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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연일 친윤계 저격…북 정권 빗대 "집단적 폭력"

입력 2022-09-30 18:52 수정 2022-09-30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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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법원이 가처분 결과를 앞두고 당내 친윤계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늘(30일)은 친윤계를 북한 정권에 빗댔습니다. 북한은 핵을, 친윤계는 공천권을 얻기 위해 희생을 정당화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당내 공방은 계속될 분위기인데요.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 정리했습니다.

[기자]

[영화 '불편한 진실' (An Inconvenient Truth) : 만일 개구리가 끓는 물이 담긴 냄비에 들어가면 바로 뛰쳐 나올 겁니다. 위험하단 걸 알아차렸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같은 개구리가 미지근한 물에 들어갔다가 서서히 데우기 시작하면 그대로 앉아 있습니다. 물 온도가 점점 올라가도 가만히 있을 텐데요. 구조되기 직전까지 말이죠.]

다큐멘터리 영화인 '불편한 진실'의 한 단락입니다. 미국 부통령을 지냈던 인물이죠. 지금은 환경 운동을 펼치고 있는 앨 고어가 지구 온난화와 기후 위기의 위험성을 설명하는 내용인데요. 지금 인류가 처한 상황을 '끓는 냄비 속 개구리'에 빗댔습니다. 우리가 눈 앞에 닥친 기후 위기의 심각성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경고인데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 현재 국민의힘 상황을 정확히 이렇게 진단하고 있는 듯합니다.

[이준석 (페이스북 / 음성대역) : 잔인하지만 사실 뜨거운 걸 만지고 아파 보는 방법 밖에 없다. 말로 아무리 설명하고 이끌어 보려고 해봐야 안 된다. 오히려 빨리 정말 뜨거운 걸 만져보게 놔두자.]

국민의힘을 구하기 위한 이준석식 처방전, 충격 요법입니다. 서서히 데워지는 물 속에서 자멸하게 두느니 차라리 뜨거운 맛을 제대로 보여주겠다는 판단인데요. 연이은 가처분 신청은 갈 데까지 가 보자는 이 전 대표의 독기를 보여주는 듯합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지난 28일) : 역시나 '이준석만 날리면 모든 게 잘될 거야'라는 약간 주술적인 그런 생각을 볼 수 있는 그런 심리가 아니었나 생각하고… 이번 가처분 결정으로 인해가지고 모든 게 종식됐으면 하는 생각이고…]

국민의힘 윤리위는 이 전 대표의 이런 태도가 못마땅한 분위기죠. 지난 18일 긴급회의를 열었는데요. '양두구육', '신군부' 등의 표현으로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한 이 전 대표에 대해 추가 징계 절차를 밟기로 한 겁니다. 그리고 징계 심의 일정이 확정됐죠. 다음달 6일입니다.

[이양희/국민의힘 윤리위원장 (지난 28일) : 물론 이준석 당원에 대한 징계 절차도 굉장히 중요하지만 다른 절차들도 징계 개시한 건들도 몇 개가 있었습니다. 차기 회의를 10월 6일로 잡았습니다. 일단 6일 날 우리가 심의를 할 거고요.]

윤리위의 압박에도 이 전 대표는 전혀 물러서지 않겠다 태도입니다. 이미 윤리위를 윤핵관을 위해 일하는 집단으로 몰아세웠던 바 있죠.

오늘은 친윤계를 향한 비판에 나섰습니다. 윤리위와 친윤계가 한몸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본 건데요. 친윤계를 북한에 비유했습니다. 당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 과정을 '집단적 폭력'이라고 규정했는데요. 북한은 핵을, 친윤계는 공천권을 갖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똑같다고 평가절하했습니다.

[이준석 (음성대역 / 페이스북) : 둘 다 '절대반지만 얻으면 지금까지의 희생은 정당화될 수 있고 우리는 금방 다시 강성대국을 만들 수 있어'라는 천박한 희망고문 속에서 이뤄지는 집단적 폭력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당과 극한 대립을 이어가는 이 전 대표, 가처분이 인용될 것이란 확신 때문에 더 과감하게 공세를 취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 전 대표의 측근 그룹도 비슷한 생각인 듯한데요. 이준석발 혁신위의 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재형 혁신위원장, 가처분 결과는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고 봤죠.

[최재형/국민의힘 혁신위원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지난번에 가처분할 때도 저한테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았는데요. 제가 그랬습니다, 그거 미리 예측하는 거 굉장히 어리석은 일이다. 이번에도 예측을 하긴 좀 어렵습니다. {네, 신중하신 답변이시군요.} 이거 솔직한 답변입니다.]

이번엔 기각이 될 것이란 당 지도부의 희망과 달리 인용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조심스런 추측인데요. 이게 순한 맛이라면 매운 맛 버전도 있습니다. 이 전 대표와 가까운 신인규 국민의힘 바로세우기 대표인데요.

