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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불멍' 자칫 큰불…보이지 않는 '불꽃' 위험신호

입력 2022-10-08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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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날씨가 쌀쌀해지면 늘어나는 사고가 있습니다. 바로 '불멍' 화재입니다. 따뜻한 불꽃을 멍하니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려다 큰 불로 번지는 경우가 잇따르는 건데요.

작은 불멍용 화로에서 어쩌다 큰 불이 나는 건지, 예방법은 뭔지, 최승훈 기자가 실험으로 확인해봤습니다.

[기자]

의자가 녹아내렸습니다.

플라스틱 용기는 찌그러졌습니다.

지난 8월 인천 당하동의 한 아파트에서 난 불 때문입니다.

불멍을 즐기려 에탄올 화로에 연료를 넣자 폭발했습니다.

30대 남성 2명은 온몸에 2도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지난 1월 대전 월평동의 한 아파트에서도 에탄올 화로에 연료를 넣다가 큰불이 났습니다.

이런 사고는 최근 5년 동안 23건이나 일어났습니다.

특히 가을과 겨울에 잦습니다.

22명이 다치고, 1억2500만원이 넘는 재산 피해를 입었습니다.

인터넷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에탄올 화로와 연료입니다.

이 연료는 색깔이 없는데요.

불을 붙여도 밝은 곳에서는 잘 보이지 않고, 어두운 곳에서 은은하게 빛납니다.

이렇게 작은 화로에서 어떻게 큰불이 날 수 있는지 실험해보겠습니다.

화로에 연료를 넣고 불씨를 대자, 갑자기 폭발합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유증기에 불이 붙은 겁니다.

이번엔 불 붙은 화로에 연료를 넣었습니다.

연료가 흘러 나와 바닥에 불이 붙습니다.

불을 끄려고 해도 쉽게 꺼지지가 않습니다.

반대쪽으로 불길이 계속 번지고 있거든요.

소화기를 한참 뿌린 뒤에야 불씨가 사라집니다.

불이 꺼졌다고 생각해서 연료를 부으면 폭발할 수 있습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불씨나 열기가 화염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불씨가 잘 보이지 않는 화로에 연료를 넣자 불길이 치솟습니다.

주변에 걸어둔 커튼과 화장지에도 불이 옮겨 붙습니다.

커튼이 검게 타 녹아내리고, 화장지는 재가 됐습니다.

만약 여기가 실험실이 아니라 집안이었다면 자칫 큰 불로 번질 수 있습니다.

에탄올 연료는 13.5도 이상이 되면 주변 불씨에 의해 불이 붙습니다.

78도부터는 액체에서 기체, 그러니까 유증기로 바뀝니다.

눈에 잘 보이진 않지만 화로 주변에 두면 터질 위험이 큽니다.

연료를 넣기 전에는 이렇게 손이나 종이를 가까이 대서 불씨가 완전히 꺼졌는지, 열기가 충분히 식었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화로를 안전하게 끄려면 연료가 다 탈 때까지 기다리거나, 산소가 더 들어가지 않도록 밀폐해야 합니다.

연료가 많이 남아있을 때 불을 끄려고 물을 부어선 안 됩니다.

연료가 주변으로 흘러 넘쳐서 오히려 불이 더 많이 번질 수 있습니다.

[이성은/호서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주변에 다른 커튼이라든지 다른 소파라든지 이런 것들이 없는 곳에서 그늘진 곳에, 그리고 통풍이 잘 되는 곳에 사용하는 게 좋겠고요. 그때그때 적당량을 사서 사용하고 폐기하는 것이…]

"꺼진 불도 다시 보자"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불꽃과 열기도 조심해야 합니다.

편안한 휴식이 뜻밖의 재앙이 되지 않도록 안전 수칙을 지키고,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겠습니다.

(화면제공 : 소방청·인천소방본부)
(영상디자인 : 배장근, 김현주 / 영상그래픽 : 한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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