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살상력 낮춘 '저위험 권총' 쏴 보니…경찰 "더 늘려야"

입력 2022-10-15 21:15 수정 2022-10-15 21:15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우리나라 경찰은 왜 총을 갖고 있으면서도 위험한 순간에 쓰지를 않느냐는 말이 절로 나오는 사건들이 있었죠. 그럴 때마다 경찰 내부에선 아무래도 총은 여러 이유로 부담돼 쓰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경찰이 그런 부담을 덜 수 있는 '저위험 권총'이 개발했습니다.

살상력은 낮췄지만, 충분히 제압은 할 수 있는 그런 총이라는데, 최승훈 기자가 직접 쏴봤습니다.

[기자]

경찰이 계단을 뛰어 올라갑니다.

위층에서 내려온 경찰이 무언가 설명하더니, 두 경찰 모두 건물 밖으로 나가버립니다.

건물 3층에서는 한 남성이 이웃 여성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있었습니다.

경찰이 권총을 쏠 수도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두 경찰은 피해자의 남편이 범인을 제압한 뒤에야 현장에 왔습니다.

지하철역 출입구 앞입니다.

10대 소년이 흉기를 휘두릅니다.

경찰이 테이저건을 쏘지만 빗나갑니다.

한참을 맞서 버티더니 갑자기 뒤돌아 시민들 사이로 도망갑니다.

이처럼 경찰관이 강력범죄 현장에서 적절히 대처하지 못하는 일이 잇따르자, 경찰청이 새로운 무기를 개발했습니다.

저위험 대체 총기, STRV9입니다.

말 그대로 위험이 적은 권총인데요.

이렇게 플라스틱으로 만든 저살상탄을 써서 기존 권총보다 살상력을 10분의 1로 낮췄습니다.

인체 조직과 성질이 가장 비슷한 젤라틴 블록에 쏴서 얼마나 깊이 박히는지 확인해보겠습니다.

우리 군이 쓰는 K5 권총에 9mm 실탄을 장전했습니다.

총알이 젤라틴 블록을 깊숙이 파고듭니다.

이번엔 저위험 권총에 저살상탄을 장전했습니다.

총알이 들어가다가 멈춥니다.

실탄이 파고든 깊이를 재봤습니다.

50cm짜리 젤라틴 블록을 완전히 통과했습니다.

만약 젤라틴 블록이 아니라 사람의 몸이었다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반면, 저살상탄은 5cm 정도 깊이에 박혔는데요.

사람을 다치게 하는 건 마찬가지지만 상처의 크기는 훨씬 작습니다.

[박수만/SNT모티브 특수개발팀 책임 연구원 : 살상력은 최대한 낮추되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는 에너지를 갖춘 그런 새로운 탄을 개발을 하려는 목적이 있었고…]

저위험 권총에는 이른바 스마트 모듈도 넣었습니다.

사격한 시간, 장소, 각도와 탄알의 종류를 자동으로 기록합니다.

경찰청은 저위험 권총 개발에 2016년부터 34억원을 들였습니다.

올해 먼저 100정을 사서 현장에 투입하고 다른 문제가 없는지 살펴볼 예정입니다.

여기에 기존 38구경 권총도 더 살 계획입니다.

앞으로 5년 안에 모든 현장 경찰관에게 총기를 한정씩 지급하기 위해서입니다.

일선 경찰관들 사이에선 38구경 권총보다는 저위험 권총이나 테이저건 같은 대체 총기를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일선 경찰관 (음성변조) : (38구경 권총이) 도움은 안 되죠. 사용을 할 일이 없잖아요. 권총 사용한 사람이 1년에 몇 명이나 되고, 지금 내가 (근무한 지) 삼십몇 년 됐는데도 한번 사용해 본 일이 없는데…]

[정훈/중부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권총이) 분실이 되거나 오남용이 됐을 때 형사적인 책임을 스스로 져야 되는… 대체총기뿐만 아니라 테이저건이나 삼단봉, 경찰봉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서…]

공권력은 다른 어떤 힘보다 정확하고 신중하게 다뤄야 합니다.

꼭 필요한 상황에도 쓰지 않거나, 함부로 쓰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킬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경찰관이 어떤 범죄에도 냉정하고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안전하고 실용적인 무기를 마련해야 합니다.

(영상그래픽 : 김정은)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