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중립성 논란' 감사원 문자 파문…"관여할 여유 없다"

입력 2022-10-06 19:10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트위터

[앵커]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서면 조사를 요청했던 감사원에 대해서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감사원 사무총장이 대통령실 수석에게 보낸 문자가 포착되면선데요. 윤석열 대통령은 "감사원에 관여할 시간적 여유도 없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고등학생의 풍자 만화 '윤석열차' 관련 공방까지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오늘 또 제대로 해명자료가 나갈 겁니다.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입니다.]

또 하나의 문자가 정치판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감사원 사무총장이 대통령실 정책기획수석에게 보낸 바로 이 문잡니다. 감사원법 2조, 감사원은 대통령에 소속하되 직무에선 독립의 지위를 갖는다고 명시돼있죠. 민주당은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조사 요구서를 보낸 감사원의 뒷배가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공세를 폈습니다. 감사원장과 사무총장은 당장 사퇴하고 법의 심판을 받으라고 했습니다.

[박홍근/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정권의 돌격대, 검찰의 이중대로 전락한 감사원을 좌시하지 않겠습니다. 대통령실과 감사원의 유착은 정치적 중립이라는 감사원의 존립 근거를 흔드는 일대 국기문란 사건입니다. 공수처는 감사원과 대통령실에 대한 수사에 즉각 착수해야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감사원은 헌법기관이고 대통령실과는 독립적으로 운영된다"고 선을 그었었죠. 오늘도 문자 공개에 대해선 모르는 일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감사원에 관여할 시간적 여유도 없다고했습니다.

[용산 집무실 출근길 : 아마 무슨 뭐 보도에 드러난 언론 기사에 나온 이런 업무와 관련해가지고 어떤 문의가 있지 않았나 싶은데요. 하여튼 감사원 업무에 대해서는 관여하는 것이 법에도 안 맞고, 그리고 그런 무리를 할 필요가 저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야권에선 즉각 반박이 나왔습니다. 노무현 정부 '민정수석' 출신인 전해철 의원은 "원래 민정수석이 해야할 역할을 정책기획수석이 한 것"이라면서, "그 과정에서 대통령의 의중이 반영됐다고 생각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했습니다. 박지원 전 국정원장의 말도 들어보시죠.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저건 감사원 사무총장이 왕수석한테 일종의 보고인데 이것을 헌법 기관이니깐 대통령, 나는 모른다? 왕수석한테 보고 되면 대통령한테 보고 하는 거예요. 저는 그래서 이 정권이 너무 국민을 얕보고 있다, 거짓말 많이 한다.]

반면 국민의힘은, 문자 메시지 하나만 보고 '하명이다' '헌법적 가치를 훼손했다'고 하는 건 너무 앞서나가는 것이라고 감쌌습니다. 문자 내용 그대로 해명 자료가 나갈 거라는 사실 확인을 해줬을 뿐이라는 겁니다.

[장동혁/국민의힘 원내대변인 (CBS '김현정의 뉴스쇼') : '해명자료가 나갈 것입니다'라고 하는 사실 확인을 해 준 것뿐인데 마치 그동안에 모든 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대통령실의 지시를 받고 모든 것들이 이루어진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과도하다고 생각을 하고요.]

여기서 문자메시지 내용, 다시 뜯어볼까요. 오늘 '또' 해명자료가 나갈 거다.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라고 했죠. 무식한 소리, 일단, 서해공무원 피격 사건 감사, 감사위 의결 없이 이뤄져서 적법절차를 안 거쳤다는 어제 한겨레 보도를 뜻하는 듯한데요. 감사원은 해당 사건은 감사원법이 위원회 의결을 거치도록 규정한 '주요 감사계획'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해명 자료를 냈습니다. 공직감찰 사항은 '구체적인 감사사항마다 감사위 의결을 받지 않는다'고도 돼있습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전직 대통령과 전직 국정원장 2명을 대상으로 하는 감사죠. '주요 감사'가 아니라고 하기엔 스케일이 커보입니다. 우리 공무원이 북한에 피격돼 사망한 사건, 역시 자주 일어나는 사건이 아니죠.

