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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영·류미진 소환조사…이태원 참사 수사 '윗선' 향하나

입력 2022-11-18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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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특수본이 오늘(18일)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참사 당시 서울경찰청 상황관리관이었던 류미진 총경을 불러 조사했습니다. 어제 행안부와 서울시청에 대한 압수수색도 진행이 됐는데 수사가 점차 윗선을 향하고 있다는거죠. 하지만 행안부 장관 집무실은 압수수색 대상에 빠져 있어 논란도 됐습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를 놓고 오늘도 여야가 대립했는데요. 야3당은 국조특위 위원 11명을 확정하고 발표했습니다. 국민의힘의 입장은 어떤 걸까요. 관련 소식, 백다혜 반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이태원 참사를 수사하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가 오늘 박희영 용산구청장과 참사 당일 112상황관리관으로 근무한 류미진 총경을 피의자로 불러 조사합니다. 지난 15일, 용산경찰서 전 정보과장을 불러 조사한 뒤 두 번째 피의자 조사입니다.

[박희영/용산구청장 : {거짓 해명하신 이유 뭔가요?} … {유가족들에게 한 말씀 해주시죠.} … {구청장 자진 사퇴 의사 있으세요?} 성실히 조사받겠습니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이태원 참사에 앞서 사고 예방대책을 제대로 세우지 않고, 참사 상황에 부적절하게 대처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박 구청장은 지난달 27일 용산구청에서 '핼러윈 대책회의'가 열렸지만 참석하지 않고 야유회와 바자회에 참석한 사실이 보도를 통해 드러나기도 했죠.

[JTBC '뉴스룸' (지난 2일) :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지난달 27일 소셜 미디어에 야유회와 바자회 등에 참석하며 하루를 보냈다고 글을 올렸습니다. 같은 날 용산구청에선 핼러윈 대책회의가 열렸습니다. 그러나 박 구청장은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지난해와 달리 부구청장이 회의를 주재했습니다. 전날 용산구는 경찰 및 이태원 상인들과 핼러윈 관련 간담회를 열었지만 이때도 박 구청장은 없었습니다.]

박희영 구청장은 해당 보도에 대해 이렇게 해명했습니다.

[김철민/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7일) : 왜 그 당시 그 중요한 대책회의임에도 불구하고 이 대책회의에 구청장이 참석하지 않고 부구청장이 주재했는지 저는 상당히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박희영/용산구청장 (지난 7일) : 저는 취임 4개월 차 구청장입니다. 딴 행사 때문에 참석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어쨌든 부구청장이 주재하겠다고 관례대로 하겠다고 해서…]

박희영 구청장, 참사 당일의 대처는 어땠을까요. 앞서 박 구청장 측은 참사 당일 귀갓길에 인근 거리를 두 차례 현장점검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참사 당일 CCTV에 포착된 모습은 용산구청이 밝혔던 동선과는 번번이 다르게 나타났는데요. 용산구청이 11시부터 박 구청장이 긴급상황실에서 비상대책회의를 했다고 알린 보도자료 역시도, 사실과 먼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박희영/용산구청장 (JTBC '뉴스룸' / 지난 10일) : 저 구청장이에요. 어떻게 된 거예요?]

[JTBC '뉴스룸' (지난 10일) : 길목을 비워달라는 현장 소방대원을 붙잡고 피해 규모를 물어봅니다. 일반인처럼 질문하다 통제를 당하기도 합니다.]

[박희영/용산구청장 (JTBC '뉴스룸' / 지난 10일) : {여기 계시면 안 돼요. 지금 환자들이 나오고 있는…} 몇 분이에요? 모두 몇 분이에요? {30명가량…}]

현장 취재진이 휴대전화로 찍은 이 영상의 저장 시각은 지난달 29일 밤 11시 2분입니다. 그리고 11시 26분, 또 다른 영상에 포착된 박 구청장은 11시부터 열린 대책회의가 아닌 참사 현장의 골목에 서 있었습니다.

[박희영/용산구청장 (JTBC '뉴스룸' / 지난 10일) : 이런 거 찍지 마세요. 그만하시라고.]

참사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촬영 중인 취재진을 제지하는 모습인데요. 앞서 현장에 도착해서 긴급 구조활동을 벌이고,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는 박 구청장과의 말과는 조금 달랐습니다. 박 구청장의 거짓말은 이뿐만이 아니었는데요. 참사 당일 경남 의령군의 초청으로 지역행사에 다녀왔다고 밝혔지만, 사실은 집안 제사에 참석하기 위해 고향에 갔던 사실이 뒤늦게 밝혀진 겁니다.

