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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한 건도 못 받아"…이상민, 지휘 책임 묻자 "남의 살림"

입력 2022-11-17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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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태원 참사 당일, 현장을 책임졌던 경찰들이 국회에 출석했죠. 참사가 시작된 지 1시간쯤 지나가기까지 '단 한 건의 보고도 받지 못했다'고 발언했는데요. 여야의 모두의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이상민 장관에 대한 야권의 질타도 다시 한번 쏟아졌는데, "한쪽 주머니에 사표를 들고 다닌다"고 발언했습니다. 류정화 상황실장이 관련 내용을 정리했습니다.

[기자]

[김웅/국민의힘 의원 (어제) : 우리가 가슴 아파하는 게 당일 18시 34분에 있었던 112신고에 제대로 대응만 했었어도 살 수 있었다, 그 젊은 피해자들이. 류미진 증인, 당시 (112) 상황실에 있지 않았죠?]

[류미진/참사 당일 서울청 112상황관리관 (어제) : 네, 죄송합니다.]

[김웅/국민의힘 의원 (어제) : 아닙니다. 죄송할 게 아니고 우리는 지금 그날 류미진 증인에 대해서 책임을 묻는다기보다는 왜 일어났는지를 알고 싶은 거예요, 그리고 그걸 막아야 되고.]

이태원 참사의 현장 경찰 책임자 두 사람, 어제 국회 행안위에 출석해 눈물을 보였습니다.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은 최근 극단적인 선택을 한 용산서 정보계장 얘기가 나오자 눈물을 흘리기도 했는데요. 이 전 서장과 당일 서울청 112 상황관리관이었던 류미진 총경, 책임을 통감했습니다.

[이임재/전 용산경찰서장 (어제) : 경찰서장으로서 정말 그분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그 죄책감은 평생 안고 갈 것입니다. 정말 애절하게 제발 살려달라고 내미는 손을 뿌리치는, 그리고 거부했던 경찰관은 아무도 없을 것입니다. 오로지 다 경찰서장의 책임입니다.]

[류미진/참사 당일 서울청 112상황관리관 (어제) : 당일 상황관리관으로 근무를 충실히 하지 못하고 이런 큰 참사가 발생할 때까지 모르고 있었던 부분에 대해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다. 유가족과 국민들께 정말 정말 죄송합니다.]

그런데 당일 두 사람의 대응에 대해선 여야를 막론하고 질타가 쏟아졌습니다. 오늘(17일) 국회상황실에서 다시 한번 그날의 상황을 따져보려고 하는데요. 참사가 일어난 건 10월 29일 10시 15분이죠. 두 사람 모두 11시대까지 단 한 건의 보고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습니다. 먼저, 걸어서 5분 거리를 관용차로 이동하려다 1시간을 허비한 이 전 서장, 용산서 112 상황실장에게 상황을 물었지만 "사람이 좀 많고 차가 정체되고 있지만 특별한 상황은 없다"고 들었다고 했습니다.

[이임재/전 용산경찰서장 (어제) : 그날 밤 제가 이태원 참사 과정에서, 단 1건의 보고도 받지를 못했습니다. 제가 이태원 참사 상황을 알게 된 것, 시점은 23시경입니다.]

[조은희/국민의힘 의원 (어제) : 뛰어가시면 5분 거리도 안 되는데 왜 1시간을 빙빙 도셨냐고요.]

[이임재/전 용산경찰서장 (어제) :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정말 그런 내용을 모르고 있었고, 또 전반적인 핼러윈 축제 어떤 교통 전반적인 상황이나 축제장 전체적인 상황점검 차원이었기 때문에…]

참사 며칠 전부터 서울청에 기동대 지원을 요청했지만 거부됐다고도 했습니다. 부하직원인 용산서 상황실장과 윗선인 서울청 양쪽에 구체적인 책임을 떠넘긴 셈인데, 수사가 필요해보이는 대목입니다.

[이임재/전 용산경찰서장 (어제) : 제가 정확한 날짜까지는 지금 기억하기는 힘드나, '기동대를 지원 요청해라' 그런 지시를 했었고 그래서 주무부서에서 서울청 주무부서에 지원 요청을 했었습니다.]

[최기상/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본인이 직접 서울청 김광호 청장이나 관련 분들에게 기동대를 배치를 요청한 적은 없습니까?]

[이임재/전 용산경찰서장 (어제) : 서울청장님께서 재차 검토를 하였으나 집회·시위 경력 부족 때문에 지원이 안 되는 걸로 보고를 받았습니다. 서울청장님이 두 번이나 검토한 결과에 대해서 제가 또 어떤 건의를 드린다는 것은 상당히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그런 판단을 했기 때문에…]

용산경찰서의 기강해이는 이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심지어, 참사 이후, 국가 애도 기간 중에도요. 지난 3일 용산 경찰서에선 이런 생일파티가 열렸단 사실이 JTBC 보도로 알려졌죠.

