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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방 논란에 '난타전'…국감 이틀째, 상임위 곳곳서 여야 충돌

입력 2022-10-05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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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감 이틀째, 오늘(5일)도 상임위 곳곳에서 여야의 충돌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한 적극 감사에 나선 민주당에 대해서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를 끌어와서 맞섰고 있죠. 오늘 새벽까지 진행된 외통위는 박진 외교부장관 관련 충돌로 시작해서 김정숙, 김건희 여사에 대한 얘기로 끝났습니다. 관련 공방을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국회상황실, 오늘도 국감상황실로 가겠습니다. 국회에 17개 상임위가 있는데요. 국감 취재가 취미인 저 류 실장의 시선으로 봤을 때는 법사위 같은 늘 뜨거운 상임위도 있지만요. 외통위는 사실 논쟁이 잦은 상임위는 아닙니다. 일단 전직 국회의장이나 부의장, 당 대표나 원내대표를 지낸 무게감 있는 다선 의원들이 포진해 있어서, 사실 세세한 사안에 대해선 공격력이 좀 떨어지고요. 국감 기간에는 해외 대사관을 직접 방문 감사 혹은 격려하는 일정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번 국감에선 단연 핫한 상임위로 떠올랐죠. 다름 아닌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순방 논란 때문입니다.

어제 오전부터 오늘 새벽 0시 40분까지 진행된 외통위, 세 번의 정회가 있었는데요. 첫 번째 정회는 어제 오전, 해임건의안이 통과됐지만 대통령이 수용을 거부한 박진 장관의 출석 문제를 놓고서였습니다. 민주당은 박 장관의 출석 자체를 인정 않겠다고 했지만요. 민주당 입장에서도 따져볼 게 많죠. 결국 오후부터는 재개가 됐습니다. 두 번째 정회는 무소속 김홍걸 의원이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동영상을 틀겠다고 하면서입니다. "동영상 재생은 허가가 있어야 한다"는 국민의힘과 "관례상 문제없다"는 민주당이 맞서면서 충돌을 빚었습니다.

[김석기/국민의힘 의원 (어제) : 본회의장에서도 의원의 발언이 아닌 제3자의 입장에서 말하는 음성은 반드시 위원장이나 허가를 받아야 된다는 규정이 있다는 거, 지금 찾아오라고 그랬습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사실은 자막이 문제가 돼 논쟁이 된 건데, 영상을 안 틀면 자막만 나가는데 더 안 좋으시잖아요. 뭔 소리들 하고 있는 거예요, 지금. 이미 온라인상에 5~600만명이 본 영상인데 뭘 국정감사장에서만 틀지 말라고 하는 게, 이게 말이 됩니까?]

김홍걸 의원은 '바이든'이냐 '날리면'이냐, 같이 따져보자는 취지였을 텐데, 국민의힘은 영상을 최초 보도한 MBC 가 자막을 잘못 넣어서 의미가 왜곡됐단 주장을 펴고 있죠. 결국 자막, 영상 없이 소리만 트는 걸로 여야 간 합의가 이뤄졌습니다. 그래서 국감 위원들이 다함께 보게, 아니 듣게 된 것 바로 이 장면입니다.

[윤재옥/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 (어제) : 소리만 틀어주세요 그럼 영상은 내리고.]

이게 실제 국감장 장면인데요. 약간 외계어 같기도 하죠. 윤 대통령의 이번 순방 '외교참사'였다며 공격의 키를 쥔 건 민주당이죠. 국민의힘은 방패를 들었는데요. 그런데 전 정부를 향해선 창도 들었습니다. 진짜 외교참사는 문재인 정부 때 있었다며 중국 순방 당시 '혼밥'을 하고 기자단이 폭행을 당했던 사실을 상기시키며 공세를 폈습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어제) : 우리 저 문재인 대통령 취임하자마자 2017년 중국 3박 4일 다녀오셨죠? 그러니까 혼밥 드셨어요, 혼밥. 10끼 중 8끼를 혼밥을 드셨어요. 중국에 왜 가신 겁니까? 뭐, 맛집 순례 가신 거예요?]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언제 누구와 밥을 먹었는지 자세히 공개되진 않았습니다. 영국에서 찰스 3세 리셉션, 즉 환영 만찬에 참석하고 캐나다에서 동포들과 간담회 겸 식사를 한 것 등만 알려졌는데요. 그런데 '조문 없는 조문 외교'라는 비판을 받았던 영국에서, 리셉션이 끝나고도 조문을 하지 못했던 이유, 식사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나루히토 일본 국왕은 그때 갔더라고요, 끝나고. 리셉션 끝나고 (조문을) 가니까 8시 40분(에) 참배했어요, 조문. 그런데 우리 대통령은 왜 안 가냐? 왜 안 갔다고 생각하세요? 밥 때문에 안 가셨대요. 식사하러 가시느라고. 아시죠?]