[박희영/용산구청장 (지난 15일) : 이태원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 여러분, 그리고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젊음이 넘치던 이태원 거리에서 이토록 무서운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을 내다보지 못하고 소중한 젊은이들을 지켜내지 못했습니다. 사태 수습에 경황이 없었습니다. 섣부른 해명으로 큰 혼란을 드렸습니다. 제 불찰에 감히 용서를 구하기도 어렵습니다. 진상조사에 성실히 임하겠습니다.]

오늘 오후엔 참사 당일 112상황관리관으로 근무한 류미진 총경의 소환조사도 이뤄졌습니다. 참사 당시 근무지인 서울청 112상황실을 지키지 않고 개인 집무실에서 근무하다가 참사 1시간 24분만에 복귀한 사실이 밝혀졌죠. 이로 인해 참사 관련 보고와 대응을 지연시킨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성만/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6일) : 우리 류미진, 우리 총경께서는 몇 시에 사무실로 가셨습니까? 몇 시에 사무실 가셨어요? 본인 사무실로 가셨다면서요?]

[류미진/참사 당일 서울청 112상황관리관 (지난 16일) : 아침에 교양을 하고 그리고 사무실에서 상황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이성만/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6일) : 아침? 그러니까 아예 112상황실을 내려가지 않고 그냥 사무실에 계속 있었던 겁니까? {죄송합니다.}]

결국, 책임을 통감하며 눈물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류미진/참사 당일 서울청 112상황관리관 (지난 16일) : 제가 당일 상황관리관으로 근무를 충실히 하지 못하고 이런 큰 참사가 발생할 때까지 모르고 있었던 부분에 대해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유가족과 국민들께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하지만 류미진 총경이 '개인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다'면서 특수본에 제출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특수본에 따르면, 영장 집행 당시 류 총경은 개인 휴대전화를 업무용 휴대전화로 착신 전환해 왔다고 주장했습니다. 개인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분석한 결과, 올해 9월 이후 발신 내역이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특수본은 추가 압수수색 필요성은 없어 보인다면서 '류 총경과 관련해 직무유기 판단 혐의를 위한 객관적인 자료는 확보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편 지난 16일, 이태원 참사 현장의 경찰 책임자였던 또 다른 한 사람이 눈물을 보이며 사과를 전했습니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인데요. 이 자리에서 '참사 며칠 전부터 서울청에 기동대 배치를 여러차례 요청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임재/전 용산경찰서장 (지난 16일) : 서울청장님께서 재차 검토를 하였으나 집회·시위 경력 부족 때문에 지원이 안 되는 걸로 보고를 받았습니다. 서울청장님이 두 번이나 검토한 결과에 대해서 제가 또 어떤 건의를 드린다는 것은 상당히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그런 판단을 했기 때문에…]

이는 앞서 '용산경찰서가 교통기동대만 요청했고, 경비 목적의 기동대를 요청한 적은 없다'는 서울청의 주장과 상반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특수본은 "용산서가 '교통기동대'를 요청한 사실은 확인됐지만, 경비기동대를 요청한 사실은 발견되지 않아 계속 수사중"이라고 밝혔습니다. 특수본은 21일에 이임재 전 용산서장과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을 소환해 조사할 예정입니다.

특수본은 그 동안 실무자 위주의 조사를 진행해 수사가 지지부진하다는 비판을 받아왔죠. 피의자로 입건된 현장 책임자를 잇따라 소환조사하면서 수사에 속도가 붙을 걸로 보이는데요. 어제는 행안부와 서울시청에 대한 강제조사를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행안부 장관의 집무실은 압수수색 대상에서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JTBC '뉴스룸' (어제) : 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행정안전부와 서울시청,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 등 3개 기관, 22곳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재난안전관리본부 등 행안부 소속 사무실이 12곳으로 가장 많은데, 이상민 장관 집무실은 빠졌습니다. 중앙재난안전상황실장 등 행안부 직원을 불러 참고인 조사를 한지 이틀 만입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소방노조에 고발당하면서 피의자 신분인데요. 특수본은 '해당 고발건과 이번 압수수색은 별개이고, 조만간 고발인 조사를 거쳐 이 장관에 대한 추가 수사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이상민 장관은 자신을 향한 책임론과 사퇴론에도 '선 수습, 후 사퇴'의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데요. 경찰국 신설을 추진하던 이 장관이지만 '경찰은 '남의 살림'이란 발언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문진석/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6일) : 경찰을 챙기셔야 되잖아요, 행안부 장관은.]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지난 16일) : 경찰청이 별도의 청으로 나가 있는데, 그 조직을 하나하나 제가 가서 남의 살림까지 제가 챙길 순 없잖습니까.]

