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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품뉴스] 이름부터 메뉴까지 비슷하다…소상공인 울리는 '미투 브랜드'

입력 2022-10-15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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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큰 맘 먹고 힘들게 식당 차렸는데, 바로 옆에 가게 이름부터 메뉴까지 비슷한 업체가 생기면 참 황당하고 난감하겠죠. 그런데 요즘 이런 피해를 입는 소상공인들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문제는 법적 분쟁까지 가도, 잘잘못 가리기가 쉽지 않다는 건데요.

발품뉴스 윤정식 기자가 현장을 가봤습니다.

[기자]

서울 한복판 한 고깃집입니다.

이 가게 이름은 '이차돌'.

그런데 '일차돌'이란 업체가 생기면서 큰 타격을 입었다고 말합니다.

[변지현/이차돌 매장 점주 : 이름까지 그렇게 짓는 건 진짜 선 넘었다 싶어요. 이차돌이 떡하니 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가 있어요?} 인테리어도 메뉴도 비슷한 가게가 생기니까 매출이 반 토막이 나고, 손님들이 와서 '일차돌이 원조 아니에요? 여기는 이차돌이잖아요'라고 엄청 물어보세요. 원조는 우리인데…]

프랜차이즈 본사는 소송을 택했습니다.

[조준환/다름플러스 이사 : {어떤 부분을 카피 당했다는 거죠?} 지금 보이는 외관을 그대로 베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그러면 저 기와 디자인까지요?} 기와뿐 아니라 아래 있는 갓등도 동일하게 만들었고요. {안은 어떤지 볼까요?} 지금 보이는 내부 목재 인테리어도 동일했습니다. {진짜 헛갈릴 수 있겠네요.} 일반 소비자는 구별이 어려웠을 겁니다. {메뉴는 어땠나요?} 저희가 고기류 말고도 사이드 메뉴로 파는 초밥이나 쫄면도 (일차돌이) 동일하게 구성했고 가격도 동일했습니다.]

4년 만에 대법원은 이차돌 손을 들어줬습니다.

반면 일차돌 측 점주들은 당황해합니다.

[일차돌 매장 점주 : (본사가)항소한다 했어요 항소. {대법원 판결 났는데 무슨 항소예요?} 그건 잘 모르겠어요. 사실 저희도 (소송에서 질 거라고) 예상했어요. 솔직히 (이차돌이랑) 비슷하죠. 심지어 이차돌을 예약하고는 (저희한테) 오신 분도 있다니까요.]

게 요리 전문점 A사 매장입니다.

A사 측은 매장 컨셉부터 특허받은 포장 상자까지 경쟁 B업체가 베껴갔다 주장합니다.

[게요리 전문 A업체 대표 : 안을 보시면 뜨거운 음료가 들어가 보온을 도와주는 거로 특허를 받았습니다. {이 박스도 같이 쓰세요?} 그건 경쟁사 박스고 구별이 쉽지 않습니다. {현재 경쟁사가 이 박스를 쓰는 거예요?} 이 박스를 쓰다가 저희가 판매금지 가처분을 신청하자 아래 있는 박스로 변경했습니다.]

경쟁업체 B사는 이후에도 상자를 두 차례 더 바꾼 상태입니다.

방금 보신 매장과 불과 250여 미터 떨어진 곳입니다.

바로 옆에 경쟁업체 매장이 있는데 여기는 또 나름의 입장이 있을텐데 들어보겠습니다.

두 매장 모두 분홍색 소파와 수조까지 언뜻 봐도 비슷합니다.

[게요리 전문 B업체 대표 : {로고나 매장 분위기가 비슷해요?} 원래는 동업자 관계였습니다. {저쪽 매장이랑?} 맞아요. 제가 3분의 1 지분을 갖기로 계약도 했고요. 모든 걸 함께 만들었습니다.]

B사 측은 동업 당시 만든 결과물은 함께 사용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게요리 전문 B업체 대표 : 지금 동업자 관계가 아니라고 주장하는데 법원에서도 (1심 판결에서) 인정을 해 주고 있어요.]

본사 간 소송전이 이어지는 사이 가맹점주들은 힘들어합니다.

[게요리 전문 A업체 점주 : 카피 된 포맷에 덤핑 수준의 가격으로 경쟁하는 건 분명히 제재를 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게요리 전문 B업체 점주 : {사장님이 덤핑 수준으로 싸게 파신다던데요?} 광고 홍보비 들이는 걸 저는 소비자에 직접 전달한다 생각하고 남는 것 없이 파는 거예요. {안 힘드세요?} 힘들죠.]

이른바 '미투 브랜드' 분쟁은 지금도 전국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잘잘못을 가릴 장치가 허술하단 지적이 많습니다.

[오성환/변호사 : 새로운 비즈니스가 계속 창출되고 그걸 법이 다 규정 못 해요. 법이 바뀌는 산업을 다 따라갈 수는 없거든요. 그런 부분은 재판부의 재량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죠.]

가맹점주과 소비자를 보호할 최소한의 장치 마련이 시급합니다.

(인턴기자 : 이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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