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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접근해 코인 투자 권유…3300만원 잃은 뒤 알아챘다

입력 2022-10-10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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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SNS로 호감을 표시하며 신뢰를 형성한 뒤 돈을 요구하는 사기 수법, 이른바 '로맨스 스캠'이라고 하죠. 요즘은 직접 돈을 요구하지 않고 "수익성 좋은 코인이 있다"며 투자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사기를 친다고 합니다.

이자연 기자입니다.

[기자]

경기도 의정부시에 사는 이모 씨는 지난해, 처음으로 인스타그램 아이디를 만들었습니다.

얼마 뒤 자신이 중국인이라고 주장하는 한 여성이 영어로 말을 걸어왔다고 합니다.

[이모 씨/로맨스스캠 피해자 : 유부남인데 젊은 여자가 이렇게 대화를 하니까 일단 재밌었어요. 잊고 있던 저의 뭐랄까, 사랑 감정 그런 것이 다시 생기게 되더라고요.]

번역기를 동원해 일상적인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사진도 주고받았습니다.

그러던 중 이 여성이 갑자기 "코인에 대해 알고 있냐"는 말을 꺼냈다고 합니다.

처음 대화를 나눈 지 일주일만이었습니다.

자신의 친척이 비상장 코인을 만들었는데, 내부 정보가 있으니 투자하면 큰 수익을 낼 수 있단 겁니다.

실제 코인을 구매한 뒤 여성에게 전달 해주면 해당 비상장 코인으로 바꿔주겠다고 했습니다.

그럴 듯한 사이트까지 만들어 놓고 코인 가격이 올라가고 있다며 보여줬다고 합니다.

이씨가 수상함을 눈치챈 건 3300만 원을 보내고 나서입니다.

[이모 씨/로맨스스캠 피해자 : 계속해서 (가격이) 뛰는 건 뛰는데, 모든 투자가 그렇잖아요. 상승이 있으면 하락을 해야 하는데 하락이 한 번도 없어요. 매일 상승을 하는 거예요.]

돈을 돌려달라고 하니 중국으로 찾아오라거나 입금을 더 하라는 답변만 돌아왔습니다.

경찰에 신고한 지 일 년이 넘었지만 코인거래소도, 사기를 친 일당도 해외에 있어 수사가 사실상 어렵습니다.

이씨는 이들이 연애 감정을 이용했다고 말합니다.

[이모 씨/로맨스스캠 피해자 : 사랑한대요. 나는 너와 결혼을 할 생각이다, 이런 말까지 했어요.]

이처럼 얼굴 사진을 올려놓고 코인 투자를 유도하는 계정은 지금도 활발히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윤호/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 : 사기나 속았다는 데 대한 심리적 고통도 있고 물질적 피해는 더 크잖아요. 사전에 충분히 예방하고 주의하고 조심할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로맨스스캠은 국제 범죄이기 때문에 범죄자를 검거하거나 처벌하기가 매우 어려워 더 조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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