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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선 퇴진' 윤핵관의 다른 길?…'공격수' 권성동 '침묵' 장제원

입력 2022-10-05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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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내홍을 둘러싸고 윤핵관 책임론이 일면서 권성동 의원과 장제원 의원이 2선으로 퇴진했죠. 권 의원은 2선 퇴진 후에도 오히려 윤석열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엄호하면서 대야 공격수로서 면모를 뽐내고 있습니다. 반면 장 의원은 침묵을 지키고 있죠. 신윤핵관으로 떠오른 그룹도 있는데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정리했습니다.

[기자]

[권성동/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7월 15일) : 그리고 둘이 불화로 인해가지고 윤석열 정부가 실패한다고 그러면 둘 다 역사의 죄인이 되기 때문에 항상 마음을 합해서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영원한 브라더'라던 원조 윤핵관 두 사람, 권성동 의원과 장제원 의원이죠. 현재는 둘 모두 이준석 전 대표를 둘러싼 당 내홍과 일련의 사태를 거치면서 일단 2선으로 후퇴한 상황인데요. 윤핵관 책임론이 불거졌기 때문입니다.

[권성동/당시 국민의힘 원내대표 (지난달 8일) : 저는 오늘 이 자리에서 여당 원내대표 사퇴 의사를 밝힙니다. 현재 당의 리더십 위기는 전임 당대표의 성상납 의혹을 무마하려는 시도가 윤리위의 징계를 받으면서 촉발되었습니다.]

[장제원/국민의힘 의원 (음성대역) : 저는 이제 지역구 의원으로서의 책무와 상임위 활동에만 전념하겠습니다. 계파활동으로 비춰질 수 있는 모임이나 활동 또한 일절 하지 않겠습니다. 앞으로도 윤석열 정부에서 어떠한 임명직 공직을 맡지 않겠습니다.]

후퇴를 선언하면서 내놓은 두 사람의 변인데요. 권 의원의 말에선 어딘지 모를 억울함이 느껴지죠. 이와 달리 장 의원은 다소 비장한 어조로 백의종군을 선언했는데요. 그래서일까요? 두 사람의 행보가 사뭇 다릅니다. 권 의원은 이제 주연은 아니더라도 '신스틸러'는 된 느낌인데요. 원내대표란 직함을 내려놨지만 어딜 가나 시선을 끌고 있죠.

[완전히 이걸로 갈 뻔했다 {하하하하하} 와~~~ 뭐야 이거?? {커피 흘린거…} 완전히 쫙 미끄러졌잖아 여기 여기 앞에 제대로 닦아  ]

바닥에 흘린 커피를 이용한 슬랩스틱이 아니더라도 권 의원은 말그대로 존재감 '뿜뿜'입니다. 축구 포지션으로 따지면 최근 '스트라이커(Striker)'를 자처하고 있는데요. 페이스북 계정에 불을 뿜고 있죠. 본인 홍보도 홍보지만 원조 윤핵관으로서 윤석열 대통령 호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데요. 어제(4일) 올린 글만 보더라도 그렇습니다.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은 외교적 마조히즘"이란 표현이 눈에 띄는데요. 문재인 정부가 사회간접자본 투자 등 북한을 뒤에서 몰래 도우려 했던 점을 꼬집은 겁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놓고 문재인 정부 인사들과 대치 중인 윤석열 정부의 지원군으로 나선 셈인데요. 어제 과기부 국감에서도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을 문제 삼았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의원 (어제) : 과기부가 얼마나 또 웃기냐면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2018년 6월달에 폭파를 했는데, 그 두 달 후에 방송통신발전기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서 이 남북교류협력팀의 설치 근거를 만들어요. 지난 정부에서 필요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야말로 이념 해명을 대가지고 대북 굴종을 위해서 설치한 이런 조직은 하루빨리 폐지를 하십시오. 지금이 문재인 정부입니까?]