[전해철/더불어민주당 의원 : 절차적으로도 감사위원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감사를 하는 것, 이것은 중대한 하자가 있어서 이런 모든 책임을 감사원은 져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문자를 주고 받은 '사람들'도 다시 살펴보겠습니다. 감사원 '실세'로 통하는 유병호 사무총장은 최근 문재인 정부 감사를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데요. 문재인 정부 당시 월성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결정 과정에 대한 감사를 담당했다가 좌천된 경험이 있습니다. 당시 감사원장이었던 최재형 의원은, 모두가 알다시피 원장직을 사퇴한 지 17일 만에 국민의힘에 입당해 대선 후보로까지 나섰죠. 유 사무총장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 인수위에 합류하면서 감사원 넘버 2로 복귀했는데, 민주당과는 악연인 셈입니다.

[백혜련/더불어민주당 의원 (2020년 7월 29일) : 지금 그리고 열 번 이상 문답한 사람은 몇 명입니까?]

[유병호/당시 공공기관감사국장 (2020년 7월 29일) : 한 명 있는 것으로… (몇 번 불렀습니까?) 딱 열 번입니다.]

[백혜련/더불어민주당 의원 (2020년 7월 29일) : 3개월 사이에 열 번을 불렀다는 건데요. 그리고 더욱이 산업통상부는 세종에 있지요? 그리고 감사원에까지 그 사람이 와서 조사받아야 되는 거지요?]

[유병호/당시 공공기관감사국장 (2020년 7월 29일) : 예, 세종시에 있습니다.]

[백혜련/더불어민주당 의원 (2020년 7월 29일) : 이거 업무를 하겠습니까? 완전히 이거 과잉 감사 아닙니까?]

이관섭 정책기획수석은 박근혜 정부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을 지냈습니다. 이후 한국 수력원자력 사장을 역임했는데요. 2018년 문재인 정부의 신고리 원전 5·6호기 영구 중단 방침에 반대하면서 사장 임기를 절반 이상 남기고 사임한 바 있습니다. '탈 원전' 반대에 있어선 두 사람이 공감대가 있는 셈인데, '무식한 소리' 라는 표현은 그래서 가능했을까요. 전 정부의 '탈 원전' 관련 조사 혹은 수사에 공감대가 있는 사람 또 있죠. 진로를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도 털어놨었습니다.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해 11월 29일) : 원전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 황당한 정책, 또 여기에 대한 진실을 은폐하려고 하려는 이 정권의 이 파렴치에 대해서 왜 이들이 그렇게까지 했는지 그걸 이제 조금, 조금씩 알아나가게 됐습니다. 이것도 공정과 상식을 정말 내동댕이치는, 그래서 왜 정권교체가 이뤄져야 되는지를 여실하게 보여주는 분야 중에 하나입니다.]

다만 감사원 사무총장과 대통령실 수석이 직접 문자를 주고받은 건 부적절했단 목소리가 여권에서도 나왔습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참 민감한 시기에 감사원의 생명이 독립성 아니겠습니까? 그 문자 자체는 제가 생각하기에는 적절하지는 못했다, 앞으로 그런 일이 없도록 조심을 해야 된다, 그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이번엔 국감장을 뜨겁게 달군 '윤석열차' 공방으로 가보겠습니다. 전국 학생 만화공모전 금상 수상작, 바로 이 그림이죠. 문화체육관광부가 "공모전 취지에 어긋나는 정치적 주제를 다뤘다"며 엄중 경고하면서 논란이 됐습니다. 민주당은 문체부의 조치가 표현의 자유 침해에 해당하는지 조사해 달라고 오늘 인권위에 진정을 접수했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가 떠오른다는 게 민주당의 입장이죠.

[이수진/더불어민주당 의원 : 윤석열 대통령이 UN 총회에서 스물한 번이나 외쳤던 '자유'는 어디로 갔습니까?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윤석열차'는 도대체 어디로 가고 있습니까?]

