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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실시간 공유된 참사…전 국민 트라우마 우려, 대처법은?

입력 2022-10-31 08:58 수정 2022-10-31 14:12

최명기 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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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명기 정신과 전문의


[앵커]

이태원 참사 현장에 있었던 부상자들과 또 유가족. 이 사고를 목격한 국민들까지 심각한 정신적인 피해가 또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전문가 전화로 연결하겠습니다. 최명기 정신과전문의가 전화로 연결돼 있습니다. 나와 계시죠?

[최명기/정신과 전문의 : 안녕하세요.]

[앵커]

일단은 가장 지금 걱정되는 부분이 현장에 있던 생존자들 그리고 한순간에 가족을 잃은 유가족들이요. 어떻습니까? 이런 압사사고의 경우는 또 후유증이  더 심하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최명기/정신과 전문의 : 왜냐하면 일단은 그 장소에서 생존했든 아니면 어려움을 겪게 되었든지간에 상당한 시간 동안 신체적 고통을 갖다 계속 느끼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몸이 압박에 의한 통증, 숨 막힘을 갖다 기억하게 되는 거고요. 그러면서 그 당시에 어쩌면 혼자나 둘이서 고통을 겪은 게 아니라 수없는 사람들이 아우성을 치면서 어떻게 해야 될지 모르는 그 상황이 있기 때문에 그 상황의 분위기가 본인이 인지하게 됩니다. 그런 다음에 만약에 이런 일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망자가 한 명도 없거나 사망자가 매우 적었다 그러면 그 일이 그냥 잊어먹을 수 있었는데 이렇게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기 때문에 나도 그때 진짜 죽을 수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더욱더 공포감이 가중되고 잊지 못하게 됩니다.]

[앵커]

특히 이런 대형참사 같은 경우는 이제 언론이나 대중의 관심이 상당히 높지 않습니까? 그래서 더 큰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고. 어떻습니까? 이런 분들에 대한 어떤 지원이 필요할까요?

[최명기/정신과 전문의 : 일단은 우리가 굉장히 고통이 있었을 때 고통에서 우리가 벗어나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고통을 갖다 더 이상 상기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그런데 지금은 이제 생존자분들이나 가족분들이 사실은 어쩔 수 없이 우리는 또 여기에 대한 제대로 된 진실을 알아야 되고 사실을 알아야 되다 보니까 언론을 통해서 최소 이 내용을 갖다 접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내용을 문서화된 내용으로 접하는 게 아니라 영상으로 접하다 보니까 뭔가 좀 잊어야 되는데 잊지 못하고 이 장면을 보면서 또 상처받고 또 상처받고 얼마나 고통스러웠겠구나 얼마나 내가 고통스러웠구나를 하기 때문에 계속 반복이 일어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은 어려운 일이지만 사실은 저 장소에서 고통을 받다 나오셨는데 굉장히 내가 힘들었다 그러면 우리는 논리적인 생각으로는 저 장면을 갖다 안 봐야 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그러나 사람의 마음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계속 저 장면을 반복적으로 보게 됩니다.]

[앵커]

그렇습니다.

[최명기/정신과 전문의 : 그러나 가능하다 그러면 자극이 되는 걸 갖다 피하는 게 사실은 제일 1번으로는 제일 중요합니다.]

[앵커]

그런데 이렇게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피해를 당한 분들 뿐만이 아니라 또 유가족뿐만이 아니라 현장에서 심폐소생술을 진행했던 경찰이나 소방관 여러분 그리고 의료 인력들. 이런 분들도 상당히 트라우마에 시달릴 수 있다라는 분석들이 있어서요. 이 부분은 어떻습니까?

[최명기/정신과 전문의 : 이게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어서 그렇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경찰이라든가 응급실에서 매일 심폐소생술을 하는 의료인 같은 경우에는 심폐소생술을 하고 사망을 접하는 걸 여러 번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익숙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방공무원 같은 경우에도 실제로 이렇게 마치 전쟁 상황과 같이 이런 상황에서 동시다발로 엄청나게 많은 사망자가 발생하는 경우를 접하게 되는 예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오게 되겠고요. 경찰공무원 같으신 분들도 사실 이런 상황을 갖다 접하게 되는 경우는 소방공무원분보다도 더 적습니다. 그리고 일반인이 20대, 30대인 경우에 실제로 사망한 사람의 시신을 보게 되는 일은 삶을 살아가면서 아마 없었을 겁니다.]

[앵커]

그렇습니다.

[최명기/정신과 전문의 : 그러다가 보니까 이 상황 자체가 뭔가 나도 죽을 수 있겠구나, 죽음이 멀지 않구나, 죽음이라는 게 이렇게 흔하구나. 사람의 생명이라는 게 우리가 생각하는 것같이 단단하지 않구나라고 하면서 상당히 커다란 충격으로 우리 마음속에 다가오게 됩니다.]

[앵커]

그런데 또 문제가 이번 참사가 전 국민의 트라우마로 이어질 수 있다라는 건데요. 그러니까 조금 전에 계속 말씀하셨습니다마는 현장을 찍은 영상이라든가 사진들이 지금 여과없이 온라인으로도 퍼지고 있지 않습니까? 간접 경험을 했더라도 충분히 트라우마가 남을 수 있다, 이런 의견은 어떠십니까?

[최명기/정신과 전문의 : 그건 맞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사실 생명은 누구에게나 다 똑같은 소중함을 가집니다. 젊은 사람의 생명이 굉장히 나이 드신 생명보다 귀한 건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삶이 남아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 허망하게 사망한 경우를 갖다 보다가 보면 누구나 다 자신의 삶에 대해서 일정 부분 회의감을 가지게 되게 되고요. 그런 다음에 모두가 다 굉장히 가라앉는 마음을 갖다 가질 수밖에 없습니다.]

[앵커]

교수님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이렇게 그 트라우마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마지막으로 좀 말씀해 주시죠.

[최명기/정신과 전문의 : 일단은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데 있어서는 우리 각자가 남의 기둥이 되어줘야만 합니다. 이런 일이 있을 때 특히 우리 가족분들 같은 경우에는 특히 자녀를 잃으신 부모님들 같은 경우에는 세상을 살아야 될 이유가 없다고 생각을 할 수 있을 정도로 괴로우실 겁니다. 그러나 바로 내가 무너짐으로 인해서 나와 함께 살아가는 또 다른 가족이 또 무너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누군가의 기둥이 되어준다는 마음으로 결국은 견뎌내고 그리고 시간이 지나가다 보면 또 우리는 살아갈 희망을 갖다 찾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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