[JTBC '뉴스룸' (어제) : 케이크를 둘러싼 경찰관들 가슴에는 검은 근조 리본이 달렸습니다.]

[불어, 불어. 빨리 불어. 같이 불어. 생일 축하해. OO아, 바지 한번 벗자.]

[JTBC '뉴스룸' (어제) : 경찰관 가운데 한 명이 농담을 하자, 허리띠를 푸는 시늉을 합니다.]

서울청 112 상황실도 문제가 있긴 마찬가지였죠. 참사 당일 당직 책임자였던 류미진 상황관리관,상황실에 아예 가지 않고, 아침부터 본인 사무실에 있었던 건 '관례'였다고 했습니다. 상황실로부터의 보고도 없어서 이미 언론보도가 시작된 11시 이후, 11시 39분에서야 상황을 인지했다고 했습니다.

[이성만/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아예 112상황실을 내려가지 않고 그냥 사무실에 계속 있었던 겁니까?]

[류미진/참사 당일 서울청 112상황관리관 (어제) : 죄송합니다. 23시 39분에 상황실에서 연락을 받고 그때 알게 됐습니다.]

[정우택/국민의힘 의원 (어제) : 사고가 난 지 1시간 24분 정도 후에 상황을 인지하셨다, 이렇게 인식해도 되겠습니까? {제가 처음 보고를 받은 시간은 그 시간입니다.}]

당일 현장에 대한 지시를 가장 빠르게 내렸어야 할 사람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던 상황이 다시 한 번 드러났는데요. 행안위를 지켜본 국민의힘 조은희 의원의 말 들어보시죠.

[조은희/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경찰에만 책임을 물을 수는 없지만 이분들이 그때 제대로 역할을 해줬다면 참사는 없었을 것이다. 용산경찰서, 또 112서울청상황실, 그다음에 용산구청, 어느 한 곳의 한 사람만이라도 살아 있었으면, 제대로 일을 했으면, 158분의 희생은 없었을 것이다.]

용산구청 관제센터의 참사당일 CCTV영상엔, 당시 상황이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첫 112 신고가 있었던 저녁 6시 34분엔 CCTV 상엔 경찰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사고 당시 112 첫 신고자 (JTBC '뉴스룸' / 지난 1일) : 이태원 세계음식거리 그 골목에서 내려오시는 인구가, 그 시간에도 벌써 숨쉬기가 힘들 정도였고 공포감이 저는 너무 심했어요.]

경찰 기동대 버스가 7시 50분쯤 나타났지만 현장을 지나 삼각지 방향으로 지나갑니다. "여기 큰일 날 것 같다. 심각하다"는 신고가 들어온 8시 반쯤엔 경찰관 두 명이 cctv 화면에 보이지만, 인도의 혼잡인파를 관리하는 대신 차도에 있는 사람들을 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저녁 9시반쯤, 경찰관 8명이 참사 현장 골목길을 지나지만 역시나 그냥 지나치는데요. 빗발치던 112신고가, 현장 경찰관에겐 전파되지 않았던 모습입니다. 구청 관제센터에서 실시간 CCTV로 확인된 당일의 모습, IT강국 대한민국에서, 이 장면이 소통만 됐어도 피해를 막을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었죠.

[이웅혁/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지난 1일) : 모니터링을 하고, 그러한 지금 점점점점 늘어나는 이런 군중에 대해서 '이거는 무슨 일이 있을 것 같다' 위험상황을 일반 시민은 느꼈는데 전문 공무원들은 왜 이걸 이제 못 느꼈느냐.]

그런데 이 CCTV를 보고 있었던 사람들, 공무원이 아니었습니다. 안전관리와는 상관 없는, 외주 업체 직원들이었다고 합니다.

[용산구청 관계자 (JTBC '뉴스룸' / 어제) : (이 업체는) 건물위생관리업, 시설경비업, 건물시설관리용역, 기타 자유업종 이렇게 돼 있네요. {특정하게 교육을 받고 있는 사람들도 아니고, 전문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도 아니고…}]

[JTBC '뉴스룸' (어제) : 전문적인 교육은 받지 못했고, 고용은 불안정한 1년 계약. 이런 직원 3명이 각자 600대 넘는 CCTV를 지켜보며 사고를 예방해야 하는 겁니다.]

전문적인 교육은 받지 못했고, 고용은 불안정한 1년 계약. 이런 직원 3명이 각자 600대 넘는 CCTV를 지켜보며 사고를 예방해야 하는 겁니다.

