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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거] '황제노역' 회장, 뉴질랜드 호화생활하며 '수상한 파산'

입력 2022-10-13 21:17 수정 2022-10-13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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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방금 보신 이 사람은 2014년 '황제 노역'의 당사자,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입니다. 당시 탈세와 횡령으로 내야 할 수 백 억 원의 벌금을 일당 5억 원의 노역으로 때우려다 전국민의 분노를 샀습니다. 이후 뉴질랜드로 떠났던 허 씨가 최근 국내에 파산 신청을 했고, 법원이 받아들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돈이 없어 천 억 원 넘는 빚을 못 갚겠다며 면책 소송도 냈습니다. 그런데, 정작 허씨는 뉴질랜드에서 가족 명의로 호화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걸로 파악됐습니다.

황제 노역 회장님의 황제 파산, 신아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바다 위 요트에서 두 사람이 낚시를 즐깁니다.

허재호 전 대주그룹 회장과 부인입니다.

수영장과 정원이 딸린 하얀 저택.

뉴질랜드에서 허 씨가 살고 있는 부인 명의 집입니다.

허 씨가 뉴질랜드로 건너간 건 지난 2010년.

아파트 개발사업으로 재계 순위 50위권까지 올랐던 대주그룹이 부도난 직후였습니다.

당시 횡령과 조세포탈 혐의로 재판을 받던 허 씨가 뉴질랜드로 도피한 겁니다.

254억원 벌금을 내지 않아 수배된 허 씨는 2014년 귀국해 교도소 노역장에 유치됐습니다.

그런데 벌금을 일당 5억원 노역으로 대체하라는 판결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거센 비판이 일었습니다.

결국 벌금 30억원을 6일 노역으로 대신했고, 나머지 224억원을 현금으로 낸 후 다시 뉴질랜드로 떠났습니다.

그런데 허 씨가 지난 4월 서울회생법원으로부터 개인 파산 선고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허 씨는 과거 아파트 분양 사업을 하며 시중은행 등에 1100억원 가량 채무를 진 상황.

허 씨는 파산에 이어 빚을 모두 탕감받을 수 있는 면책 소송도 낸 상태입니다.

과연 허 씨는 돈이 없을까.

2018년부터 국내 한 개인 채권자가 허 씨를 상대로 뉴질랜드 법원에 소송을 벌인 재판 기록입니다.

이 재판에서 허 씨는 자신의 아들이 대표인 뉴질랜드 회사에서 고문으로 일하며 급여를 받는다고 수입을 공개했습니다.

일주일에 뉴질랜드 달러로 1800달러, 한 달에 500만원이 넘습니다.

뉴질랜드 영주권을 유지하기 위해 수입이 있다고 주장한 겁니다.

[김모 씨/채권자 : (뉴질랜드에서는) 한국에 부채가 1원도 없고 급여도 다 주고 세금도 밀린 거 내고 아무런 하자가 없다고 하면서 한국에서는 파산 신청을 했습니다.]

허 씨가 아들 회사를 직접 경영해 온 정황도 포착됐습니다.

2018년 이 회사가 한 시공사와 체결한 합의서에 아들이 아닌 허 씨 서명이 들어가 있습니다.

[김종수/허씨 아들 회사 전 직원 : 허재호 씨 사인이 안 들어가면 누구를 막론하고 돈이 지급이 안 돼요. 그분이 오케이해야만 돈이 지급돼요.]

뉴질랜드 현지에 허 씨 아들이나 부인 등 가족 명의 법인만 수십 곳.

회사 비용으로 호화생활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허 씨 부부가 바다 낚시를 위해 타던 요트도 가족 회사 명의로 파악됐습니다.

자녀 소셜미디어에는 '친정찬스'로 고가의 산후조리원에서 머물렀다는 내용도 올라와 있습니다.

반면 과거 허 씨 회사로부터 분양대금을 돌려받지 못한 피해자들의 고통은 아직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황미영/분양피해자 대표 : (과거 검찰에) 분양대금이 사라진 것에 대한 배임과 횡령을 수사해달라고 했는데 배임은 아니라고 하고 횡령에 대해서는 어떤 답변도 하지 않았어요.]

실제 허 씨는 대주그룹 부도 당시 유령 회사를 통해 1000억원대 채권을 빼돌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김모 씨/채권자 : 한국에서 대주에서 송금받고 계열사한테 송금받고 이렇게 받아가지고 (뉴질랜드) 부동산을 많이 확보한 거죠.]

허씨는 취재진에게 뉴질랜드 현지에 차명 재산은 없다면서도, 가족 명의 회사와 부동산을 통해 생활을 하고 있는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허재호/전 대주그룹 회장 : 이번에 모든 것을 다 공개를 하겠다 말입니다. 공개를 하고서 매칭이 된다면 한국에서 새로이 출발하고 싶다, 그런 뜻이 있습니다.]

정작 허 씨는 잇단 법원 구인장 발부에도 계속 뉴질랜드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허 씨가 귀국하지 않으면서 관련 수사도 3년째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화면출처 : 소셜미디어)
(VJ : 김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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