[신인규/국민의힘 바로세우기 대표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이건 사실 비대위를 또 비대위로 가기 위한 꼼수에 불과했기 때문에 이제 그렇게 나온 것인데 아마 그게 좀 쟁점이 됐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전주혜 의원께서 와서 당의 입장을 많이 설명하신 것 같은데, 글쎄요. 그게 법리적으로나 가처분에 있어서는 크게 도움이 될 만한 점은 많이 없었다, 저는 그렇게 봅니다.]

특히 신 대표는 윤리위의 추가 징계 움직임에도 크게 반발했는데요. 윤리위가 이미 답을 정해놓고 움직이는 만큼 징계 심의도 요식행위에 불과하다고 봤습니다.

[신인규/국민의힘 바로세우기 대표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이런 식의 답을 정해 놓은 징계, 제가 이걸 답정너 징계라고도 하고요. 넌나모 징계라고도 합니다. 넌 나에게 모욕감을 줬어. 기분이 나쁘기 때문에 징계를 하는 걸로 저는 감정 징계로 보이거든요. 근데 당원들 입장에서 이준석 대표가 취향에 맞지 않는 거죠. 기분이 나쁘고 지금 이 사태를 이끈 거에 대해서 이준석 대표에게 모든 책임을 지금 뒤집어씌우려는…]

가처분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당권 주자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습니다. 가처분이 인용될 경우 당은 다시 혼돈 속으로 빠질 게 분명한 상황이죠. 조기 전당대회에 대비해 잰걸음 중인데요. 친윤계보다 비윤계 주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합니다. 대표적인 게 유승민 전 의원입니다.

[유승민 : 윤리위가 만약 양두구육이라는 네글자 가지고 이준석 대표를 또 추가로 제명을 하거나 탈당 권유를 하거나 또 징계를 한다면 그러면 세상 사람들이 웃지 않겠습니까? 그럼 대통령 막말은 괜찮고 사자성어는 안 되는 거냐…윤리위가 추가 징계를 하는 것은 너무나 코미디 같은 일이다.]

윤 대통령의 집권 초반인 이때, 당내 확실한 주도권을 쥐어야 할 그룹은 친윤계죠. 하지만 윤 대통령과 윤핵관을 둘러싼 여러 논란으로 친윤계의 우위를 쉽게 점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유 전 의원은 이 틈을 타 당내 비윤계의 표심을 결집할 의도인 것 같습니다. 친윤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 전 대표를 옹호하며 비윤을 넘어 반윤계의 지지세를 끌어모으고 있죠.

또 다른 비윤 주자로는 5선의 조경태 의원이 꼽히는데요. 조 의원은 가처분 인용 시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적극적으로 이 전 대표를 감싸는 유 전 의원과는 입장이 좀 다른데요. 이 전 대표와도 적당히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조경태 : 이 전 대표는 당원들로부터 신임을 잃고 리더십을 상실했다. 가처분 결과와 관계없이 용단을 내려야 한다. 윤핵관에 대한 여러 가지 불편함은 있겠지만 당을 살리기 위해서는 가처분 결과와 관계없이 조기 전당대회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포지셔닝이 애매한 주자도 있습니다. 한때는 장제원 의원과 '간장'으로 묶이며 친윤계의 핵심으로 자리매김했던 분인데요.

[이준석/당시 국민의힘 대표 (MBN '프레스룸' / 6월 27일) : 저는 그 간장이라는 발언을 제 이름 걸고 합니다. 그런데 반대로 저를 공격하는 분들은 본인의 정체를 숨기죠. 그래가지고… {간장이, 간철수, 안철수…}]

안철수 의원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완벽한 친윤계도 그렇다고 비윤계도 아닌 느낌인데요.

[정진석/국회부의장 : 어떤 방식으로 하겠다는 이야기는 여지껏 안 해. 계속 간만 봐.]

안 의원은 중재자 입장입니다. 이 전 대표와 현재 비대위 지도부가 서로 한 발씩 양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안철수/국민의힘 의원 (KBS '최영일의 시사본부' / 어제) : (이준석 전 대표는) 당을 더 흔들지 말고 정치적으로 좀 결단을 하셔가지고 새로운 지도부를 뽑고 당이 안정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시는 게, 그게 본인을 위해서도 당을 위해서도 좋은 일이 아니겠는가. 그리고 그를 위해서 지금 현재 지도부로 뽑힌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가 남은 일주일 기간 동안에 노력하면 좋겠다는 그런 의견입니다.]

오늘은 이준석 전 대표의 동향과 이를 둘러싼 국민의힘 내 여러 목소리를 살펴봤습니다. 이 전 대표와 당내 친윤계가 벼랑 끝 대치를 이어가는 이상 법원의 가처분 결과가 나오기 전에 극적인 타협이 이뤄지기는 어려워 보이는데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영화 속 대사로 대신합니다.

[영화 '끝까지 간다' : 너도 끝이야 이 XXX야! 너도 끝이라고 이 XXX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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