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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임금체불' 멈춘 목포 버스…시민들 "일상이 마비"

입력 2022-11-11 20:32 수정 2022-11-11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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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목포에선 버스들이, 한 달 가까이 멈춰서 있습니다. 일상이 마비됐다면서 한 시민이 목포시 홈페이지에 글을 올리기도 했는데요.

상황이 어떤지 밀착카메라 이예원 기자가 가봤습니다.

[기자]

윤하나씨는 요즘 퇴근 후 어린이집에서 5살 아이를 데리고 남편 회사로 향합니다.

[윤하나/전남 영암군 삼호읍 : {엄마, 뭐야?} 아빠 데리러 가야 하니까 가보자.]

남편 회사에서 집으로 오는 버스가 운행을 중단했기 때문입니다.

[윤하나/전남 영암군 삼호읍 : 너무 힘든 거죠. 기름값이 제가 이걸 5만원 넣으면 10일 이상 탔는데 지금은 일주일도 못 타요.]

목포 시내버스는 오늘(11일)로 25일째 멈췄습니다.

버스 노동자들은 밀린 임금을 돌려달라며 파업을 하고 있습니다.

[김용남/전남 목포시 시내버스노조 지부장 : 한 분당 600에서 700(만원) 체불돼있죠.]

첫 차로 아침을 시작할 새벽 6시지만, 보시다시피 차고지가 고요합니다.

버스는 모두 불도 끈 채 이곳에 멈춰섰습니다.

목포시가 주요 노선에 비상수송버스를 투입했지만, 역부족입니다.

[이정금/전남 목포시 동명동 : 거의 30분도 기다리고 그래요. 이제 보세요. 갈수록 눈, 비 오고 하면 걸어오는 것도 한도가 있는 거잖아요. ]

그마저도 비상수송버스는 출퇴근 시간에만 다닙니다.

[유지영/전남 목포시 용해동 : (낮) 12시부터 4시 사이에 움직여야 하는 분들도 시민이잖아요. 그분들을 위한 버스와 택시가 전혀 없는…]

다음주 수능을 앞둔 학부모는 애가 탑니다.

[채지애/전남 목포시 용해동(고3 학부모) : 학교 등교하는 전쟁이라고 해야 할까요. 한창 학생이나 부모가 예민할 때인데 이런 일까지 있어 버리니까.]

차가 많이 지나다니는 길이지만 버스는 한 대도 보이지 않습니다.

버스를 운행했던 기사들은 지금은 거리에 나와 피켓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황현수/전남 목포시 동명동 : 노조의 입장도 이해가 되고, 빨리 버스 회사가 노조 요구 조건을 들어주는 게…]

회사는 이미 만성적자라며, 체불 임금 24억원과 미납 가스비 21억을 목포시가 줘야 한다고 말합니다.

[한순덕/태원여객유진운수 전무이사 : 한 대가 하루에 49만 4500원을 벌어야 충당이 돼요. 그런데 벌어오는 노선이 하나도 없어요. 우리 회사에서 임계점에 이미 도달했다.]

최근 5년간 목포 시내버스의 승객과 수입이 줄어든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지자체 지원금이 늘었기 때문에 이번 사태는 회사의 방만한 경영 때문이란 게 목포시 입장입니다.

[윤병종/목포시 교통행정과장 : 노조하고 사측하고 해결해야 할 부분들이 매년 시로 돌아와서… 마음대로 돈을 드릴 수 있는 구조는 아닙니다.]

다만 목포시는 파업을 멈추면 보조금 30억원을 투입해 체불된 임금은 지원하겠다고 했습니다.

2025년부터는 준공영제를 도입해 버스의 공공성을 지키겠다는 입장입니다.

준공영제는 지원금을 늘리는 대신 지자체가 경영에도 참여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김용남/전남 목포시 시내버스노조 지부장 : 승강장을 쳐다보면서 눈물을 흘리고요. 얼른 시민의 곁으로 가고 싶습니다.]

병원과 시장, 학교와 우체국 버스가 지나가던 곳은 사람들의 일상 그 자체를 보여줍니다.

시민들의 발이 없어져 버린 지금, 지자체와 버스 회사의 미안하다는 말만으론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습니다.

(작가 : 유승민 / VJ : 김원섭 / 영상디자인 : 조성혜 / 인턴기자 : 이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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