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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만에 다시 만난 '달콤한인생' 이병헌 "의외로 싱싱해"(종합)

입력 2022-10-10 12:46

배우 이병헌·김지운 감독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커뮤니티 비프 마스터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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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병헌·김지운 감독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커뮤니티 비프 마스터톡

17년만에 다시 만난 '달콤한인생' 이병헌 "의외로 싱싱해"(종합)


"이병헌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 담았다"

역시 배우와 감독은 작품으로 소통할 때 가장 생기 발랄하다. 추억 많은 부산에서 17년 전 영화를 다시 보며 관객들과 의미 있는 시간을 또 한 번 추억 한 배우 이병헌(52)과 김지운 감독(58)이다.

9일 오후 부산 중구 비프광장로 롯데시네마 대영에서는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이하 부국제·BIFF) 커뮤니티 비프 영화 '달콤한 인생(김지운 감독)' 마스터톡이 진행됐다.

부산국제영화제 '스핀오프 페스티벌' 커뮤니티비프는 관객이 주도하는 축제로 2018년 신설돼 올해 5주년을 맞았다. 그 중 마스터톡은 기억할 만한 자취를 남긴 감독과 배우를 초청해 라이브 장면 해설로 영화 속 명장면을 함께 나누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으며 온라인 채팅으로 대화할 수 있는 '실시간 양방향 코멘터리 상영'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김지운 감독이 연출하고 이병헌이 출연한 느와르 걸작 '달콤한 인생'(2005)을 다시 관람할 수 있는 시간이 마련됐다. '달콤한 인생'은 범죄 조직의 보스 강 사장(김영철)의 연인 희수(신민아)를 감시하는 임무를 맡은 선우(이병헌)가 한순간의 선택으로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고 그곳에서 벗어나고 복수하기 위해 벌이는 처절한 몸부림을 그린 작품이다.

지난 2005년 개봉 당시 '달콤한 인생'은 누적관객수 127만 명으로 현재 명성 만큼의 대박 흥행을 맛 보지는 못했다. 느와르 장르를 대표하는 영화로 여전히 회자되고 있기 때문에 이 같은 기록을 훗날 확인하게 되는 관객들은 오히려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기 마련이다.

17년만에 다시 만난 '달콤한인생' 이병헌 "의외로 싱싱해"(종합)

이병헌 역시 명확하게 기억하는 듯 상영 후 진행된 짧은 대화 시간에 "'달콤한 인생'이 원래 인기가 없었다"고 운을 떼 웃음을 자아냈다. 이병헌은 "당시 신민아 씨와 함께 이 곳 부산에서 무대인사를 했는데, 2000석 객석이 다 빈자리고 앞에 한 30~40분 정도만 앉아 계셨다. 난 그 장면이 평생 잊혀지지 않는다. 무대인사라고 해서 우리가 뭔가를 일방적으로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관객 분들과 거의 대화를 했다"고 회상해 좌중을 또 한 번 폭소케 했다.

'달콤한 인생'을 17년 만에 다시 본 소감에 대해서는 김지운 감독이 "나는 병헌 씨와 '달콤한 인생'을 했다는 것이 자랑스럽고 영광이다. 나와 병헌 씨에게 새로운 전환점이 되기도 했고, 영화적인 국면 맞이했던 작품이다. 무엇보다 병헌 씨의 가장 멋진 모습을 담을 수 있어서 좋았다. 국내 흥행은 크게 되지 않았지만, 오래 사랑하는 작품이 된 것을 다행스럽고 기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병헌은 "솔직히 '예전 작품을 보면 얼마나 쑥스럽고 얼굴 빨개지는 순간이 많을까' 걱정도 했다. 1, 2년 정도 지난 작품만 봐도 약간 민망한 장면들과 연기들이 보이기 마련인데, 생각보다 괜찮아서 그게 좀 놀랍다. 연기가 능숙하고 능란하다는 그런 차원이 아니고 싱싱한 느낌?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며 "내가 출연했지만 자랑스러운 작품이다. 뭐 하나 빠지는 것 없다. 지금 개봉해도 괜찮을 정도로 세련된 작품이다"고 흡족해 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말씀 하신 '가장 멋진 모습'과 같은 반응에 대한 이유를 당시에는 몰랐다. 멜로를 찍거나, 멋있는 척 하면서 찍은 영화가 아니고 가득한 액션신에 너덜너덜해진 모습이 많기 때문에 확 이해되지 않았다. 근데 오늘 보니까 알겠더라. 어찌 보면 내 젊은 시절의 표정이 너무 좋더라. '내가 저 때 저런 마음으로 저렇게 연기했구나' 새록새록 기억이 나기도 한다. 굉장히 새로운 시간이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17년만에 다시 만난 '달콤한인생' 이병헌 "의외로 싱싱해"(종합)

영화에 대한 이야기도 살짝 거들었다. 극중 선우의 행적과 일거수일투족이 파악되는 것에 대해 김지운 감독은 '관계의 손상'을 논하며 "김뢰하 씨가 연기한 인물이 계속 선우의 동선을 따랐던 것이지만 영화 안에서는 설명이 잘 안 된다. 근데 난 그 이유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그 인물들이라면 어떻게든 알았을 것이다. 그것보다 관계가 손상 됐을 때, 느닷없이 벌어지는 일들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게 인생의 모습이기도 하고"라고 설명했다.

또 "선우의 마음을 복잡하게 만들고 싶기도 했다. 관계의 단절과 손상의 의미를 강화 시키고 싶었다. 이유 없이 알량한 수컷들끼리 가하는. 큰 문제는 소통이 된다. 자기들도 감당하지 못하니까 '어떻게든 해결해보자' 하는데, 작은 것들은 차츰 금이 가고 균열이 생긴다. 그런 모습이 중요했던 것 같다. 인물들을 혼돈과 혼란에 빠뜨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기대하고 기다리는 차기 계획도 달콤한다. "사실 나는 '우리들의 블루스' 드라마가 끝난 이후로 계속 쉬고 있다"고 말한 이병헌은 "쉬면서 그동안 못했던 일들도 하고 있고, 친구들도 만나고 오랜만에 편하게 지내고 있다"며 "작품이 당장 앞에 있지는 않고, 일단 '오징어 게임2'를 내년에 촬영 한다는 것 정도만 확정 돼 있는 상황이다. 그 전에 어떤 작품을 하게 될지는 모르겠다"고 귀띔했다.

신작 '거미집' 후반 작업에 한창인 김지운 감독은 "송강호와 다섯번째 작품을 최근 끝냈다. 정수정 임수정 전여빈 장영남 오정세 등 많은 배우들이 나오는 앙상블 영화이고, 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감독이 영화를 만드는 이야기다. 촬영 후 편집과 최근 후반 ADR까지 마쳤고 파이널 믹싱만 남았다. 올해 안에 마무지 지어 내년에 공개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칸영화제 초청에 대해선 "운이 좋거나 그러면. 칸에 갈 만큼의 작품이 되면 좋겠다. 기대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부산=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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