[문진석/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16일) : 경찰의 살림이 남의 살람입니까? {그렇죠.}]

이태원 참사 이후, 정치권에선 이상민 장관을 향한 책임론을 계속해서 제기해 왔습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그런 가운데 지난 세월호 참사 당시, 국무조정실장을 지냈던 김동연 경기지사는 한덕수 총리의 사퇴론까지 꺼내 들었습니다.

[김동연/경기지사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정부, 그러니까 국가의 부재, 책임의 실종이죠. 국무위원은 자기 소관의 일에 대해서 국민 앞에 분명한 책임을 져야 되는데 지금 이 문제에 있어서 선수습, 후사퇴 여부 결정, 이것은 무책임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한덕수 총리를 개인적으로 잘 알고 존경합니다만, 이 문제의 심각성으로 봐서는 그 윗선까지도 스스로 자기 진퇴를 표명하는 것이 본인을 위해서도 훨씬 더 좋았을 것이다.]

한편, 야3당은 책임지지 않는 정부와 경찰의 '셀프수사' 한계를 지적하며,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경찰 수사'가 먼저라는 입장으로 '이재명 방탄용'이라며 팽팽히 맞서고 있는데요. 어제, 김진표 국회의장이 '국정조사 특위 명단' 제출을 공식 요청하면서 여야의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결국 이상민 장관을 포함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정부, 사건의 당사자인 경찰의 셀프 수사 한계, 연일 드러나는 부실 대응 정황 등 국정조사와 특검이 성역 없이, 지체 없이, 조건 없이 추진되어야 하는 이유는 차고 넘칩니다. 의장의 요청 시한까지 국민의힘도 조사 계획서안과 특위 명단 제출에 나서길 기대하겠습니다.]

야3당은 김 의장의 명단 제출 요구 하루만인 오늘, 곧바로 야당 몫의 특위 위원 11명을 확정하고 발표했는데요. 국정조사 특위는 모두 18명으로 구성되는데, 이 중 여당이 7명이고 야당 몫이 11명이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은 4선의 우상호 전 비대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하고 국회 행안위 야당 간사인 김교흥 의원이 특위 간사를 맡기로 했습니다. 민주당 소속 9명에 더해서, 정의당에서는 장혜영 의원이, 기본소득당에서는 용혜인 의원이 특위 위원으로 참여하는데요. 하지만 국민의힘은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어제 의장께서 국정조사 명단 구성을 요청했는데…}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습니다. 수사 결과가 나오고 난 다음에 필요하다면 국정조사를 할 수 있다…]

그러면서 '야권의 의지로 계획서가 통과되면 사실상 거부할 방법이 없지 않느냐, 향후 대책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그런 면도 다 고려해서 전체적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국정조사 계획서를 의결하고 처리하는 상황도 염두에 두고 국회의장께서 합의 없는 국정조사의 의사진행을 안 할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만, 만약에 일방적으로 의결이 되는 상황이 있다면 그것을 어떻게 할 것인지, 그런 면을 함께 고려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이태원 참사 명단공개'의 공범이라며 맹비난을 쏟아내고 있는데요. 명단을 공개한 인터넷 매체들과 민주당의 연관성을 강조하면서, 이번 참사를 정쟁화하려는 속셈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어제) : '민들레'와 '더탐사'는 민주당의 기관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민들레'는 유시민 작가를 포함해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캠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인사들이 다수 참여하고 있습니다. '더탐사'는 잘 아시다시피 김의겸 의원과 협업을 하는 관계입니다. 이런 더불어민주당이 뒤늦게 '명단 공개는 적절치 않다'고 해봐야 이 말을 믿을 국민들은 없습니다.]

국정조사를 두고 정치권 공방은 계속될 걸로 보입니다. 이런 여야의 신경전을 두고, 국민들의 의견을 엿볼 수 있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 소재 규명을 위해서 국정조사가 필요하다고 보는 의견이 불필요하다는 의견보다 더 많았습니다. 희생자 명단 공개에 대해서는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주장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공개해야 한다는 의견보다 다소 높게 나타났습니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어느덧 3주가 다 되어 가는데요. 오늘의 줌인 한 마디는 이 말로 대신하겠습니다.

[이정미/정의당 대표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지난 8일) : 정치권 안에서는 내가 겪고 있는 이 아픔의 이야기가 없고 여전히 그 이전에 싸우던 그 방식으로 이 문제를 또 갖다 끌어다가 또 싸우고 있는 거예요. 지금은 이 사건의 본질에 다 접근해서 거기에서 우리가 각자 무엇을 할 것인가, 이런 태도를 보여줘도 사실 국민들의 이 아픔을 달래기가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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