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조선의 4번 타자'로 불린 사나이, 롯데 이대호 선수가 22년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습니다. 마지막 인사를 나누려는 팬들로 부산 사직 야구장은 아침부터 붐볐는데요.
최하은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이른 시간부터 인파가 몰린 사직 야구장엔 이대호의 이름이 가득했습니다.
마지막 출근길, 새벽부터 나와 기다린 팬들은 사인을 받다 눈물을 쏟아냈습니다.
[이대호/롯데 : 아 왜 울어요. (너무 감사해서요.) 울지 마요 울지마.]
[이대호/롯데 : 제가 은퇴하잖아요 왜 울어요. (아 은퇴하지 마세요.)]
경기장 앞엔 기념사진을 남기려는 팬들로 긴 줄이 만들어졌습니다.
옆쪽엔 팬들이 손으로 쓴 작별 편지가 벽 하나를 꽉 채웠습니다.
머리 희끗희끗한 오랜 팬부터 어린아이까지, 은퇴 시즌에도 100타점을 넘긴 이대호를 떠나보내는 게 아쉽기만 합니다.
[이동규 이미경/부산 문현동 : 이대호 태어날 때부터 팬입니다. 우리 아들 다음으로 짠합니다. 대호야 잘살아라!]
[설상민 윤성지 박서한/경남 김해시 : 이대호 선수 보려고 군대에서 휴가도 내고 나왔는데 미친 듯이 즐기다 가겠습니다. 이대호 파이팅!]
22년 프로 생활에 마침표를 찍는 날, 선수 이대호가 아닌 일상은 아직 그려지지 않습니다.
[이대호/롯데 : 솔직히 사직야구장 못 올 것 같아요. 오면 눈물 날 것 같고요. 저도 모르게 유니폼 갈아입고 있어야 될 것 같고, 방망이 들어야 될 것 같고…]
마지막으로 그라운드에 오르기 전 항상 곁을 지켜준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시구와 시타는 아들과 딸이 맡았고 이대호는 포수로 공을 받았습니다.
만원 관중의 우렁찬 함성 속, 4번 타자로 나선 이대호는 첫 타석에서 2루타를 뽑아냈습니다.
17년 동안 몸담은 롯데 선수단은 모두 이대호 유니폼을 입고 뛰었습니다.
이대호의 등 번호 10번은 롯데 선수가 달 수 없는 영구결번으로 남습니다.
(영상그래픽 : 한영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