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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면]노랑이라서 괴롭다? 정치에 휘말린 브라질 축구는 무슨 죄인가

입력 2022-10-01 07:00 수정 2022-10-01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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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의 노란 유니폼을 보면 어떤 느낌을 받나요. 가장 아름다운 스타일로, 가장 많은 월드컵을 우승한 축구의 나라를 상징하죠. 그 빛깔이 축구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고, 브라질 사람들은 자부합니다. 실제로 그 유니폼을 입고 월드컵을 5번이나 우승했습니다. 노랑은 브라질 국민에겐 승리를, 또 화합을 부르는 상징으로 굳어져 있습니다. 그만큼 애착의 대상입니다.
브라질 축구의 상징색은 노랑입니다. 요즘 이 노랑은 브라질 대선과 엉키며 분열의 상징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브라질 축구의 상징색은 노랑입니다. 요즘 이 노랑은 브라질 대선과 엉키며 분열의 상징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요즘은 다릅니다. 노란색 유니폼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것을 꺼리는 사람들이 늘어납니다. 자칫 정치색을 오해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카타르 월드컵이 이제 한 달 반 정도 남았는데 브라질 국민이 노란색 유니폼을 맘대로 입을 수 없다니…. 이상하고 슬픈 현실입니다.

네이마르는 최근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이 또한 논쟁을 만들어냈습니다.  네이마르는 최근 보우소나루 현 대통령 지지를 선언했습니다. 이 또한 논쟁을 만들어냈습니다.
지금 브라질에서 노랑은 현 정부를 지지하는 색깔로 알려져 있습니다. 영국 언론 BBC는 '어쩌다 브라질 유니폼은 정치화됐나'라는 제목으로 브라질에 불고 있는 이상한 현상을 조명했습니다. BBC에 따르면, 2014년부터 브라질에선 노란 유니폼에 정치적 색채가 드리우기 시작했습니다. 수백만 명의 시위대가 브라질 국기의 노란색과 초록색 옷을 입고 좌파 성향의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을 요구하는 시위에 나서면서 보수 우파, 나아가 극우를 상징하는 색깔로 자리 잡았다는 것입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반대하는 브라질의 시위. 브라질은 대선을 앞두고 갈등의 골이 깊어졌습니다. (사진=AP연합뉴스)보우소나루 대통령에 반대하는 브라질의 시위. 브라질은 대선을 앞두고 갈등의 골이 깊어졌습니다. (사진=AP연합뉴스)
10월 2일(현지시각) 브라질 대선에서도 노랑은 수구 성향의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자들이 내세우고 있습니다. 전직 대통령이자 좌파 인사인 룰라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겐 노랑이 꺼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색깔 논쟁에 축구 스타 네이마르도 불을 질렀습니다. 영상을 통해 보우소나루 대통령 지지를 표시하면서 노랑은 더욱더 정치성을 띠게 됐습니다.

브라질은 지난 6월 한국과 평가전에서도 주유니폼인 노란색 상의를 입었습니다. (사진=KFA 제공)브라질은 지난 6월 한국과 평가전에서도 주유니폼인 노란색 상의를 입었습니다. (사진=KFA 제공)
최근 아랍 언론 '일자지라'도 통합이 아닌 분열의 상징으로 남겨진 브라질의 노란 유니폼 이야기를 다뤘습니다. 월드컵 역사에서 그라운드를 휘저었던 10번의 펠레, 9번의 호나우두, 11번의 호마리우로 상징되던 노란색 유니폼의 추억은 뒤로 밀렸습니다. 덩달아 브라질 축구도 분열의 상징으로 휘말려 버렸습니다. 월드컵에서 브라질의 최대 적은 노랑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모르는 브라질 국민의 복잡한 마음일지 모릅니다.

#브라질의 상황은 이상하게 이름 붙여진 우리나라의 '태극기 부대'를 떠올리게 합니다. 일부 극우 단체들이 태극기를 들고 시위를 하면서 붙여진 이름 '태극기 부대', 태극기도 그렇게 어긋난 이름으로 불리면서 상처를 떠안았으니까요. 이래저래 씁쓸한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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