[박진/외교부 장관 (어제) : 글쎄요, 장거리 여행에 여러 가지 무리가 있고…]

전 정부를 겨냥한 국민의힘과 현 정부를 공격한 민주당, 세 번째 정회는 문재인 정부 당시 김정숙 여사의 인도순방을 놓고 공방을 벌이던 중에 일어났습니다. 이번에도 정진석 비대위원장이 직접 공격에 나섰습니다. 2018년 김정숙 여사의 인도 방문, 당시 청와대의 설명과 달리 '셀프 초청'이었다는 보도를 인용했습니다.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어제) : 먼저 인도 총리가 김 여사를 초청한 게 아니고 청와대 뜻에 따라 우리 외교부가 김 여사 참석을 희망했고 인도 측에서 초청장을 다시 보내왔다는 겁니다. 영부인 버킷리스트 외교예요? 영부인의 세계 일주 꿈을 이루어주는 버킷리스트 외교입니까?]

[박진/외교부 장관 (어제) : 구체적으로 파악을 해 봐야 되겠습니다마는 좀 통상적으로 있기 힘든 일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정 비대위원장이 발언 막바지에 김건희 여사를 끌어와 야당을 비판하자, 결국 고성 끝에 정회로 이어졌습니다. 당시 장면 보시죠. 

[정진석/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어제) : 지금 김건희 여사가 이렇게 외국 나가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광화문 촛불시위 하지 않을까요? 마치겠습니다. 뭐하는 거야~ 쓰읍 어허이~ 이 사람이! {위원장이!} 이 사람이! 얻다 대고? {엇…저어…아니…아니 의원님들…} 지금 얻다 대고! {아니 우리가 오전에도…} 뭔 시비를 걸어?? 내가 발언 못할 말 했어? 함부로 말하지 마! 건방지게!! 나 외통위원으로 발언한 거야! 어허이!! 우리한테만 저주 퍼붓지 말고! 자기 거울도 좀 보시라고~]

[김경협/더불어민주당 의원 (어제) : 김건희가 왜 경찰학교를 갔느냐는 얘기지! {귀(貴)당 대표는 범죄 피의자야! 어디 동일 선상에 비교가 돼요?} 말을 갖다가 그렇게 왜곡을 하면 돼요?!?! {뭘 왜곡을 해! 아무도 부인하지 못하잖아!} {거 조용히 하세요!} 당 대표답게 좀! 체신 좀! 차리세요! {당대표답게…} 정신 좀 차리세요! 정신 좀! {의원님들…} 이게 뭡니까??? 말 왜곡하지 말고! {뭘 왜곡을 해? 내가?} 그게 지금! 당대표… {내가 뭐를 했어요?} {정회를 선언하겠습니다.}]

전 정부 감사냐 현 정부 감사냐, 부딪힌 국감 현장은 또 있습니다. 감사원이 문재인 전 대통령에 대한 서면 조사를 요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입니다. 민주당은 "정치보복 감사"라고 강하게 반발했죠. 서해공무원 피격 사건의 실무 책임자인 서훈·박지원 전 국정원장의 조사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 퇴직 공무원이자 민간인 신분인 전직 대통령에 대해 조사를 요구하는 건 절차적인 문제가 있다고도 지적했는데요. 절차적 문제, 또 제기됐습니다. 감사원이 주요 감사계획을 최고 의결기구에서 의결하지 않고 조사권한을 행사하는 등 직권남용 소지가 있다는 보도가 나온 겁니다. 민주당은 최재해 감사원장과 유병호 사무총장 간 내부 균열 때문에 절차상 부실이 발생했다고 보고 있습니다.

