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반려동물처럼 식물에 사랑을 쏟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식물과 집사란 말을 합쳐 이른바 '식집사'라고 부르는데요. 최근 이런 사람들이 늘면서 반려식물만을 위한 호텔부터 병원까지 생겼다고 합니다.
윤정주 기자가 둘러봤습니다.
[기자]
아파트 거실 한 편에 화분 100여개가 놓여있고, 식물을 위한 가습기 두 대도 쉴새없이 돌아갑니다.
2년차 '식집사' 직장인 남미선씨의 집 풍경입니다.
[남미선/경기 김포시 : 식물은 저를 너무 힘들게 하지 않으면서 저를 조용히 기다려주고 (잘 자랐을 때는) 네가 나의 노력을 이렇게 보답해주는구나…]
반려 식물 인기가 높아지면서 거래량도 크게 늘었습니다.
지난해 이곳 양재꽃시장에서만 식물 560억원어치가 경매로 팔렸는데요.
1년 사이, 20% 가까이 늘어난 액수입니다.
식집사들이 늘어나자 이들을 위한 서비스도 다양합니다.
대표적인 게 '식물 호텔' 입니다.
팻말에는 방 번호가 적혀있고 들어오기 전에는 식물 상태를 적는 '체크인'도 해야 합니다.
[조민희/식물호텔 매니저 : 명절이나 출장 가실 때… (식물에) '사랑이' 이렇게 이름을 적어서 가져오시는 경우도 있고…]
병든 식물을 치료해주는 병원도 있습니다.
뿌리 가운데에 상한 부분을 털어내고, 영양제를 처방해줍니다.
[{보통 물 주기 어느 정도?} 일주일 안팎으로… {(영양제는) 2주 정도 사용하실 수 있을 거예요.}]
[홍승희/식물병원 이용객 : 식물은 잎에서 바로 아픈 게 드러나니까 보이니까 오히려 더 마음이 쓰이는 것도 있어요.]
코로나 유행 이후 대면 소통이 줄어든 시대, 위로받고 싶은 사람들이 동물을 넘어 식물까지 찾게 됐다는 분석입니다.
[송재룡/경희대 사회학과 교수 : 빈 공간을 채워줄 수 있는 정서적인 대상들이 필요했죠. 그 안에 이제 식물이 포함됐을 것이다…]
(영상디자인 : 김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