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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폭발한 그 지뢰 말고도…'뇌관' 더 살아 있었다

입력 2022-11-15 20:41 수정 2022-11-15 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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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름 전 강원도 양구의 한 안보전시관에 있던 지뢰가 운반 도중에 폭발해 장병 두 명이 크게 다친 사건이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이 지뢰는 전시용이었는데도 뇌관이 살아 있는 상태였습니다. 즉, 진짜 터질 수 있는 지뢰가 전시돼 있었던 겁니다. 게다가 뉴스룸이 취재해보니 이 전시관에는 사고가 난 지뢰 말고도 뇌관이 살아 있는 지뢰, 그리고 박격포탄까지 전시돼 있었습니다.

밀착카메라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민간인 출입통제선 최북단에 위치한 안보전시관 앞입니다.

입장료 3천원을 내면 들어갈 수 있었는데 지금은 군이 출입을 막고 있습니다.

석 달 전부터 양구군이 전시관을 리모델링하면서 지뢰 등 전시물품은 육군 21사단이 소초 안으로 옮겨 보관했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31일 오전 11시 18분쯤 부대 안에서 큰 폭발음이 들렸습니다.

간부 1명과 병사 4명이 소초에 있던 지뢰를 탄약고로 옮기던 중 지뢰가 터진 겁니다.

3명이 탄약고 안으로 들어간 사이 한 병사가 마대자루에 담긴 M14 지뢰를 밟았고 옆에 있던 병사의 다리에도 파편이 튀었습니다.

전시용 지뢰였는데도 뇌관이 살아 있었던 겁니다.

지뢰를 밟은 병사는 발목 절단 위기 속에 큰 수술을 두 번 받았고 다른 병사도 파편 제거술을 여러 번 받았습니다.

취재 결과 이 전시관엔 뇌관이 살아 있는 지뢰와 폭탄들이 더 있었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사고 전 촬영된 전시관 내부 영상과 사진입니다.

박격포탄, M16 대인지뢰 등이 보입니다.

[김기호/한국지뢰제거연구소장 : 이게 뇌관인데 여기에 한 5㎝ 미만의 알루미늄이 있고 그 안에 고폭탄이… 살아 있는 거 그대로 전시했네. 고폭탄이 들어 있는 거예요.]

육군 조사에서 M16 지뢰의 뇌관도 살아 있었던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M16 지뢰는 사람이 밟으면 공중으로 튀어올라 사방으로 터지는 살상무기로 북한에선 핵지뢰라고 부릅니다.

연간 관람객이 10만명에 이르는 전시관이 오랜 기간 사고 위험에 노출됐던 겁니다.

전시관에 있던 소총과 방사포탄 등은 1992년 개관 당시 육군 21사단이 양구군에 빌려줬습니다.

그런데 취재 결과 지뢰들은 군 대여물자 목록에서 아예 빠져 있었습니다.

뇌관이 살아 있었던 박격포탄 두 발도 비활성화 상태로 적혀 있었습니다.

[피해 장병 아버지 : 어떻게 일반 사람들한테 관람료를 받고 전시관에 전시돼 있던 그 물자가 폭발물일 수 있을까. 언젠가는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이었는데 그 일이 우리 아이들한테 일어난 것이죠.]

21사단과 양구군의 전시관 운용 협약서입니다.

육군은 출입과 통제를 담당하고 지자체는 관리와 유지를 맡기로 했습니다.

전시관 안전사고는 양구군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고도 적어놨습니다.

하지만 양구군은 폭발 사고가 전시관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책임이 육군에게 있다는 입장입니다.

21사단은 지뢰가 육군의 것이 아니라며 경찰에 양구군을 조사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또 관련 내용에 대해 육군수사단과 경찰이 조사하고 있다고 알려왔습니다.

국회 국방위는 이번주 21사단과 양구군을 상대로 현장 검증에 나설 방침입니다.

[피해 장병 어머니 : (아들이) 발목을 안 잘랐으니까 됐대요. 그 말이 더 가슴이 아파요. 맑은 건가, 바보인가 생각이… 친구 살았고 나 살았고. 다리 멀쩡하고 괜찮다고. 저희를 더 위로해주는 것 같아요.]

취재진은 지뢰 관리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물었습니다.

육군과 지자체 모두 자신들은 아니라고 합니다.

서로의 탓을 하며 책임을 떠넘기는 사이 경찰이 꿈이었던 23살 장병은 세 번째 큰 수술을 앞두고 있습니다.

(VJ : 최효일 / 영상디자인 : 김현주 / 인턴기자 : 고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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