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장바구니 물가가 무섭게 치솟는 요즘, 농부가 직접 기른 작물을 들고 와서 싸게 파는 '도시 장터'가 뜨고 있다고 하는데요.
어떤 곳인지, 똑똑! 경제 구희령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천장 가림막도 있고 마치 실내 체육관처럼 보이지만 농부들이 채소와 과일을 파는 도심 속 장터입니다.
원래 장터가 열리던 곳은 보시는 것처럼 일반 주차장이었는데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이렇게 10억 원을 들여서 설비를 한 겁니다.
야구장 돔처럼 열고 닫는 가림막을 만들 정도로 단골 손님이 많습니다.
[김지윤/서울 성내동 장터 쌈채 판매 : 하남에서도 오고 성남에서도 오고 많이 와요.]
[배영희/경기 광주시 도평리 : (경기도 분들이 여기까지 사러 오세요?) 여기서 살다가 이사갔지만 저도 경기도 광주에서 와요. 거기서 장 안 봐요. (왜요?) 비싸요, 더. 안 싱싱해. 여기가 더 싱싱해.]
[임현숙/서울 청담동 : 청담동에서 왔습니다. 목적이 사과예요. 사과가 맛있어서…]
빌딩으로 둘러싸인 곳인데 이렇게 전국 특산물을 팔고 있습니다.
코로나 거리 두기 3년 동안 도시 장터가 굉장히 많이 줄어들었는데요.
이곳은 주변의 회사원들과 서울역 승객들 덕분에 끊이지 않고 계속 장터를 열 수가 있었습니다.
맛을 보고 구경하다보면 어느새 두 손이 묵직해집니다.
[김겨울/회사원 : 점심 시간이어서 잠깐 나왔어요. 이거 목이버섯 엄청 싸게 잘 산 것 같아요.]
[정여진/회사원 : 국내산이라서 믿고 살 수 있잖아요. 원래 잘 안 사는데. 동네에서보다 훨씬 싸죠.]
이런 손님 때문에 농부도 멀리 서울까지 옵니다.
[윤근수/전북 무주군 더덕농부 : 새벽 3시에서 4시 사이에 일어나고요. 오는 데만 서너 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아요. 정말 맛있었다고, 정말 좋은 제품을 파셨다고 전화 한 번씩 와요. 그때 가장 뿌듯하고 가장 행복해요.]
이곳은 평소엔 빈터인데 오늘은 큰 장이 섰습니다.
여기서 불과 5분 거리에 대형마트가 있는데도요, 휴일 오전부터 사람들은 이곳에서 장을 보고 있습니다.
[이지선/경기 용인시 성북동 : 대형마트에서 볼 수 없는 그런 작물들을 좀 더 볼 수 있고요. 구경거리가 되게 많아서요.]
개구리 참외도, 부추꽃도 장터엔 있습니다.
[(얘도 가지에요?) 네. 가지가지.]
[이상린/경기 고양시 찬우물농장 운영 : 일단 제가 키운 작물들을 직접 소비자들한테 판매할 경우에는 신뢰를 가지고 구매를 하시는 것 같더라고요.]
미식 주간이라 특별히 파는 음식을 먹으면서 공연도 봅니다.
거리두기가 풀린 요즘, 도시 장터가 나들이 장소가 됐습니다.
(영상그래픽 : 한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