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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괭이로 파고 발파도 해보고"…생존자가 전한 '221시간'

입력 2022-11-06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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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경북 봉화 광산에서 열흘 만에 기적적으로 구조된 두 노동자들 소식입니다. 다행히 두 분 모두 빠르게 건강을 회복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안정을 취하고 있어, 저희가 의료진 지침에 따라 전화로, 당시 상황을 들어봤는데요.

정영재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박모 씨/구조된 노동자 (작업반장) : 파이프, 나무, H빔 막 이런 것들 또 토사 막 우르릉 쾅쾅하면서 막 쏟아지는 게 한 2시간 정도 그렇게 쏟아지더라고…]

경북 봉화의 아연 갱도에 갇혔다가 열흘 만에 구조된 작업반장 박 모 씨는 당시를 이렇게 말합니다.

탈출하기 위해 괭이로 직접 파기도 하고 발파도 했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박모 씨/구조된 노동자 (작업반장) : 희망을 가지고 괭이 2개 가지고 가다 보니까 막힌 곳이 있더라고. 그래가지고 거기에 한 10m 정도를 우리가 또 파들어갔어요.]

챙겨간 커피믹스가 저녁밥이었습니다.

[박모 씨/구조된 노동자 (작업반장) : 첫날에는 빨리 끝날 줄 알고 두 개를 타 먹었어요. 두 개를 한 번에 두 개를 종이컵 하나 먹고 이게 오늘 우리 저녁밥이니까 저녁밥 먹자 그러고 먹었어요.]

전기 없이 포트에 물을 끓이는 기지도 발휘했습니다.

[박모 씨/구조된 노동자 (작업반장) : 전기가 나가니까 커피포트 사용을 못 하잖아, 그러니까 이제 그 플라스틱 부분을 다 이제 떼어내고 스테인리스에 있는 금속 부분만 가지고 그 안에다가 물을 조금 부어가지고 모닥불에다 물을 끓여가지고서는…]

구조 직전은 정말 희망마저 버려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박모 씨/구조된 노동자 (작업반장) : 떼던 땔감 나무도 몇 토막이 이제 안 남았었고 우리가 사용했던 산소 LPG 그것도 다 그거는 이제 진작 떨어져서 없었고…]

병원으로 옮겨진 두 사람의 건강은 점차 좋아지고 있습니다.

화장실과 복도를 조금씩 걷고 먹는 죽의 양도 늘렸습니다.

시력 보호를 위해 꼈던 안대도 자주 벗으면서 적응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특별 수사팀을 꾸렸습니다.

사고 14시간 뒤에서야 신고한 점 등 원인을 조사할 예정입니다.

한편 박 씨는 사고 전날도 기관에서 광산의 안전 점검을 나왔었다고 말했습니다.

[박모 씨/구조된 노동자(작업반장) : 시설점검은 하러 온다. 엊그저께 사고 나기 전날도 왔었고 그 사람들이 와서 보고 가는 거 보면 뭐 그냥 옷에 바지에 흙탕물 하나 안 묻히고 나갈 정도로 조심스럽게 다니고]

경찰은 내일 합동감식을 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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