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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품뉴스] 종로는 빈집 골치, 강남은 투기 골치…갈 길 잃은 재개발

입력 2022-10-08 18:43 수정 2022-10-08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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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요즘 수도권에 내 집을 갖는 건 하늘의 별 따기라 하죠. 그런데도 수도권 도심 곳곳에는 여전히 방치 된 빈집들이 수두룩합니다.

갈팡질팡하는 재건축 정책 때문에 멀쩡했던 동네가 망가지고 버려지는 모습, 발품뉴스 윤정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이 집도 빈집, 그리고 이 집도 빈집.

여기는 문 앞에 이렇게 출입 금지 간판과 쇠사슬도 묶여 있습니다.

그리고 이 바로 옆에 있는 이 집도 빈집입니다 여기는 서울의 중심이죠 종로구의 한 동네입니다.

종로구청도 나서서 혹시 모를 이런 빈집들이 무너져 내릴까 봐 철거 작업 등 여러 가지 정비작업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동네에 왜 이렇게 빈집이 많을까요.

제가 좀 알아보니까 2007년도에 여기는 재개발 지역으로 지정됐습니다.

하지만 이후 시장도 바뀌고 재개발 지역에서 해제가 됐습니다.

손바뀜이 이렇게 많이 나면서 이 지역이 부침을 겪은 겁니다.

이렇게 담벼락이 높은 이 집도 한번 보시죠.

여기도 빈집인데 아예 무너져 내리고 있네요.

이 안에 보면 쓰레기 천지이긴 한데 원래는 아주 예쁜 집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 위로 올라가면 빈집들이 더 많다고 하는데 한번 가보겠습니다.

골목을 오르며 만나는 집 중 절반 이상은 이렇게 비었습니다.

주민들은 안타까워합니다.

[홍석원/서울 옥인동 주민 : 재개발이 무산되면서 여기 살고 계신 분들은 그냥 나간 분들도 있고, 재개발 때문에 집을 사서 들어왔다가 팔지도 못한 분도 있고…참 안타까운 일 아니겠습니까.]

인천의 대표 관광지, 동화마을입니다.

당장 동화책 주인공이 등장할 것 같은 동네인데 흉물스러운 집도 보입니다.

[김태근/인천중구청 : 이 집도 빈집이에요. {이 흰 집요?} 네. {여기 유리창이 깨졌는데 안을 보면 진짜} {이삿짐이 그대로 있네요. 이렇게 사람이 안 살면 (집이) 무너질 것 같은데요.} 그래서 저쪽에는 한 군데 무너진 데가 있습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무너졌어요?} 이번 폭우에 지난 8월에 폭우 내릴 때 무너진 적이 있어요.]

하지만 빈집도 사유재산이라 지자체가 함부로 손을 못 뎁니다.

재건축 등 동네 전체를 대상으로 한 정비가 필요해 보이지만 사실상 방치돼 있습니다.

최근 재개발 얘기가 나오는 서울 서초구 반포1동을 가봤습니다.

이 동네는 집마다 결사 반대라고 지금 막 여기저기 다 써 있어요, 여기도 여기도 있고요.

주민들이 모인 곳을 가봤습니다.

[{선생님들 여기 재개발 반대하시는 분들인가요} 예.]

재개발 시 이익이 크지 않은데다 무엇보다 지역 공동체가 깨질 걸 우려합니다.

[A씨/서울 반포1동 주민 : 주민 단합 체육대회도 하고 관광차를 빌려서 주민 전체가 다 놀러 가서 아주 화기애애한 평화로운 마을이었는데 이게 어느 날 갑자기…]

강남이지만 대형건물도 아파트도 거의 없는 동네다 보니 재개발 세력의 먹잇감이 됐다는 겁니다.

[A씨/서울 반포1동 주민 : {반포1동이 어디를 말하는 건가요?} 여기 높은 건물들 안에 있는 다세대 건물들이 반포1동이에요. {여기 폭 파묻혀 있는 여기군요.} 네.]

[B씨/서울 반포1동 주민 : 나는 여기서 태어나서 2~30년 동안 12대가 살고 있어요. 다복했고 행복했던 마을인데 혼란해지기가 이루 말할 수가 없어요.]

주민들은 서울시가 주택공급 실적을 올리려 재건축 기준까지 완화해 동네를 파괴한다 주장합니다.

한쪽은 빈집으로 다른 한쪽은 투기로 재건축 이슈가 만든 정반대 모습입니다.

좀 더 세밀하고 일관된 재건축 정책이 필요하단 목소리가 나옵니다.

(영상디자인 : 최석헌 인턴기자 이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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