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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배 뛴 배춧값 '눈덩이 마진'…무관세 돼지고기 더 올랐다

입력 2022-11-22 20:30 수정 2022-11-22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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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김장하려고 장 보러 갔다가 껑충 뛴 먹거리 물가에 한숨을 쉬는 서민들이 많습니다. 전세계적인 추세라고는 하지만, 올라도 너무 오르는 거 아니냐하는 지적이 많은데요. 저희 취재진이 추적을 해보니 유통 과정에선 거품이 많이 끼어 있었고, 정부 정책에도 문제가 있었습니다.

장서윤, 공다솜 기자가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장서윤 기자]

이 배추 한 포기가 밭에서는 400원입니다.

하지만 우리 식탁에 올라가면 4000원이 됩니다.

그나마 지난달 1만원까지 치솟았던 배추값이 떨어져서 이 정도입니다.

왜 이렇게 차이가 나는 건지, 주산지 해남에서부터 배추의 길을 따라가보겠습니다.

계속 먼저 농민은 400원을 남기고 포기당 800원에 '밭떼기'로 산지유통인에게 넘깁니다.

[김화영/전남 해남 배추 생산자 : 농기계에 들어가는 기름이 경유다 보니까, 경윳값이 너무 많이 올라서.]

산지유통인은 수확한 배추를 서울의 경매장까지 운반해서 1100원에 내놓습니다.

300원의 차익을 본 겁니다.

지금은 밤 11시가 넘은 시각인데요. 제 뒤로 배추 경매가 한창입니다.

경매사는 "더 올려", 중도매인은 "더 내려" 이러면서 배추의 도매가가 결정됩니다.

그런데 이때부터 단계를 거칠수록 마진이 커집니다.

경매를 거친 배추 한 포기는 1700원으로 껑충 뛰었습니다.

이후 소매상은 도매상에게 2500원에 구입해옵니다.

소비자에게 팔 때는 1500원을 붙여서 4000원에 팝니다.

농장을 떠난 배추는 도소매를 거치면서 가격이 4배로 불어났습니다.

유통 비용만 72.5%가 되는 셈입니다.

도소매상들은 배추값이 더 떨어질 때를 대비해 마진을 챙겨놔야 한다고 말합니다.

[김기영/도매법인 관계자 : 한 차에 1천만원 갔을 때하고 지금처럼 300만원 갔을 때하고… 3~4분의 1밖에 안 되니까 수수료 수입이. 경영이 어려워지는 거죠.]

올 들어 크게 오른 기름값과 인건비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이런 마진이 적정한 것인지 정부가 먹거리 유통구조를 따져보고 거품을 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공다솜 기자]

수입물가가 치솟자 지난 6월 윤석열정부는 특단의 카드를 꺼냈습니다.

올해 연말까지 많이 먹는 수입식품에 관세를 매기지 않기로 한겁니다.

대표적인게 뱃길을 통해 컨테이너로 들여오는 수입산 돼지고기인데, 7만톤에 한해 최대 25%인 관세를 없앴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통관된 물량은 계획했던 양의 23%에 불과합니다.

정책이 외면받은 건 미국과 유럽산을 중심으로 수입 돼지고기의 90%가 이미 무관세로 들어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캐나다·브라질산 같은 나머지 10%의 물량만 이번 관세 인하의 혜택을 받습니다.

[신상혁/돼지고기 수입업자 : 무관세를 한다는데 그건 시장에 아무 의미는 좀 없는 것 같고 물량 자체가 적기 때문에.]

실제 수입육 업체의 냉동 창고엔 미국과 유럽산 돼지고기가 가득합니다.

[신상혁/돼지고기 수입업자 : 브라질이나 캐나다 같은 경우는 10~15% 정도 품목을 취급하는 것 같아요. 인지도가 조금 많이 떨어지는 편이긴 합니다.]

할당량이 남아돌게 된 건 정부가 수요조사를 제대로 안한 탓이 큽니다.

애초 관세 혜택 대상으로 5만톤을 배정했을 때도 수요가 많지 않았는데, 또다시 조사도 하지 않고 2만톤을 배정한 겁니다.

이 때문에 도매가격은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소비자들이 살 때는 어떨까요.

소매가격이 100그램당 1450원대였던 수입 삼겹살은 현재 1550원을 넘었습니다.

정부가 수입 돼지고기 가격을 잡겠다고 나섰지만, 정작 소비자들이 느끼는 수입 물가 부담은 그대론 겁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땜질식 대책' 대신 수입 돼지고기보다 수요가 많은 국내산 돼지고기를 취약계층이 싸게 사도록 지원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지적합니다.

(영상취재 : 홍승재·정철원 / 영상디자인 : 정수임·허성운·홍빛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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