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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살배기에도 총 들이댄 군인…'제주 4·3' 첫 보상에도 먹먹

입력 2022-10-28 20:51 수정 2022-10-28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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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27일) 정부가 제주 4.3 사건 희생자들에 대한 보상을 처음 발표했죠. 대량 학살이 있은지 74년 만입니다. 피해자들은 돌아오지 않는 세월에 대한 먹먹함을 털어놨습니다.

백희연 기자입니다.

[기자]

1948년 4월 3일 폭력은 시작됐습니다.

남한 노동당을 토벌하겠다는 군인들은 제주 주민들을 무차별 공격했습니다.

공식적인 조사도, 절차도 없었습니다.

어른, 아이 가리지 않았습니다.

엄마 등에 업혀 끌려가던 3살 오인권 씨는 팔과 가슴에 총을 맞았습니다.

[오인권/제주 4·3 생존자 : 돌아가신 어머니 시체 위에서 꿈틀거리고 있는 것을 응급처치를 해주고 나를 지극정성으로 보살펴주셔가지고…]

엄마가 보고 싶은 마음과 몸의 상처를 지고 70여 년을 살았습니다.

[오인권/제주 4·3 생존자 : 날마다 꿈에서라도 어머니나 아버지 얼굴을 볼 수 없는가. 나타나게 해달라고 기도를 해도 정성이 부족했는지…]

당시 3살이던 박영수 씨는 아버지를 잃었습니다.

이제 가물한 기억이지만 매 맞고 앓던 아버지가 아직 생각납니다.

[박영수/제주 4·3 희생자 유족 : 2층에 서북청년단 사무실이 있었다 합니다. (아버지가) 거기 끌려가서 3일 동안 매 맞고 나올 때는 등에 업혀서 나올 정도로…]

70년 넘게 '빨갱이'로 낙인 찍힐까 피해자라는 사실도 제대로 말하지 못했습니다.

살아 남은 아기는 백발 노인이 되어서야 최대 9천 만원 보상을 받게 됐습니다.

하지만 지나간 세월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오인권/제주 4·3 생존자 : 부모님만 돌아온다고 하면 9000만원이 아니라, 몇억이라도 낼 수 있죠. 내 모든 것을 바쳐가지고…]

여전히 차례를 기다리고 있는 피해자들도 많습니다.

[박영수/제주 4·3 희생자 유족 : 나이 드신 고령자분들 하루가 다르게 세상을 뜨고 있는데 얼굴에 미소라도 짓고 돌아가시게끔 해야하는데…]

대학살이 벌어졌던 성산포 터진목입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 지금은 평온하지만 희생자들의 고통은 여전합니다.

(화면제공 : 영화 '지슬')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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