대야 공격에서도 선봉장을 맡았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윤 대통령의 해외 순방을 외교 참사라고 비판했죠. 그러자 권 의원이 대리전에 나섰는데요. 이 대표의 과거 형수 욕설 논란을 소환해 '구강 참사'라고 비난한 겁니다. 야당이 윤 대통령을 공격하면 공격할 수록 권 의원이 더 센 말폭탄으로 맞불을 놓는 식인데요. 순방 도중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이 벌어졌을 때도 대응책을 내놓은 게 권 의원이었습니다. 민주당과 MBC의 유착, 이른바 '정언유착' 프레임 아이디어를 내놨죠. 순방 복귀 이후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 발언에 힘을 실은 건데요.

[용산 집무실 출근길 (지난달 26일) : 사실과 다른 보도로써 이 동맹을 훼손한다는 것은 국민을 굉장히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다.]

[권성동/국민의힘 의원 (지난달 28일) : 자막을 조작해서 MBC는 대통령 발언을 왜곡하여 국민을 속였습니다. '대국민 보이스피싱'입니다. 그것도 모자라서 MBC는 미국의 백악관과 국무부에 메일을 보내 의도적으로 외교문제를 일으키려고 했습니다. 외교적인 자해공갈입니다. MBC가 조작을 하면 민주당은 선동을 했습니다. 광우병 사태와 똑같은 방식입니다. '제2의 광우병 선동'입니다.]

권 의원의 이런 행보, 차기 전당대회 출마를 노린 포석이란 해석이 나오는데요. 검수완박 당론 번복부터 9급 공무원 발언 논란, 체리 따봉 사건 등으로 위기를 자초하긴 했지만요. 그럼에도 끝까지 윤 대통령을 지키는 건 바로 자신이라는 점을 당 내외에 각인시키려는 듯합니다. 윤 대통령의 후방을 든든히 지원하면서 차기 전당대회에서 윤심의 힘으로 재기에 성공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하나되어 다시 태어나는 그런 맘으로 우린 해낼 수 있어 다시 일어날 수 있어]

권 의원이 스트라이커라면 반면 장제원 의원은 '벤치 워머 (Bench Warmer)'가 된 느낌입니다. 벤치 워머, 경기에 자주 출장하지 못하고 벤치를 지키고 있는 후보 선수를 뜻하는 말인데요. 장 의원, 실제로 지난 한 달 동안 주요 정치 사안에 대해 단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엔 부산 지역구 챙기기에 몰두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윤 대통령의 호위무사로서 각종 논란에 대해 대통령실 입장을 적극 변호했던 과거와는 180도 달라졌단 평가입니다.

[장제원/국민의힘 의원 (7월 20일) :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해야 되는데, 최소한의 인력들을 어디서 구하겠습니까, 그것도 공채할까요. 지인을 통해서 최소한의 인력을, 자신을 좀 도와줄, 최소한의 인력을 구하지 않겠습니까.]

다만 어제는 오랜만에 중앙 무대에서 화력을 뽐냈습니다. 권성동 의원과 마찬가지로 전임 정부 때리기에 나선 건데요. 행정안전부 국감에서 문재인 정부 시절 발생했던 대형 참사들을 언급했죠.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와 이천 물류센터 화재 등을 나열했는데요. 문재인 정부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에 참사가 연이어 터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장제원/국민의힘 의원 (어제) : 짧은 시간 동안 3개의 대형 참사에 대해서 우리가 얼마나 무방비했고, 국가가 얼마나 무책임했고, 그래서 또다시 똑같은 원인과 이유로 이런 참사가 반복되고 있는 걸 봤습니다. 문재인 대통령께서는 안전은 대통령이 직접 챙기겠습니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예방 점검과 선제적 사전조치를 주문한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말씀은 공허합니다.]

문재인 정부의 무능을 질책하면서 윤석열 정부는 달라야 한다는 주문을 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문재인 정부 비판에 있어선 원조 윤핵관끼리 어느 정도 보조를 맞추는 모양새인데요.

여기에 근래에는 원조 윤핵관을 대체하겠다고 나선 '조커(Joker)'들도 있습니다.

