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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센트] 여전히 시장점유율 95.8%, '카톡 왕국' 이면엔…

입력 2022-10-23 18:33

근무시간 외 메신저 지시 경험 75%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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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시간 외 메신저 지시 경험 75% "있다"

[앵커]

이번 '카카오톡 먹통 사태' 이후, 저희 JTBC가 직장인 1068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먼저 이번 사태로 카톡을 업무용으로 쓰던 직장인들이 다른 메신저로 넘어갔는지 살펴봤는데, 그렇지는 않은 걸로 나타났습니다. 카톡을 업무용으로 쓰는 건 대기업이나 외국계보단 중소·중견 기업이 더 많은 걸로 조사됐는데요. 근무 시간이 아닌데도 카톡 등 메신저를 통해 근무 지시가 이어진다고 답한 직장인은 75%가 넘었습니다.

통계로 말하는 뉴스, 퍼센트의 안지현 기자입니다.

[기자]

'카톡 사태'을 놓고 저희가 주목한 퍼센트는요. < 95.8% >

앱 분석 업체인 '와이즈앱'이 집계한 카카오톡 메신저의 사용 시간 기준, 우리나라 시장 점유율입니다.

나머지 상위 4개 메신저 앱의 시장 점유율은 다 합쳐도 4.2% 수준으로, 5%도 안 됐습니다.

이처럼 카톡의 지배적 지위로 인한 피해는 지난 15일, '카톡 사태'로 일상이 잠시 멈춘 것 외에 또 있었습니다.

저희 JTBC가 직장인들의 커뮤니티 앱인 '블라인드'에 의뢰해, 앱 사용자 직장인 1,068명에게 물어봤습니다.

업무 수단으로 '카톡'을 사용한단 응답은 31.9%로 회사 자체 메신저 다음으로 많았고요.

메신저 앱 중엔 단연 1위였습니다.

그런데 '카카오톡 사태'를 겪고 난 다음에도 여전히 업무 수단으로 카톡을 쓴다는 응답자는 33%로 전혀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를 물어봤더니, 여전히 "다른 사람들이 카톡을 주로 사용해서"라는 응답이 62%로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또는 "카톡만 있는 기능 때문에"라고 답한 직장인은 각각 14%와 1% 수준에 그쳤습니다.

그러니깐 메신저 앱의 특성상 혼자 다른 앱을 쓰고 싶어도 사용하는 게 어려운 겁니다.

실제로 카톡 사태 이후 207만 명이 카톡을 탈퇴했지만, 188만 명이 하루 만에 다시 재가입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그런데 일상뿐 아니라, 이처럼 업무에서도 카톡을 사용하다 보니, 발생하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퇴근 후에도 메신저로 업무 지시를 받은 적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 "없다"라고 답한 응답자는 24.7%에 그쳤습니다.

그만큼 카톡 등 메신저로 인한 업무 시간은 늘어나고 있단 뜻이었습니다.

다른 나라를 살펴봤더니, 미국의 경우, 1위인 페이스북 메신저가 시장 점유율 52%였고 2위 왓츠앱은 26% 수준이었습니다.

중국은 1위 위챗이 56% 수준이었고 2위는 QQ로 38.7%였습니다.

그 밖에 나라도, 하나의 메신저가 90% 넘는 지배적 위치를 갖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게다가 저희가 접한 해외 직장인들은, 메신저로 인해 근무시간이 길어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얘기했습니다.

[안젤라/호주 직장인 : (직장에선) 마이크로소프트 팀 메신저앱을 사용해요. 업무할 때 효율을 높이고요. (퇴근할 때는) 메신저를 끌 수 있습니다.]

[윤유진/독일 직장인 : 저희 사내에서는 구글 챗을 사용하고 있고요. 외국 친구들이랑은 거의 왓츠앱을 쓰고 있습니다. 근무시간 이외나 이전에 메신저로 메시지를 보내는 것 관련해서 거의 경험해본 적이 없어요.]

결국 국내에선 업무와 사적 대화가 하나의 메신저앱에서 뒤엉켜 있고, 특유의 기업 문화로 업무 시간을 늘리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그런 경향이 더 강했는데요.

카카오톡을 업무용으로 쓴다는 응답자는, 중소·중견기업이 60% 가까이로 가장 많았고요.

업무 시간 외 메신저로 지시를 받은 적이 "매우 많다"고 답한 응답자 역시 중소·중견 기업이 55.1%로 가장 많았고, 대기업은 29.7% 외국계 기업은 3.4%로 가장 적었습니다.

이른바 '카톡 왕국'이 연결되지 않을 권리를 침해해 우리의 업무 시간마저 늘리고 있는 건 아닐까요?

(영상디자인 : 김관후·조성혜·황수비·곽세미·김현주 / 취재지원 : 김연지·이채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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