[박범계/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감사원 내부가 저는 상당한 정도의 균열이 있다고 보고 있는데요. 현재는 유병호 사무총장의 독주, 전횡에 제가 보기엔 (최재해 원장이) 거의 패싱 당하는 형국이 아닌가. 예의를 갖춰서 '대통령님, 이러저러합니다'라는 그런 얘기가 좀 있었어야지, 제가 보기에 뚝 이렇게 이메일 보내가지고 전화해가지고 하는 것은 맞지 않다.]

결국 감사원은 문 전 대통령 조사를 하지 않고 오는 14일 감사를 종료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서해 사건 감사에 착수하기 전에 감사위 의결을 거쳐야 한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해명 자료를 냈는데요. 그런데, 이 해명 자료를 낼 거라는 계획을 대통령실에 미리 알려준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다름 아닌 감사원 유병호 사무총장이 대통령실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에게 보낸 문자가 포착된 겁니다. "오늘 또 제대로 해명자료가 나갈 겁니다.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입니다"라고 쓰여있습니다. 누구보다 엄정 중립이어야 할 감사원이 대통령실 수석과 직접 소통을 한 셈인데요. 사진상으론 유 사무총장이 처음 문자를 보낸 것으로 보이는데,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라는 답변의 내용을 보면 두 사람 간 첫 소통은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예기치 않은 문자 공개로 감사원은 물론이고, '감사원은 대통령실과 독립적으로 운영된다'고 말한 윤 대통령의 발언도 스크래치를 입게 됐습니다.

[용산 집무실 출근길 (어제) : 감사원은 헌법기관이고. 대통령실과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그런 기관이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대통령이 뭐라고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충돌한 상임위는 또 있었습니다. 보건복지위인데요. 윤 대통령이 지난 달 어린이집을 방문해서 했던 이 발언이 문제가 됐습니다.

[세종시 아이누리 어린이집 방문 (지난달 27일) : 나는 아주 좀 어린 영유아들은 집에서만 있는 줄 알았더니 아주 어린 아기들도 여기 오는구나, 두 살 안 되는. {네, 6개월부터.} 6개월부터. 그런데 아까는 안 보이던데, 걔네는. {네, 다른 교실에 있어서…} 아 그렇구나. 그래도 뭐 걸어는 다니니까.]

6개월 아이가 걸어다닌 다는 발언, 아이를 키워보지 않으면 잘 모를 수도 있지만, 보육 정책, 또 육아휴직 등의 제도를 설계하려면 필요한 지식이기도 하죠.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현실을 잘 모르고 있었다면서 '외교참사'에 이은 '보육참사'라고 명명했는데요.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의 진심을 곡해하고 있다고 옹호하면서 복지위 역시 고성 끝에 파행됐습니다.

[서영석/더불어민주당 의원 : 세종시 어린이집 방문에서 '걔네들은 뭐예요' 이렇게 얘기… 학부모들 앞에서 얘기하는 것을 보면서 대통령이 이렇게 무지한 발언을 해도 되나, 이런 생각을 하게 됐는데 국민들이 쪽팔리는 일 아닙니까?]

[강기윤/국민의힘 의원 : (윤석열 대통령이) 이 갓난아이들을 보육하고 있는지 얼마나 힘이 들까 하는 얘기를 했고. 왜 국감장에서 대통령의 발언이 아무 보건복지와 관련 없는 이야기를 가지고 참사 이야기하냐고요.]

국감 이틀째 날도 뜨거웠습니다. 국민의힘은 전 정부를, 민주당은 현 정부를 감사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데, 현 윤석열 정부에 대해선 윤 대통령 본인의 발언이 공방의 주 재료가 되고 있는 모습입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박진·김정숙' 공방…감사원-대통령실 문자 공개, 중립성 논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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