[장성철/공론센터 소장 (MBC '표창원의 뉴스하이킥' / 지난달 5일) : 처음 세대가 권성동, 장제원 뭐 이런 분들이었잖아요. {원조 윤핵관.} 네, 근데 그분들은 이제 '대통령께서 이준석 대표를 쫓아내는 거 보니까 말끔하게 하지 못하고 무능력한 것 같아'라고 해서 점점 멀리하는 거다라고 지금 많은 평가를 받고 있고, 초재선 신윤핵관은요, 관리하는 분이 없어요. 대통령이 직할통치해요. 대통령께서 전화해서 격려도 해주시고 여러 가지 의견을 제시했다고 했잖아요.]

윤 대통령이 직접 관리하고 있다는 '신윤핵관'이죠. 초선 3인방으로 꼽히는 박수영·배현진·유상범 의원인데요. 특히 세 사람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때 빛을 발했습니다. 마치 사전에 각본이라도 짠 듯 셋 모두 잡음을 제거한 윤 대통령의 음성파일을 페이스북에 올렸는데요. 그리고 아예 '이 XX'란 발언도 없었다고 강변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이 XX'가 아니라 '이 사람'이라고 말했다는 겁니다. 당시 대통령실조차 사실상 '이 XX' 발언은 있었다고 인정하는 분위기였는데 말이죠.

[김은혜/대통령실 홍보수석 (지난달 22일) : 지금 다시 한번 들어봐주십시오. '국회에서 승인 안 해주고 날리면'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미국 얘기가 나올 리가 없고, 바이든이라는 말을 할 이유는 더더욱 없습니다.]

대통령실의 해명까지 뒤집는 이른바 '지록위마(指鹿爲馬)' 전술이었을까요? 배현진 의원은 문제의 전국민 청력 테스트 발언에 대해서도 창의적인 답안을 내놨었죠. '바이든'도, 그렇다고 '날리면'도 아닌 '말리믄'이라고 주장하며 해석의 새 지평을 열었는데요.

이들 신윤핵관 3인방은 이준석 전 대표를 둘러싼 갈등 정국에서도 행동대장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배 의원은 지난 7월 말 최고위원 가운데 가장 먼저 사퇴했는데요. 이준석 지도부 체제 종식과 비대위 전환을 위한 물꼬를 튼 겁니다.

[배현진/당시 국민의힘 최고위원 (7월 29일) : 마땅히 책임져야 하고 끊어내야 할 것을 제때 끊어내지 않으면 더 큰 혼란이 초래된다고 생각합니다.]

배 의원의 신호탄에 맞춰 박수영 의원도 같은 날 비대위 전환을 촉구하는 연판장을 돌렸죠. 유상범 의원은 최근까지 당 윤리위원회에 유일한 현역의원으로 참여했었는데요. 이준석 전 대표의 징계 국면에서 맹활약을 하며 윤심의 눈에 띄었던 바 있습니다.

[유상범/국민의힘 의원 (7월 11일) : (이준석 대표가) 기소가 되면 징계를 다시 해야 되고 수사 결과에서 '성상납이 있었다' 인정되면 어쩔 거야?]

[최형두/국민의힘 의원 (7월 11일) : 그 이야기는… {그러니까 그건 나중에.} 아닐 경우도 생각해야지.]

[유상범/국민의힘 의원 (7월 11일) : 아닐 경우도 생각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조사한 것을 흘러보면…]

[최형두/국민의힘 의원 (7월 11일) : 근데 (성상납에 대해) 가벌성이 있어요, 그게? 공소시효가 남아 있어요?]

[유상범/국민의힘 의원 (7월 11일) : 그건 중요한 게 아니라니까? 그거 다 거짓말했잖아, 나 안 했다고.]

자, 오늘은 윤핵관들의 근황을 한 번 살펴봤습니다. 제각각인 듯하면서도 윤석열 대통령 엄호란 목표 아래 통일성 있는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영화 속 대사로 대신하겠습니다.

[영화 '니나 내나' : 아무튼 간에 사는 게 다 달라 보여도 그래 다 비슷비슷하다고 니나 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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