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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썰]사라진 쇄신파, 국민의힘 '일사불란'함의 '불편함'

입력 2022-11-15 17:08 수정 2022-11-1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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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이 벌어지는 근본적 이유는 국정운영의 투명성이 낮고 대통령 소통 부족에서 발생한 측면이 강하다는 데 의견을 함께했다”

여당에서 나온 말입니다. 다만 시기는 2014년, 집권 2년 차. 주체는 새누리당 초ㆍ재선 의원 모임인 '아침소리'. 이른바 '정윤회 문건 파동'이 터지자 “청와대의 인사시스템을 혁신하고, 대내외적 소통이 강화되어야 한다"고도 제안했습니다.

'아침소리'의 비판 대상은 소속 의원(“우리 당의 국회의원이 이런 문제를 일으킨 것에 대해 진심을 다해 국민 여러분께 사과 말씀을 올린다”, 소속 국회의장(“그 당시 약속이 왜 이행되지 않았는지 해명하고 국민 앞에 사과할 것을 촉구한다”)을 가리지 않았습니다. 당시 출입기자들은 '아침소리' 발언을 챙기는 것이 하루 시작의 주요한 일과였습니다.

5년 만에 다시 집권한 국민의힘, '여당' 국민의힘 모습은 그때와 크게 다릅니다. 국민의힘의 쇄신 모임은 미래연대(16대)→새정치 수요모임(17대)→민본21(18대)→아침소리(19대)로 이어져 왔습니다. 하지만 그때 이후로 사실상 '쇄신파', '혁신모임'은 명맥이 끊겼다는 것이 중론입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초선 운영위원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로 향하며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초선 운영위원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로 향하며 기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어제오늘(14~15일) 주호영 원내대표는 선수별로 의원들을 만났습니다. “이견은 없었다”, “압도적 다수”, “대다수는” 같은 표현이 등장합니다. 민주당의 국정조사 추진 관련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는 건데, 다른 목소리는 들리지 않습니다.

주 원내대표의 설명으론 3선 이상 중진 모임에선 “18명 중에 16명이 확실하게 (국정조사를) 받으면 안 된다”고 했고, 재선 모임에선 10명 참석에 1명이 “예산이든 법안이든 되고 난 뒤에 받는 것은 어떠냐”는 의견을 냈다고 전했습니다. 3선 이상 중진은 31명, 재선은 21명이 총원입니다. 오늘 초선 63명을 대표하는 운영위원 6명과의 간담회에선 “대다수가 반대의견을 표시했다(전주혜 의원)”고 전했습니다.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논란이 되는 이상민 행안부 장관의 거취 문제 등은 간담회에서 따로 다뤄지지 않았다고 참석자들은 전했습니다. 앞서 '이태원 참사' 발생 직후, 국민의힘 비대위 내부에서는 “이 장관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고, 여권에선 이 장관 '책임론' 주장이 컸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의중, 이른바 '윤심'이 '유임론'에 무게를 실으면서 의원들 다수가 모인 간담회에서 거론조차 되지 않은 겁니다. 당권 주자인 일부 중진(안철수ㆍ윤상현) 의원들과 원외(유승민 전 의원)에서만 공개적으로 이 장관 책임론을 거론했습니다.

앞서 주 원내대표가 '웃기고 있네' 메모 논란으로 청와대 참모들을 퇴장시킨 것을 두고도, '윤핵관' 장제원 의원은 “의원들이 부글부글하더라”, “좀 걱정된다”고 주 원내대표를 공개 저격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후보 시절 수행실장을 지낸 이용 의원도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왜 퇴장시키느냐”, “이상민 장관을 지켜줘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주 원내대표는 “원내대표가 협상을 해야지 투쟁만 할 수 있겠냐”는 취지로 답한 걸로 전해졌습니다. 이를 두고 홍준표 대구시장은 “비례대표 초선까지 나서서 원내대표를 흠집 내는 것은 참으로 방자하고 못된 행동”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사진=연합뉴스〉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사진=연합뉴스〉
이쯤에서 드는 의문은 이렇습니다. 주 원내대표가 뽑히는 과정에서 '윤심'을 앞세워 '추대론'까지 거론됐지만, 결과는 당내 기반이 없는 이용호 의원이 42표(주 원내대표는 61표)를 얻으며 선전했습니다. 국회 부의장 선거에선 '윤심'을 앞세운 후보 대신, 당내 '쓴소리'를 냈던 두 중진 후보가 결선 투표에 올랐습니다. 비공개 투표에선 적어도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는 않고 있는 겁니다.

여당은, 특히나 집권 초기에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잘 뒷받침해야 한다는 당위는 분명합니다. 하지만 독재국가가 아닌 이상, 당내에서 나오는 쓴소리까지 통제될 필요는 없습니다. 당내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던 의원들조차 “대선 때 윤 대통령 안 도운 사람 어디 있냐”, “당내 '친윤'아니라고 할 사람 있나”라고 반문합니다. 쓴소리 역시 "민심을 더 살펴봐 달라"는 충정이라는 겁니다.

역대 국회에서 '쇄신파'를 주도했던 건 초선과 재선 의원들입니다. 국민의힘은 115명의 의원 중에 초선이 63명, 재선이 21명으로 70%가 넘습니다. 그동안은 대선에서 승리할 '일사불란'함이 필요했다고 하더라도, 대통령 지지율이 첫해 바닥을 찍은 상황에선, 이를 넘어서자는 혁신의 목소리가 필요한 건 아닐지. 당대표가 누가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대통령의 지지율이 총선 승리의 변수인 상황에서, 공천만 바라보며 침묵하는 것이 정답일지. 쇄신파, 혁신파, 소장파 없는 정당은 살아있는 정당이라고 할 수 있을지. 물음표가 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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