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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존재할 수 없다" 140억어치 그림 불태운 까닭

입력 2022-10-13 20:53 수정 2022-10-13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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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술관 한가운데서 그림을 불태웁니다. 실제 예술 작품은 태워버리고, 대신 디지털 세상에만 존재하는 대체불가 토큰, NFT로 만드는 모습입니다.

이런 움직임을 놓고 미술계에선 논란도 일고 있는데, 이한길 기자가 설명해 드립니다.

[기자]

방화복을 입고 그림을 불에 태우는 이 남자는 영국의 유명작가 데이미언 허스트입니다.

죽은 상어를 통째로 전시하고, 동강 낸 소를 방부액 속에 넣으면서 '개념 미술'로 유명해진 허스트가 이번엔 디지털 아트인 NFT 작품을 내놨습니다.

우선 에나멜 물감으로 그린 종이 그림 1만장을 한 장당 2000달러, 우리 돈 약 280만원에 팔았습니다.

그림을 산 사람은 작품을 실물로 받을지 NFT로 받을지 골라야 합니다.

절반가량인 4800여 명이 NFT를 선택했고 허스트는 140억원에 달하는 이들 원본을 불태울 예정입니다.

[데이미언 허스트/영국 작가 : 원본 작품을 파괴하는 건 진정한 디지털 작품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둘은 동시에 존재할 수 없습니다.]

처음엔 두 종류의 그림 가격이 같았지만, 최근엔 종이 그림이 약 1900만원에, NFT는 약 900만원에 팔리고 있습니다.

비슷한 사건은 지난 7월 미국에서도 벌어졌습니다.

푸른색 마티니 잔 위에서 불타고 있는 건 멕시코 국민화가 프리다 칼로의 그림입니다.

진품이라면 140억원에 달하는 이 그림을 한 사업가가 NFT로 쪼개 팔겠다며 재로 만들었습니다.

[마르틴 모바라크/NFT 사업가 : NFT는 소장할 수도 있고 변하지도 않습니다. 항상 똑같은 상태로 유지됩니다.]

작년에는 미국 작가 '비플'이 그린 NFT 작품이 우리 돈으로 780억원에 팔리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미술계의 'NFT 열풍'을 두고 새로운 예술의 형태라는 주장과 암호화폐 열풍에 따른 일시적 유행이란 시선이 엇갈립니다.

(화면출처 : 'damienhirst' 인스타그램 ·FridaNFT·British G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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