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남해안이 흉흉합니다. 마산과 통영에 이어 부산 해운대에도 이렇게 정어리떼가 나타났습니다. 산소가 부족해서라는 게 지금까지 조사 결과인데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 많습니다.
도대체 바닷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신진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해운대 해변에 나타난 시커먼 물결.
정어리떼입니다.
경남 마산에 이어 부산 앞바다까지.
최근 정어리가 갑자기 늘었고, 곳곳에서 떼죽음을 당했습니다.
정부는 산소가 부족한 물덩어리 때문에 질식사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정석근/제주대 해양생명과학과 교수 : 인공지능도 아니고 사람도 아니고 정어리만 골라서 죽일 수가 있나요. (정어리는) 산소부족으로 죽을 확률이 적은 생물인데…]
운동량이 많은 정어리가, 열린 바다에서 한꺼번에 죽는 건 상식 밖이라는 겁니다.
움직이지 못하는 조개류나 미더덕은 피해를 입지 않은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국립수산과학원 측은 조개류 양식장의 경우 물이 잘 흐르는 곳이라 피해가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어리는 산소를 많이 필요로 하는 물고기지만, 패류는 그렇지 않다고도 했습니다.
또 정어리를 먹이로 삼는 갈치가 최근 남해 연안에 몰려온 것도 원인 중 하나라고 보고 있습니다.
정어리들이 좁은 구역으로 몰리면서 도망가지 못했고, 산소가 부족한 상태가 더욱 악화됐다는 겁니다.
정부는 부인했지만, 멸치어선이 정어리를 바다에 버린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습니다.
멸치잡이 어선은 멸치만 잡을 수 있도록 법률로 정해져 있습니다.
멸치와 정어리는 생김새와 크기가 비슷한 데다, 최근 정어리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촘촘한 멸치 그물에 정어리도 자주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석근/제주대 해양생명과학과 교수 : 나머지 해종은 잡으면 잡는 순간 불법인데, 안 잡히면 또 그게 이상하잖아요.]
전문가들은 한반도 주변의 해역 환경 변화도 꾸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환경 오염 때문일 수도 있단 건데, 정어리떼 집단 출몰에 대해 당분간 확실한 원인을 밝히기 어려울 거란 전망도 나옵니다.
(영상디자인 : 이정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