국민의힘은 핵심은 '표현의 자유'가 아니라 '표절'이라고 맞서고 있죠. 비슷한 그림들이 이렇게 많은데, 심사과정에서 왜 걸러내지 못했냐는 겁니다. 또 문체부는 정치편향적 작품을 배제한다는 규정을 안 지킨 점을 문제 삼고 있다면서, 후원자로서의 권리라는 주장도 폈는데요.

[김종혁/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어제) : 문체부에서는 우리 이름으로 후원을 했는데, 이렇게 정치적인 내용을 만화 공모전까지 정치화한다는 비판을 우리가 받게 됐는데 그거는 후원자로서 당연히 할 수 있는 권리 아닌가요?]

문제의 '윤석열차' 부천 국제만화축제 공모전 수상작이죠. 행사를 주최한 부천시는 어른들이 오히려 아이들의 표현의 자유와 상상력을 제한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드러냈습니다.

[조용익/부천시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학생들의 이런 표현에 대해서 기성세대나 기존의 정치권에서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해서 오히려 그게 해당 학생이라든지 그런 기관에 부담을 줄 위험이 있다. 거듭 말씀드린 것처럼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고…]

학생과 기관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 현실이 됐습니다. 학생이 다니는 학교에 욕설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고 합니다. "학생을 세뇌 교육하느냐" "어떻게 그렇게 정치적으로 가르치느냐"하는 항읩니다. 해당 학교의 교감 선생님은 혹시 학생에게 상처가 될까봐, 불러서 따로 격려를 했다고 하는데요. 학생이 '윤석열차'를 구상하게 된 계기, 바로 이 사진에서 영감을 얻었다고도 설명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후보시절 기차에서 구두를 신은 채로 의자에 발을 올려놓은 장면인데, 이 사진 속 기차의 이름이 '윤석열차'였죠. 윤 대통령의 과거 사진까지 소환되고, 윤 대통령을 비판적으로 그린 '윤석열차'까지 연일 화제가 되는 상황. 문체부가 괜히 과잉 충성으로 긁어부스럼을 만든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는데요. 막상 윤 대통령은 허허 웃어넘기지 않겠느냐는 사람도 야권에 있었습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윤석열 대통령이 호탕하고 솔직한 분 아니에요? 그분이 서울대학 다닐 때 5·18 사건에 대해서 모의재판에서 전두환을 무기징역 구형을 하고 도망쳤어요. 그래서 나는 이게 만약 윤석열 대통령이 아셨다고 하면 '허허' 하고 웃고 말 거예요.]

하지만 윤 대통령의 반응, 박 전 국정원장의 예상과는 달랐습니다.

[용산 집무실 출근길 : {대선 기간 약속하신 표현의 자유를 위반한다는 논란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런 문제에 대통령이 언급할 건 아닌 거라고 생각합니다.]

사실상 문체부가 알아서 할 일이라는 뜻으로 읽히는데, '풍자는 권리'라고 까지 말했던 후보시절 발언과는 확실이 톤이 달라졌습니다.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해 12월 8일) : 소위 힘 있는 사람, 기득권자에 대한 이런 풍자들이 많이 들어가야만 인기가 있고 국민들에게 박수를 받는 것인데 이 코미디 없애는 거는 제가 볼 때는 좀 저강도 독재 내지는 전체주의에 가까운 것이 아니냐. 영향력 행사를 안 하면 그 생태계가 저절로 잘 편안할 수 있지 않겠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여튼 뭐 걱정하지 마셔.]

윤석열 대통령, 감사원 감사도 그렇고, 윤석열차 논란도 그렇고, 민감한 사안들에 대해선 매번 거리를 두고 있는 모습인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이어지고 있는데, 관련 소식은 다정회에서 앞으로도 전해드립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감사원 중립성 논란…"'윤석열차'? 대통령이 언급할 일 아냐" >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