덮쳤죠.

대통령실 역시 트윈데믹을 피해갈 순 없었나 봅니다. 조금 다른 성격의 트윈데믹인데요. 바로 '도어스테핑'과 '빈곤 포르노'라는 트윈데믹의 늪에 빠져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먼저 대통령실을 곤경에 빠뜨린 첫번째 팬데믹, 도어스테핑부터 '줌 인'해보겠습니다.

[용산 집무실 출근길 (11월 18일) : MBC에 대한 전용기 탑승 배제는 (MBC가) 가짜 뉴스로 이간질하려고 아주 악의적인 그런 행태를 보였기 때문에…(MBC가 뭘 악의적으로 했다는 거죠? 뭐가 악의적이에요?)]

지난 18일 MBC 기자와 대통령실 비서관 사이 공개 설전이 벌어졌습니다. 이 사태의 여파로 도어스테핑은 지난 21일부터 잠정 중단됐는데요. 문답이 진행되던 대통령실 청사 1층 로비에는 나무 합판으로 만든 가림막까지 세워졌죠.

[김종혁/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제) : 대통령실 분위기는 우리는 굉장히 선의로 기자들과 계속 만나고 이런 입장을 견지를 했는데 돌아온 것은 굉장히 악의적인 반응으로 우리에게 나온 것 아니냐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불미스러운 사태에 대한 근본적인 재발 방지 방안을 마련하기 전까지 도어스테핑 지속은 어렵다"는 게 대통령실의 공식 입장이었는데요. 대통령실이 생각하는 근본적인 재발 방지 대책, MBC 기자에 대해 불경죄를 묻는 건가 봅니다. MBC 출입기자 교체나 출입 정지 등의 징계를 고려하는 분위기라고 하는데요. 그렇다고 대통령실 소속도 아닌 MBC 기자를 대통령실이 직접 징계할 수도 없는 노릇이죠. 이런 대통령실의 딜레마 해결을 위해 여당이 대신 나섰습니다. MBC 기자의 태도를 문제 삼으며 징계 명분 쌓기에 들어갔는데요.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그걸 누가 취재활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대통령을 향해서 막말로 소리 지른 거죠. 그러니까 이제 그런 정도로 대통령직이 적어도 어떤 존중받지 못하는 도어스테핑이라면 그런 정도의 언론인과의 관계가 형성이 되어 있다면 그것은 하지 않는 것이 맞다는 거죠.]

여당의 전략, 논점 바꾸기인데요. 도어스테핑 중단이란 본류보다는 MBC 기자의 복장이란 지류를 건드리고 있습니다. 공개 설전 당시 MBC 기자는 노타이에 삼선 슬리퍼를 신고 있었죠. 국민의힘, 이 복장이 동방예의지국의 명예를 손상시키는 행위라고 봤나 봅니다. "어디서 배운 버르장머리인지 모르지만, 기자이기 이전에 예의부터 배울 필요가 있겠다"는 목소리까지 나왔는데요.

[김종혁/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제) : 선거를 통해서 뽑힌 국가 최고지도자인 대통령은 넥타이를 매고 정장을 하고 나와서 국민들 앞에 섰는데 그걸 질문하는 분은 슬리퍼를 신고 국민을 대변한다면서 그렇게 서 있는 게, 뭐 팔짱 낀 것까지는 뒤에 있었으니까 안 보여서 그렇다 치더라도 그것은 옳지 않고요.]

해당 기자를 향해 '라떼는' 공격까지 감행했습니다.

[김행/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21일) : 대통령 인터뷰 끝나고 (대통령) 등 뒤에 대고 소리를 지르는 기자, 이거는 상상할 수 없는 대통령실 풍경입니다. 제가 대변인 시절에도 대통령이나 비서실장이 인터뷰를 하시는 경우에는 모든 출입 기자들이 넥타이도 갖추고 제대로 정자세로 이렇게 대통령의 인터뷰를 들었죠.]

여기에 MBC 아나운서 출신인 배현진 의원도 힘을 보탰습니다. "국민과 더 가까이 소통하겠다는 대통령의 진심과 노력을 무례와 몰상식의 빌미로 악용해서는 안 된다"고 꼬집었는데요. "언론 자유를 방종의 방패로 삼지 않길 바란다"고 일침을 놨습니다.

하지만 여당 내에서도 이런 공세를 무리수라고 본 사람이 있었나 봅니다. 친윤도 그렇다고 비윤도 아닌 노선을 타고 있는 인사죠. 안철수 의원입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이 슬리퍼에 막 이렇게 매몰이 되면 더 중요한 본질에 대한 문제 제기나 해결이 묻힐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것보다는 오히려 더 이제 본질적인 언론의 자유와 보도 윤리에 대해서 청와대(대통령실)에서도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그리고 또 국민과의 소통을 더 강화하는 업그레이드된 방식들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고…]

달을 가리킨 손가락 말고 달 자체를 보라는 자성의 목소리인데요. 슬리퍼보다는 언론의 보도윤리와 대통령실의 언론 자유 보장이란 본질적인 문제를 놓고 고민해야 할 때라는 지적입니다.

야당 입장에선 도어스테핑 중단을 둘러싼 정치권의 논쟁이 확대될 수록 유리한 상황이죠. 도어스테핑 대신 도어스키핑을 택한 대통령실의 불통을 지적했습니다.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제) : 그런데 그것마저 이제 내팽개치고 '도어스키핑'하겠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리고 가벽을 설치하겠다. '명박산성'에 이어서 '석열가벽' 이건 국민과의 소통을 단절하겠다, 이런 거거든요.]