이런 총체적인 상황에 대한 경찰 특수본의 수사는 빨라지고 있습니다.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에게 21일에 소환을 통보했고요. 오늘 오후엔 '현장'을 책임지는 경찰과 소방보단 '윗선'이라고 할 수 있는 행정안전부와 서울시청, 서울시 자치경찰위원회에 수사관 65명을 투입해 압수수색을 실시했습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도 피의자로 입건했단 사실 어제 다정회에서 전해드렸었죠. 어제 또다시 사퇴요구를 받은 이 장관은 "한쪽 주머니에 항상 사표를 들고다닌다"고 했습니다.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어제) : 정무직은 잘 아시는 바와 같이 한쪽 주머니에 항상 사표를 들고 다니는 사람들입니다. 책임을 회피하고자 하는 마음은 전혀 없습니다.]

특수본은 이 장관이 '경찰에 대한 지휘·감독 책임자'로서의 지위와, '재난 예방·수습'에 직접 책임을 지는지를 법적으로 따져보고 있는데요. 그런데 경찰국 신설을 주도했던 이 장관은, 경찰 지휘 책임과 거리를 두며 '남의 살림'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문진석/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장관님은 경찰을 제대로 챙기겠다고 말씀을 하셨잖아요. 다른 부처를 챙기라는 게 아니에요. 경찰을 챙기셔야 되잖아요, 행안부 장관은.]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어제) : 근데 그런 것까지 제가 할 수는 없고요.]

[문진석/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지휘책임은 경찰의 업무인데…]

[이상민/행정안전부 장관 (어제) : 경찰청이 별도의 청으로 나가 있는데 그 조직을 하나하나, 제가 가서 남의 살림까지 제가 챙길 순 없잖습니까.]

윤석열 대통령의 고등학교·대학교 후배인 이 장관에 대한 여야의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리죠. 국민의힘은 이 장관의 거취, 경찰 수사 후에 고민하잔 입장인데요. '윤핵관' 장제원 의원은 이 장관에게 참사 재발 방지를 막기 위한 책임을 다해달라고 했는데, 이번 참사를, 경찰을 대수술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장제원/국민의힘 의원 (어제) : 이번 기회에 경찰 대수술해야 됩니다.]

[장제원/국민의힘 의원 (어제) : 제가 이 뉴스를 보고요, 지금 경찰이 완전히 나사가 빠진 겁니다. 이런 경찰에게 대한민국의 치안을 맡길 수 있습니까?]

이 장관에 대한 윤 대통령의 신임도 여전하단 얘기가 나오죠. 해외순방 환송 때 어깨를 두드려준 데 이어, 돌아온 윤 대통령을 마중했을 때도 '수고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는 겁니다. 국민의힘은 과한 해석을 자제해달라고 했지만요.

[조경태/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저는 이걸 좀 과하게 자꾸만 해석하는, 대통령의 제스처 하나하나에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은데요. 수고 많았다라고 이야기하고, 또 수고한다는 이야기를 통상적으로 하는 표현들이고요.]

민주당은 "'폼나게 사표' 망언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는데도 이 장관을 격려한 윤 대통령, 민심과 담 쌓은 인식에 기가 막힌다"고 했습니다. "국민을 무시한 것"이란 평가도 나왔는데요. 장관 해임건의안까지 거론했습니다.

[윤건영/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윤석열 대통령이 매일 조문을 갔지 않았습니까? 그 마음이 진실이라면, 진정이라면 이상민 장관, 사표를 받는 게 저는 당연하다, 이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면 해임건의안까지 갈 수 있다고 보세요?} 안 되면 그렇게라도 가야 됩니다.]

민주당은 야 3당과 함께 국회 국정조사안, 이번 주중에 확정해야 한단 입장이죠. 국민의힘을 빼고도 할 수 있다는 국회법 조항까지 언급했는데요. 야 3당은 이 장관과 윤 대통령에 대한 인식까지 공유하고 있는 듯 합니다.

[류호정/정의당 의원 (KBC광주방송 '뉴스와이드' / 어제) : 다시 한번 환장할 노릇임을 느꼈고요. 이 참사에 대해서 누구보다도 큰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거든요, 이 행안부 장관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생이 많다라고 오히려 격려를 하고 있지 않습니까. 대통령의 시선이 너무 내 사람, 내 울타리 안에만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닌가.]

참사 당일, 복기해 볼수록, 안타까움이 더해지는데요. 명명백백한 진실로, 안타까움을 덜어낼 수 있길 바라봅니다. 국회 국정조사에 대한 논의는 들어가서 더 짚어보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보고 단 한 건도 없어"…이상민, 지휘 책임엔 "남의 살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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