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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만 사는 나라가 된 것 같다" 남성 사라진 모스크바

입력 2022-10-20 15:11 수정 2022-10-2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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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간 19일 모스크바 한 공원에서 여성들이 러시아 군인들을 기리는 포스터 옆을 지나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현지시간 19일 모스크바 한 공원에서 여성들이 러시아 군인들을 기리는 포스터 옆을 지나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여성들의 나라가 된 것 같아요"

현지시간 19일 뉴욕타임스(NYT)는 모스크바 발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남성을 징집하면서 거리에 남성이 사라졌다고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동원령 이후 식당과 거리 등에서 남성의 수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모스크바 시내에 있는 '찹찹' 바버샵은 주말이 시작될 때쯤이면 보통 손님으로 가득 차지만 기자가 금요일 오후에 찾아갔을 때는 4개 의자 가운데 1곳만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남자친구가 동원령을 피해 달아났다는 한 바버샵 직원은 "매일이 힘들다"며 "우리는 항상 커플로 계획을 해왔다.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한 지역 매체는 모스크바에서 가장 큰 클럽 가운데 한 곳은 방문하는 사람들이 60%나 줄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처럼 동원령 반발한 남성들은 러시아를 떠나고 있습니다.

 
현지시간 19일 한 여성이 모스크바에서 버스 정류장 인근에 세워진 군사 홍보물 옆을 지나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현지시간 19일 한 여성이 모스크바에서 버스 정류장 인근에 세워진 군사 홍보물 옆을 지나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동원령 이후 러시아를 떠난 남성들의 수가 몇 명인지는 정확히 집계된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카자흐스탄 정부에 따르면 최소 20만명 이상의 러시아 남성이 카자흐스탄으로 건너왔습니다. 이외에도 조지아나 아르메니아, 이스라엘, 서유럽 등으로 수만 명이 향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금까지 동원령으로 징집된 이는 최소 22만 명입니다.

사진작가인 스타니슬라바(33)는 "이제 여성들의 나라가 된 것 같다"며 "가구를 옮기는 걸 도와줄 남자 친구를 찾고 있었는데 다 떠나갔다는 걸 깨닫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남편이 징집된 에카테리나(27)는 "남성들은 아이의 손에 쥐어진 장난감과 같은 신세"라며 러시아 당국을 비판했습니다.

그는 남편이 죽어서 돌아오는 것보다 몇 년 동안 감옥에 있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생각해 남편이 징집 통지서를 피하기를 바랐지만 상황을 바꾸지는 못했습니다.

이처럼 남편이 징집된 여성들은 남편이 전쟁터에서 살아서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 때문에 불안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현지시간 19일 한 여성이 모스크바 한 공원에서 러시아 군인들을 기리는 포스터를 보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현지시간 19일 한 여성이 모스크바 한 공원에서 러시아 군인들을 기리는 포스터를 보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많은 이들이 동원되면서 경기도 악화하고 있습니다.

모스크바 시내 식당에서는 최근 2주 동안 주문금액이 1500루블(약 3만5천원)을 넘긴 주문 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줄었습니다.

러시아 경제지인 코메르산트에 따르면 러시아 최대 은행인 스베르방크는 9월 한 달 동안 529개의 지점을 폐쇄했습니다.

이외에도 시내의 많은 가게 창문에는 세입자를 구한다는 종이가 붙어있습니다.

바버샵 체인 '찹찹'의 창업자인 알렉시에 에르밀로프는 "전국 70개 매장 가운데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고객의 수가 크게 줄었다"며 "이는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다른 지역보다 떠날 수 있는 능력이 더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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