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손수 공격에 나섰는데요. 이번 사건을 군사 정권의 보도지침에 빗댔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유신 정권의 동아일보 광고 중단, 전두환 정권의 보도 지침, 박근혜 정권의 블랙리스트를 능가하는 가히 언론자유 파괴 종합판이라고 할 만합니다.]

도어스테핑 중단 배경에 새로운 가설도 제시했는데요. 이른바 '천공 개입설'입니다.

[천공스승/유튜버 (유튜브 'jungbub2013' / 6월 23일) : 근데 우리가 질문을 기자들이 아침마다 쫓아가 갖고 막 갖다 대는 것은 원래 기자들이 잘 못하는 겁니다. 아, 기자들 수준이 너무 낮은데. 앞으로 어떻게 하면 제일 좋은 방법이냐 하면 일주일에 한 번씩 기자회견을 합니다.]

윤 대통령 부부의 지인인 역술인 천공이 지난 6월에 한 말입니다. 야당은 천공의 해당 발언이 도어스테핑 중단에 영향을 미쳤다고 의심하는 눈초리입니다.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어제) : 천공스승이 6월에 정법 강의에서 도어스테핑을 하지 말아야 된다라고 했었는데요. 그 얘기를 일요일날 MBC '스트레이트'에서 방송을 하거든요, 보도 내용을. 그러다 보니까 그 직후에 이렇게 도어스테핑이 중단되면 도대체, 부디 연관관계가 없기를 바랍니다만, 좀…]

장경태 최고위원, '천공 개입설'에 힘을 실고 있는데요. 그렇잖아도 대통령실에 미운 털이 제대로 박힌 상황이죠. 대통령실이 빠진 두번째 팬데믹, '빈곤 포르노'의 장본인이기도 하기 때문인데요.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지난 18일) : 외신과 사진 전문가들은 김건희 여사의 사진이 자연스러운 봉사 과정에서 '찍힌' 사진이 아니라 최소 2개, 3개 조명까지 설치해서 사실상 현장 스튜디오를 차려놓고 찍은 '콘셉트' 사진으로 분석합니다.]

대통령실, 어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법적 조치에 나섰습니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 혐의로 장 최고위원을 경찰에 고발한 건데요. 장 최고위원은 김 여사가 캄보디아에서 봉사활동을 한 사진을 보고 '빈곤 포르노'라고 지적했었죠. 한술 더 떠 빈곤 포르노 연출을 위해 조명까지 설치해 콘셉트 사진을 찍었단 의혹을 제기했는데요. 이게 대통령실의 심기를 건드렸습니다. 대통령실은 의도적으로 조명을 설치한 게 아니라 캄보디아 환아의 집에 있는 전등 불빛이었다고 반박했는데요. 장 최고위원이 외신에 조명 설치의 근거가 있다며 허위사실을 부각한 점도 문제 삼았습니다. 장 최고위원이 외신 보도라고 인용한 글, 외신이 아니라 한 네티즌의 SNS글이었죠. 이 글을 쓴 네티즌조차 외신이 아니라 '레딧'이란 미국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분석한 글을 퍼온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해당 네티즌은 장 최고위원을 향해 "게시글에 분명히 밝혔는데 외신 분석이라니요"라며 "젊은 사람이 조금 비겁한 느낌"이라고 쏘아붙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장 최고위원도 이미 판이 벌어진 이상 쉽게 물러날 생각은 없는 듯합니다. 대통령실의 고발 행위 자체를 비난했는데요.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역사상 초유의 대통령실로부터 고발 1호 국회의원이 되었습니다. 2022년 '윤신 정권' 고발조치 1호가 탄생했습니다. 국회의원의 의혹 제기에 고발로 대응하는 대통령실의 사상 초유의 행태에 개탄을 금할 수 없습니다.]

장 최고위원, 대통령실의 야당 의원 고발이란 초유의 사태에 너무나 긴급하게 대응한 탓일까요? '긴급 조치'가 아니라 '긴급 조지'라고 적힌 패널을 들어올렸죠. 긴급한 나머지 오탈자는 신경쓰지 못한 것 같은데요. 처음부터 조명 동원 의혹의 사실 여부는 별로 중요치 않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불을 켜고 하든, 끄고 하든 도둑질은 도둑질"이라고 역공했는데요. 특히 명예훼손은 반의사 불벌죄라는 점을 짚으며 김 여사에게 화살을 돌리기도 했습니다.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김건희 여사) 본인이 야당 국회의원에 대한 처벌 의사가 있는 것입니까? 만약 있다면 대통령실 고발이 아닌 직접 고소하는 것이 맞지 않습니까?]

여당은 장 최고위원이 일종의 관종 전략을 쓰고 있다고 본 듯합니다. 장 최고위원이 체급을 키우기 위해 일부러 대통령 부부를 상대로 시비를 걸고 있다는 건데요.

[김재원/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뭐 이기든 지든 센 쪽하고 붙으면 무조건 승산이 있다, 이런 식의 생각을 하는 것 같은데 그게 이제 김의겸, 또 장경태 이런 분들이죠. 근데 이제 요즘에 오면서 잔챙이들이 이제 그런 수단을 자꾸 쓰려고 하죠.]

자, 오늘은 대통령실이 빠진 트윈데믹을 살펴봤습니다. 금태섭 전 의원이 이를 두고 한 마디 내놨는데요. "한국사회가 지금 이런 문제를 풀고 앉아있을 때인가"라고 한탄했죠. "중요한 일은 제쳐두고 사소한 문제의 해답을 푸는 데 골몰한다면 설사 정답을 찾아낸다 한들 정치의 실패"라는 겁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유명한 영화 대사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영화 '곡성' : 도대체가 뭣이 중허냐고. 뭣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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